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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만에 가장 일찍 핀 벚꽃, 어~하다가 훅~집니다

◆ 신익수 기자의 언택트 총알여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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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에 둘러싸인 석촌호수. [사진 제공 = 롯데월드]

하필이면 99년 만에 가장 일찍 만개해버린 벚꽃. 급해져버렸다. 어어, 하다간 '훅' 진다. 그래서 간다. 이름하여 언택트 '스캘핑(초단타 매매) 봄꽃 놀이'. 매매도, 여행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 시대, 모름지기 속도전이다. 오버나이트(하룻밤 넘겨 포지션 유지) 같은 1박2일, 꿈도 꾸지 마시라. 치고 빠지시라. 장(증시) 종료, 아니, 벚꽃 엔딩 전에.

◆ 시속 80㎞ '쾌속 감상'…석촌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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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로스윙을 타면 가장 아찔한 벚꽃투어를 즐길 수 있다. [사진 제공 = 롯데월드]

스캘핑 벚꽃 투어의 메카, 서울 잠실 하고도 석촌호수. 벌써 1000여 그루 왕벚나무에 철쭉, 붓꽃 등 야생화 30만본이 화려한 꽃망울을 터뜨렸다. 스캘핑 투어, 방법은 간단하다. 인근 롯데월드로 달려가면 된다. '3콤보 스릴 코스'가 있을 정도로 악명이 높은 코스다. 증시의 '따따상'처럼 정확히 3단계다. 1단계는 몸풀기, 자이로스핀. 인천 월미도의 디스코 팡팡 같은 초대형 원형판 가장자리를 따라 배치된, 바이크처럼 생긴 의자에 앉아 자이로처럼 스핀을 돌며 석촌호수에 만개한 벚꽃을 감상한다. 몸풀기라고 우습게 보다간 큰코다치신다. 바이크 의자는 원형판 바깥을 향해 놓여 있다. 어떤 자리에서도 석촌호수의 벚꽃 도열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올라타자마자 바닥에 놓였던 버팀목이 솟구쳐 뒤쪽 척추를 쪼아온다. 고정 완료. 옆 좌석에 능글맞은 표정으로 앉은 홍보 담당 여지은 씨의 살벌한 설명이 이어진다. "바닥 원판은 지름 10m의 대형 나침반이에요. 바이킹처럼 곡선으로 휜 트랙을 360도 회전하며 좌우 75도 각도로 튀어 오르죠. 최대 20m 높이까지 상승했다가 급하강합니다. 절대 눈 감지 마세요. 최대 20m 높이 벚꽃구경이 최고예요."


헛구역질을 참으며 연속된 2단계는 봄꽃 감상 실전편. 평소에도 비명 소리 민원이 끊이지 않아 밤에는 운영 자체를 접었다는 공포의 자이로스윙 꽃놀이다. 여행플러스 영상취재팀까지 동행해 도저히 중단 항복을 선언할 수 없는 상황. 게다가 취재에 함께한 어린 인턴기자들은 "꺅꺅" 하며 연신 기쁨의 표호를 하고 있지 않은가. 명색이 10년이 넘은 여행전문기자가 체통을 지켜야 한다…곤 하지만, 자이로스윙은 좀 심하다. 탑승 시작부터 모든 과정이 '공포' 그 자체다. 우선 공포스러운 유리 가리개. 탑승 좌석에 앉으면 머리 위 어깨 안전벨트를 내리는데 거기에 투명 유리 가리개가 쓰여 있다. 세상에. 방음용, 즉 비명 소리를 줄이려는 의도다. 구조도 무시무시하다.


다시금 능글능글 옆자리에 앉은 여지은 씨의 얄미운 설명이 이어진다. "짜릿함의 대명사 '바이킹'(어트랙션)처럼 앞뒤로 돌아가는 배(Swing Ship)에, 뱅글뱅글 돌아가는 원반 돌리기 기능을 추가한 형태. 스피드·회전을 섞은 거죠." '말 안 해도 안다, 조용히 좀 하세요'라는 말이 턱까지 올라왔는데, 참는다. 40명이 앉은 원형 의자는 분당 5바퀴를 돈다. 그냥 회전만 하는 것도 아니다. 쉴 틈 없이 상승과 하강을 반복한다. 원형 의자가 돌면서 상승과 하강을 반복할 때 속도는 시속 80㎞. 가장 공포스러운 건 각도. 상승할 때 최고점 각도는 무려 95도. 스윙십 어트랙션 중에서는 국내 최고다. 정점에서 몸은 125도까지 뒤집힌다. "어트랙션 중에서 유일하게 뒤집힌 채 벚꽃을 감상할 수 있어요. 신 기자님." '신 기자님' 소리가 메아리처럼 번지고, 몸이 또 하늘로 던져졌다. 눈을 감은 채.


