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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리단길 맛집 :: 송리단 출퇴근러의 송리단 가이드

송리단길 출퇴근러가 애정하는 핫플 세 곳을 소개하는 이번 편.

한 달 뒤면 송리단길 출퇴근러 4년차 되는 에디터 z다. 에디터로 연재를 시작할 때만 해도 성수, 송리단길같이 주구장창 다니는 곳들로 한편씩 채울 줄 알았다. 오히려 좋아하는 곳들로만 채워 단조롭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다.

웬걸, 돌아보니 아껴두고 싶은 마음에 하나 둘 미뤄둔 탓인지 정작 담아낸 건 몇 편 안되더라. 그래서 준비한 이번 편은 에디터의 애장품을 털어놓는 편. 직장인 에디터 z가 픽한 송리단길 핫플 3곳을 소개한다.

1. 단디

경리단길, 성수동, 송리단길같이 트렌디한 동네에선 새로운 핫플이 때마다 쏟아져 나온다. 유기적으로 변하는 모습이 소비자의 발걸음을 끌어들이겠지만, 역으로 말하면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는 곳들도 허다하다는 말.

핫플 사이에서 꾸준함을 갖고 오랜 시간을 지키고 있는다는 건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송리단길 맛집' 하면 꼭 거론되는 이곳. 한 그릇에 담는 맛있는 행복, 단디를 소개한다.

송파동의 한 거리가 지금의 송리단길로 자리 잡은 데는 단디가 한몫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몇몇 개의 맛집과 카페가 입소문을 타면서 사람들이 찾기 시작했고, 여러 상점들이 하나 둘 모여 지금처럼 번화한 거리가 됐다.

입소문을 탔던 곳 중 하나인 단디는 끊임없이 변하는 송리단길에서 그 자리를 단디 지키고 있다.

호르몬, 소의 대창을 뜻한다. 단디는 대표 메뉴로 한우 대창을 사용해 한 그릇에 담아낸 호르몬동을 선보인다. 이제는 많아진 서울 대창덮밥 유행의 원조 격인 셈이다.

메뉴는 간단하다. 밥 위에 양념된 대창과, 계란장, 버섯과, 꽈리고추가 한 그릇에 담겨 나온다. 한 그릇에 11,000원 (특 14,000원)으로 비싸다고 생각될 수 있지만, 만 원대에 질 좋은 한우 대창을 맛본다면 만족하지 않을 수 없을 거다.

단디의 덮밥을 비벼 먹는 걸 권하지 않는다. 밥 위에 올라간 재료만큼이나 밥이 일품이기 때문. 고시히카리와 히토메보레 품종의 쌀을 사용해 밥알의 탱글함이 살아있다. 계란장에 대창을 살짝 적셔 밥 위에 얹어먹는다면 각 재료 본연의 식감과 맛을 풍미 가득 즐길 수 있다.

나무 식기와 정갈한 테이블 세팅, 나무 테이블이나 둥그런 자갈을 깔아놓은 단디의 인테리어는 편안한 식사의 분위기를 한층 더한다.

송리단길 근처 직장이 있다는 건 작은 특혜를 누리는 것 같기도 하다. 저녁이면 대부분의 상점들이 웨이팅을 하지만, 비교적 한산한 점심을 이용해 빠르게 맛집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

그런데 '단디'는 언제라도 웨이팅이 있다. 아까운 점심시간에 마음먹고 갔다가 웨이팅 때문에 다른 곳으로 발걸음을 옮길 때면, '저 정도 맛집은 아닌데'라며 괜히 심술을 부려보지만, 웨이팅이 없길 바라며 다시 찾는 마음이 또 모순이다. 단디의 덮밥을 먹고 싶다면 조금 서두르거나 여유 있게 가길 권한다.

- 이용시간 : 월~일 11:30-21:30 (브레이크타임 15:00-17:00)

- 주소 : 서울 송파구 백제고분로45길 7

- 문의 : 0507-1322-5335

2. 뷰클런즈

분주한 송리단길 메인 스트릿을 지나 한적한 골목길 주택가 사이. 작은 공원과 놀이터, 더해지는 아이들 뛰노는 소리가 기분 좋게 들린다. 이런 거리를 좋아한다. 맛집과 상점이 모여있는 메인스트릿 그 주변 골목들 말이다.

