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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세 패션 플랫폼 브랜디, 어떤 회사?

지난해 말 매경이코노미에서는 '유통공룡 몰아내는 이색 쇼핑앱'을 다뤘습니다. 당시 쿠팡, 11번가 등 전통의 강호는 물론 무신사, 지그재그 등 급성장하는 쇼핑앱도 소개했는데요. 기사에 다 풀어내진 못했지만 이외에도 10위권 밖이지만 무섭게 순위를 치고 올라오는 앱들이 보이더라고요. 그중 전체 쇼핑 부문 30위(11월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 기준), 패션 부문 5위를 기록한 앱이 있었는데요. 일반 고객에겐 생소하지만 여성패션 부문에서는 유명한 '브랜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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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디

브랜디는 2016년 7월 앱 출시 후 1년여 만인 2018년 거래액 1000억원을 돌파했고 이듬해인 지난해에는 거래액 2800억원을 돌파해 또다시 1년 만에 약 3배 가까이 증가했을 정도로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었습니다. 하루 앱 방문자 수는 34만명, 월간 사용자 수는 230만명에 달했고요. 총 4000여 명(곳) 판매자가 입점해 있는 데다 이 중 월 매출 억대 판매자만 50여 명이 넘는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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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자는 서정민 대표. 2007년 패션 e커머스 사업을 했던 경험이 오늘에 이르게 했답니다. 그는 디자인 오픈마켓인 바이미닷컴을 창업하고 2012년에 코스닥 상장사에 매각한 뒤 2014년에 브랜디를 창업했습니다. 참고로 브랜디는 판매자(pand)와 소비자(i)가 만나는 플랫폼이란 뜻으로 작명했다네요.

"이전 회사를 경영할 때 동대문 패션의 역동성에 감탄했어요. 다만 정보기술(IT) 시스템이 아쉬웠어요. 그래서 언젠가는 동대문 기반 패션 커머스에 IT를 접목하면 고객이 더 빠르고 합리적인 가격에 소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회사 매각 후 차기 사업 거리를 찾고 있는데 2016년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활성화하면서 '인플루언서'들이 생겨나더군요. 그들이 블로그 마켓 등을 통해 커머스를 창업하는 걸 흥미롭게 봤어요. 또 마침 새로운 소비자인 밀레니얼 세대는 자신들에게 익숙한 모바일을 통한 서비스를 매우 적극적으로 이용하기 시작했는데요. '패션'과 'IT'를 연결하면 시장 기회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브랜디는 탄생하게 됐답니다. 당시에는 이렇게 접근하는 플랫폼이 거의 없었기에 서 대표의 표현대로라면 '여러 가지 노력과 타이밍이 잘 맞아서' 빠르게 성장했답니다.


그런데 서 대표는 이것만으로는 뭔가 아쉬웠답니다. 거래액이 늘어날수록 소속 셀러인 인플루언서들이 자금, 물류, 고객서비스(CS) 등에서 여러 운영상 어려움을 겪는 걸 많이 봤답니다. 그래서 이런 어려움을 대신 해결해줄 수 있는 풀필먼트 서비스인 '헬피'를 만들게 됐답니다. 브랜디를 시작하고 약 1년 뒤(2017년)인데요.

"보통 플랫폼 앱에 쇼핑몰 입점 후 대부분 이런 이유로 실패하더군요. 저희가 '헬피'를 통해 물류 풀필먼트를 모두 해결해주고 인플루언서들은 자신들의 콘텐츠에만 집중할 수 있게 했더니 인플루언서는 물론 고객 반응까지 좋아졌습니다. 특히 초기에 진입한 '알콜' 같은 셀러는 창업 6개월 만에 월 억대 셀러가 됐어요. 소문이 나면서 지금은 600여 명이 넘는 인플루언서가 '헬피'를 이용 중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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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결정적으로 '헬피'가 좋은 이유는 뭘까요.


현재 '헬피는' 동대문에 6612㎡(약 2000평) 정도로 대규모 도심형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동대문에 운집한 공장, 도매상 등에서 디자인한 상품을 브랜디 앱에 올려 주문을 받으면 헬피 물류창고에 상품을 집결시켜 곧바로 배송이 나가는 거죠. 또 반송, 고객 불만 접수 같은 CS까지 하는 개념입니다.

"기존에도 동대문 풀필먼트를 시도한 곳은 많았어요. 그런데 사입부터 정산, 물류, CS, 유통, 판매까지 100% 내재화에 성공한 곳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헬피가 더 의미 있는 성과입니다. 풀필먼트를 통해 브랜디만의 배송 경쟁력을 갖게 된 뒤에요? '빅데이터 분석'을 시작했어요. 구체적으로 말하면 브랜디에서 판매되는 빅데이터를 분석해 인공지능으로 수요를 예측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는데요. 이를 통해 패션 이커머스 최초로 '당일 배송'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즉 고객 수요를 예측하고, 선주문을 함으로써 확보한 재고를 가지고 '당일 배송' 서비스를 한 겁니다."

