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 한가운데 화장실이 떡하니… 경악했어요”
[MONEYGROUND 디지털뉴스팀] 보통 화장실은 벽이나 구석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는 냄새부터 풍수지리, 물 내리는 소리, 배관 등을 고려한 배치이다. 그런데 최근 일반 아파트에서 볼 수 없는 특이한 화장실 배치로 인터넷 커뮤니티에 인기 게시글이 된 평면도가 있다. 이 평면도의 화장실은 일반적으로 볼 수 없는 곳에 위치해 있었다. 평면도가 특이한 만큼 실제 모습을 보고 싶단 사람들도 많았다. 중앙에 있는 화장실, 실제론 어떻게 생겼을까?
연원마을 삼성쉐르빌 보도 10분 거리에 분당선
평면도의 주인공은 경기도 용인의 연원마을 삼성쉐르빌이다. 삼성중공업이 건설해 2002년 완공, 입주했다. 지대가 높아 조망이 좋고, 아파트 뒤편이 숲과 골프장으로 조성되어 있다. 인근에 유해시설이 없고 초중고등학교가 모두 도보 10분 거리에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단지 앞에는 마을버스가 다니며 보도 10분 거리에 분당선이 있다.
연원마을 삼성쉐르빌의 평형은 단 두 개이다. 두 평형 모두 전용 148㎡, 184㎡로 대형인데, 이중 커뮤니티에 올라온 평면도는 184㎡의 것이다. 두 평형 중 작은 편인 148㎡의 화장실은 일반적인 위치에 배치되어 있다. 한 네티즌은 148㎡의 화장실 배관과 184㎡ 배관을 같이 두기 위한 설계라고 주장했지만 해당 아파트는 한 개 평형으로 층을 올린 것이 확인되었다.
거주자 편의를 위한 배치 다만 단점도 분명해
화장실 배치가 뜬금없다 싶지만, 전문가는 거주자 편의를 위한 배치라고 전했다. 184㎡은 대형 평형이다. 2000년대 초 대가족 겨냥해 지어진 만큼 5개 침실과 2개 화장실을 배치해야 했다. 이때 화장실을 하나만 두거나 다용도실 위치에 배치한다면 현관 측 거주자의 편의성이 크게 떨어진다.
건축업계 관계자는 “안방은 현관과 가장 먼 곳에 배치하는데, 안방과 현관 쪽에 화장실을 배치하는 게 업계 불문율입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관계자는 “평면도로 보면 이상할 수 있지만, 화장실을 중간에 놓는 것으로 불필요한 공간 낭비를 줄일 수 있습니다”라며 “단순히 화장실을 떼 놓는 것으로 각 방의 크기와 창의 면적을 늘릴 수 있고 서비스 면적인 베란다를 늘려 어필할 수도 있죠”라고 덧붙였다.
또 화장실 벽을 통해 현관과 내부 공간의 시각적 공간적 단절을 유도하고 외부 소음, 냄새와 격리하는 등 중문 효과도 있다 밝혔다. 평면도가 아닌 실거주 공간에서는 화장실 벽과 거실 사이에 별도의 문이 위치해 있었다.
다만 단점도 분명했다. 창이 없어 화장실의 환기와 습도 조절이 어려운 점이었다. 또 물소리가 거실 등에 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분명했다. 그러나 실거주자는 “어차피 환풍기는 매일 켜 놓고, 집이 넓고 방음이 잘 돼 물소리는 들리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평수가 넓은 만큼 실제로 본 화장실은 이질감이 크지 않았다. 화장실 문이 현관과 마주하지 않아 화장실 벽에 그림이나 사진을 둘 수 있었다. 실거주자라 밝힌 한 네티즌은 “복도에 계속 있는 것도 아니고 괜히 방에서 화장실 소리 듣는 것보다 낫다”라고 밝혔다.
화장실을 중앙에 배치한 평면도 환기와 습도조절이 단점
화장실을 중앙에 배치한 평면도는 다른 아파트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다. 1993년 지어진 경기도 부천의 대우동부 아파트 163㎡도 화장실이 중앙에 위치해 있다. 현관 반대편의 화장실과 한 개 침실이 동떨어져 있는데요, 이 역시 같은 이유로 화장실이 중간에 배치되었다.
같은 지역의 중동 리첸시아에서도 유사한 배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인근에 높은 건물이 없고, 파노라마 창을 강조하기 위해 방을 현관 방향에 몰아두었다. 덕분에 한 면이 방과 접하긴 했지만, 151㎡, 156㎡가 화장실 또한 중앙에 배치되었다. 편의성과 중문 효과, 파노라마 창을 강조한 배치로 분석된다.
중앙에 위치한 화장실은 환기와 습도조절이 단점으로 지적되어왔다. 그러나 최근 환기설비의 성능이 개선되며 이 같은 제한은 무의미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덕분에 화장실 위치는 과거보다 상품성 강화와 거주자 편의를 중시해 배치되고 있다. 최근 벽에 붙지 않은 화장실은 일반 빌딩뿐만 아니라 커튼월 방식을 채택한 일부 고급 아파트(해운대 아이파크 등)도 적극적으로 채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