극강의 3단계는 자이로드롭에서 석촌호수 벚꽃 감상. 아파트 30층 높이인 지상 80m까지 올라간 뒤 중력가속도로 단 2.5초 만에 추락하는 아찔함의 대명사다. 떨어지기 직전, 허공에서 초대형 판이 원을 그리며 도는 잠깐의 찰나, 벚꽃 풍광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고들 하는데, 눈을 감았다. 질끔.

◆ 높이 80m '아찔 감상'…남이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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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섬 스캘핑 투어의 핵심인 집와이어. 남이섬까지 2분이면 닿는다. [사진 제공 = 남이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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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 코스까지 소개하려니, 여행전문기자, 정말이지 '극한 직업'이라는 생각까지 든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여행스캘퍼' 독자들을 위해 잠실 찍고, 이번엔 남이섬으로 간다. 지상 80m 타워에서 순간시속 80㎞로 내리꽂으며 봄꽃 섬을 바라보는 건 어떨까. 춘천 하고도 남이섬. 남이섬 선착장 80m 타워에서 남이섬으로 내리꽂는 '집와이어'는 코로나19 시대에도 웨이팅 행렬이 끝이 없다. 5월 초까지 이어지는 봄꽃 골든타임. 짜릿함 속에 꽃구경을 기어이 하고야 말겠다는 여행족이 줄줄이 도전장을 내민다. 80m 높이 타워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것도 섬뜩한데, 심지어 거기서 뛴다. 그것도 쇠줄을 타고. 이게 난리다. "지핑(Zipping)." 구령에 맞춰 타워 문이 열리면, 끝. 쇠줄을 타고 남이섬까지 허공 질주가 시작된다. 출발 시 순간시속은 80여 ㎞. 쇠줄로 남이섬까지 닿는 평균 시속은 60~70㎞ 선이다. 배를 타고 남이섬으로 간다면 10분 정도 걸리는데, 집와이어로 가면 2분 안에 찍는다.


고소공포증이 있으시다고? 괜찮다. 반백 줄에 접어든 본 기자도 너끈히 타고 왔다(솔직히 쫄깃하다). 봄바람 휘날리며, 공중 질주를 한 뒤 남이섬에 도착. 봄나들이는 사실 여기서부터 시작이다. 남이섬 벚꽃 투어의 핵심 포인트는 수양벚꽃 군락이다. 수양버들처럼 '함박 벚꽃'의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축축 늘어져 있는 벚꽃 터널이라니. 심지어 이 길로 안내하는 '벗(友)길'도 있다. 남이섬 중앙광장에서 정관루 호텔 예약실까지 이어지는 코스다. 소중한 사람과 함께 걸으면 우정이 돈독해진다는 벗길도 걷고, 벚꽃 터널이 있는 벚길도 걷고. 행복, 그야말로 '따상'이다. 잊을 뻔했다. 요즘 핫하다는 남이섬 3콤보 소원 명당. 1단계는 소원 호수다. 직사각형 모양의 '돌빡'에 동전을 골인시키면 미션 클리어. 2단계는 소원의 종 치기다. 약간 과장하면 보신각 종 크기만 하니, 소원의 종 중에서 가장 대물급이라 보면 된다. 울림이 큰 만큼 강한 소원이 이뤄진다는 '썰'이 있다. 3단계는 소원 돌탑 쌓기. 차근차근 돌을 쌓아올리면 소원 한 가지는 반드시 이뤄진단다. 주의 사항 한 가지. 돌탑을 쌓다가 남이 쌓은 돌탑을 건드리면 소원 말짱 '꽝'이다. 벚꽃 엔딩 하려다 소원 엔딩 되시니 요주의.

◆ 벚꽃 투어 또다른 명소

1. 77도 낙하각 에버랜드


벚꽃뿐 아니라 봄꽃 스캘핑 투어의 또 다른 명당 용인 에버랜드. 극강의 공포로 악명 높은 T익스프레스다. 낙하각은 무려 77도. 전 세계 21개국에서 운행 중인 170개 우든코스터 중 가장 가파른 각도다. 하강한 뒤 재차 치솟을 때 순간최고속도는 시속 104㎞. 떨어졌다 치솟는 에어타임 숫자만 12번, 이게 3분간 이어진다. 봄꽃이 사람 잡을지 모르니 요주의.


2. 사람이 벚꽃잎이 된다고?


주객이 바뀌는 스캘핑 투어 코스다. 사람이 벚꽃잎처럼 뜨는 곳, 용인 마성의 플라이스테이션이다. 이름하여 실내 스카이다이빙장. 높이 20m에 지름 5m짜리 투명 유리관 속에서 '인간 봄꽃'들이 난다. 바닥에 장착된 좌우 2개의 터널에서 시속 360㎞짜리 초강력 바람이 뿜어져 나온다. 80㎏이 넘는 본 기자도 둥둥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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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익수 여행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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