내용이 어려워 추가 설명을 요청했습니다. 기자가 이해한 바로는 예를 들어 브랜디에 상품이 등록되면 주문량, 장바구니 수, 위시리스트 등 여러 가지 상품 수요를 예측할 수 있는 변수들의 가중치를 지속적으로 머신러닝으로 학습한다는군요. 이 상품이 앞으로 얼마나 판매될지에 대한 수요를 예측해 현장에 적용했는데 먹혀들고 있다는군요. 이를 바탕으로 하나만 사도 전 상품 무료배송, 오늘 출발 서비스(오후 2시 전 결제 시 당일 출고), 매일 최대 70% 할인쿠폰 제공 등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쓸 수 있었답니다.


더불어 헬피를 이용하는 입점 브랜드에는 월 거래액의 10%를 지급해 더욱 열심히 마케팅하게끔 동기부여도 했고요. 2018년 3월 창업한 입점 브랜드 '알콜'은 1년 만에 매출 월 6억원 이상을 달성했는데요. 월 거래액의 10%를 판매자에게 지급하는 구조에 따라 알콜은 상품 등록만으로 월 6000만원의 수익을 가져가게 되는 겁니다. 알콜은 알콜대로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전념하면 되다 보니 인스타그램 폴로어는 3만명까지 증가하는 등 인지도 측면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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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디 앱에서만 월매출 6억원을 돌파한 브랜드 '알콜'

"1세대 쇼핑몰이 IT 없이 콘텐츠와 마케팅의 힘으로 시장을 개척했다면, 저희는 사업 초기부터 약 35명의 IT 인력을 동원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개발해왔습니다. 이렇게 우리의 IT와 풀필먼트 물류 시스템에 확신이 있었기에 '남들은 못하는, 가장 브랜디다운 혁신'을 이끌어올 수 있었다고 자부합니다."

헬피 시스템이 구축된 덕분에 브랜디 앱 안에서 창업을 하는 셀러가 생겼고, 이들이 모여 브랜디만의 인플루언서들이 형성됐다는군요. 이들의 경쟁력이 곧 브랜디만의 콘텐츠 경쟁력으로 연결되면서 브랜디는 구매 전환율 6%, 객단가 5만원 수준의 앱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고 월 단위 흑자도 낼 수 있었다지요. 트래픽(방문자 수)은 많지만 적자가 쌓이는 여타 쇼핑몰과는 다른 양상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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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편집숍 브랜디, 남성편집숍 하이퍼, 풀필먼트 서비스 헬피 등을 운영하는 브랜디.

더불어 브랜디가 다른 쇼핑앱과 달리 차별화하는 부분은 또 있습니다. 남성들을 위한 패션 플랫폼 사업이 그것입니다. '하이버'란 앱인데 성장세가 만만찮습니다. 시장에 남성패션, 라이프스타일(리빙·잡화) 전용 플랫폼 앱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2018년 출시 후 약 1년 만에 30배를 성장시킬 수 있었답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월 거래액 60억원 수준으로 매달 기록을 경신하고 있답니다.

"기존에는 여성 고객만을 위해 서비스를 해왔는데, 사업을 이끌어 가다 보니 패션 시장에서 남성 고객도 수요가 크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래서 브랜디 시스템을 활용해 남성 고객만을 위한 편집숍을 만든 것이 바로 '하이버'인데요. 남성은 브랜드 선호도가 더 높아 브랜드 상품 판매율이 높고 특성상 한번 앱을 설치하면 이 앱만 쓰는 경향이 있어 재방문율, 재구매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쯤 되면 앞으로의 브랜디가 더 궁금해집니다.


서 대표는 "인플루언서와 풀필먼트를 활용해 패션 비디오 커머스 시장을 개척하고 싶다. 또 동대문 기반 풀필먼트를 강화해 밀레니얼 세대 누구나 비용 없이 창업할 수 있게 만드는 게 목표다. 이를 통해 '헬피'를 패션 창업 서비스 마켓으로 만들고, 동대문 상품을 더 많은 소비자에게 판매할 수 있는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 궁극적으로는 우리의 동대문 풀필먼트와 브랜디만의 인플루언서, IT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고 소개합니다.


e커머스 시장은 정말 격전지입니다. 그속에서 브랜디처럼 신생 스타트업이 종전 유통공룡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재미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요. '흙수저' '헬조선' 등 부정적인 단어가 횡행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그래도 '개천에서 용 날 수 있는' 분야가 또 이 분야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새해에 새롭게 떠오르는 각 산업계 신(新)강자를 계속 발굴해 여러분께 선보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박수호 매경이코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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