고속도로에서 봐도 특이하다고 입모아 말한 대구아파트의 실모습
[MONEYGROUND 디지털뉴스팀] 대구의 한 아파트를 본 한 대구인의 말이다. 황소개구리라기에는 색채가 화려하고 아름답다. 하지만 그의 말도 일리가 있다. 디자인이란 본래 개인마다 다르게 느껴지는 것이지 않던가. 그런 디자인을 아파트에 입혔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그러나 이 아파트, 대구에서 어마어마한 인기를 자랑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아파트는 누가 왜 지을 생각을 했을까? 신기하게 생긴 대구의 아파트가 만들어진 이유를 알아보자.
차별화되는 디자인
수성페인트 느낌 강조
특이한 디자인으로 잘 알려진 대구 달서구의 월배 아이파크는 다른 아파트 단지와 차별화되는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아파트 층 사이를 섬유 조직으로 표현한 이 건물은 위의 사진처럼 수성 페인트의 느낌을 강조했다. 가까이서 보면 직선이지만 멀리서 보면 곡선으로 보이도록 색을 칠했다.
이런 특징은 건물 내부에서도 그려지는데, 건물을 들어서는 순간 보이는 내부는 일반적인 회백색 내벽이 아니라 색동 보자기를 모티브로 한 내벽을 마주할 수 있다. 대구는 국내 섬유산업의 중심지이면서 한국의 밀라노를 꿈꾸고 있다. 그러나 패션의 도시를 꿈꾸는 것과 별개로 대구의 길거리는 딱히 서울이나 다른 도시와 다를 바 없었다.
이런 회색빛 거리에 색채를 더하고자 네덜란드 국적의 ‘유엔 스튜디오’는 색다르고 활기찬 ‘컬러풀 대구’를 해당 아파트의 콘셉트로 설정했다. ‘유엔 스튜디오’는 시공 과정에서 수차례의 수정을 거쳤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의 의도대로 됐다”라는 말이 나왔을 때, 유엔 스튜디오의 작품은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의 아이파크를 대구에 알리는 첨병이 되었다.
대구 달서구 유천동 605로에 위치한 대구월배아이파크1차 아파트는 1296세대(총 13개동)로 구성되어 있다. 용적률은 277%이고 건폐율을 16%에 달한다. 전용면적 161㎡의 경우 최근 실거래가는 7억 4,000만 원을 기록했다. 전세가의 경우 4억 2,000만 원을 호가한다.
현대산업개발의 첫 시공
분양률 100% 성공
아이파크는 현대산업개발이 시공하는 아파트로, 대구의 월배 아이파크는 대구에 건설된 첫아이파크였다. 그만큼 대구에서 현대산업개발의 인지도가 낮았기에 높은 분양률을 기대할 수 없었다. 때문에 대구에 인지도가 높은 다른 시공사들 사이에서 현대산업개발의 이름을 알릴 특별한 무언가가 필요했다.
그 특별한 무언가를 현대산업개발은 디자인에서 찾았다. “회장님의 모험정신이 담긴 아파트”라고 평가되는 만큼, 월배 아이파크는 위험이 컸지만 그만큼 대구에 현대산업개발의 인지도를 높이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분양 관계자는 “처음 대구에 내려올 때는 이렇게 뜨리라 예측하지 못했다”라며 “현대산업개발에 대한 인지도가 거의 없어 분양률 50%를 예상했다”라고 당시의 불안했던 상황을 회자했다. 그러나 월배 아이파크는 당당하게 분양률 100%에 성공했다.
성공적인 분양 완료
색채 디자인 전공자들 견학도
월배 아이파크에는 2012년 분양 당시 청약통장 7463개가 몰려들었다. 이에 대해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아이파크) 1·2차 모두 성공적으로 분양을 마칠 줄은 상상도 못했다. 분양가를 너무 낮게 책정한 게 아닌가 싶어 회장님을 피해 도망 다녀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올 정도”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보통 건축학 전공자들의 견학이 이루어지는 것과는 달리, 월배 아이파크 1차는 색채 디자인 전공자들이 견학과 투어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아파트 정문에는 ‘Designed by UNStudio’라고 표시되어 있는데 이는 아파트 거주민들의 자부심을 여실히 드러내주고 있다.
이처럼 월배 아이파크가 성공적으로 대구에 데뷔한 효과는 즉각 나타났다. 월배 아이파크처럼 짓고 싶다며 재개발, 재건축 추진 아파트에서도 의뢰가 빗발친 것이다. 화려한 디자인의 월배 아이파크는 대구의 회색빛 거리에 색채를 더했을 뿐만 아니라 현대산업개발의 대구 인지도를 높인 1등 공신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