한적하면서도 곳곳에 좋은 공간들이 숨어있는 곳. 핫플을 좋아하면서도 사람 많은 걸 싫어하는 필자와 같은 성향이라면 이곳을 꼭 들러보길 바란다. 한적한 골목길만큼이나 여유로운 카페 뷰클런즈를 소개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아름다운 곳'. 본인들을 소개하는 말이다. 소개 문장의 임팩트만큼이나 확고한 브랜딩 철학을 갖고 있다. 쉼을 위해 떠나는 여행에서조차 '어디를 가야지', '어떤 건 해야지' 하는 현대인의 복잡한 사고에서 벗어나, 아무것도 하지 않음의 미학을 공유하는 뷰클런즈.

휴식을 모티브로 전개한 내부 공간들이 저마다의 컨셉을 갖고 있다. 구옥을 업사이클 했는데 건물의 장점을 살려 큰 창틀과 큼지막하게 나뉜 공간 사이로 바람이 시원하게 잘 통한다. 여름 바람이 기분 좋게 말이다.

볕이 잘 드는 곳엔 편안한 소파를 두어 볕을 맡기에도 몽글한 구름을 보기에도 아주 적당하다. 은은하게 풍기는 인센스 향과 피곤하지 않을 정도의 글귀와 전시들도 이곳의 편안함을 더한다.

뷰클런즈는 스웨덴 커피를 선보인다. 스웨덴 커피라고? 생소한 게 맞다. 커피로 유명한 나라는 아니니까. 뷰클런즈는 스웨덴에 살고 있는 로스터의 이름. 좋아서 시작한 로스팅은 베스테로스의 특산물이 되어 스페셜티와 커피를 맛볼 수 있게 되었고, 우연한 계기로 한국 송리단길까지 이어졌다.

북유럽의 잔잔한 여유를 전하듯 뷰클런즈 커피는 이곳의 분위기와 아주 잘 어울린다. 라이트 로스팅으로 풍부한 과일향이 나는 커피는 산뜻함을 더해주고, 정성스레 블렌딩된 스페셜 티는 향긋한 티타임을 갖게 해준다. 어느새 어른이 된 자신에게 휴식처가 필요하다면 잠시 쉬어가 보는 건 어떨지.

- 이용시간 : 월~일 12:00-22:00

- 주소 : 서울 송파구 백제고분로43길 10 1층

- 문의 : 070-4065-4860

3. 롼스

뷰클런즈 바로 맞은편 위치한 카페롼스. 늘 이 거리에 들어서면 오른편 왼편을 고민하게 만드는 두 곳이다. 뷰클런즈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 휴식을 지향하는 장소였다면, 감성을 자극하는 잔잔한 휴식을 제공하는 이곳은 카페 롼스다.

5 Lawnas 7:04. 롼스의 풀네임이다. 한국어로 발음하기도 어렵고, 한눈에 보기에 어떤 의미인지 알기 어려운 브랜드 네임에 의문이 든다. 재즈 피아니스트 Carla Bley의 앨범 수록곡 중 앨범 5번째 트랙, 7분 4초 길이의 곡 Lawns에서 따왔다고.

이름에서 볼 수 있듯 이곳에선 오너의 취향이 묻어난 것들을 볼 수 있다. 곳곳에 롼스 수록 앨범이나 곡의 배경을 볼 수 있게 배치해두었다. 은근슬쩍 본인들의 브랜딩을 녹여내고 있다.

나부터도 대체 어떤 음악이길래 이름으로까지 걸어뒀을까 하는 생각에 유튜브로 틀어봤으니, 나쁘지 않은 브랜딩이라 할 수 있겠다.

앞서 말했듯 감성을 자극하는 공간 롼스. 모던한 무드와 클래식한 무드를 적절히 조화시켜 롼스만의 무드를 만들어냈다. 베이지 톤 외벽과 창을 격자 모양으로 둬 빛이 안팎으로 잘 통한다.

한낮엔 안으로 은은하게 볕이 들어오고 어두운 밤엔 내부 조명 빛이 묻어난다. 빨간 벽돌을 사용한 바닥과 나무의자로 채운 내부는 클래식하면서도 세련된 멋을 더한다.

롼스는 확실한 맛집이다. 본인들의 확고한 공간 철학만큼이나 맛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주방공간이 베이킹을 하기엔 협소해 보여 디저트를 직접 만들 거란 생각은 안 했는데, 이른 점심시간에 가보니 직접 베이킹을 하고 계시더라. 보이는 그대로 수제 디저트를 선보인다는 말. 크림 뷔릴레 맛집으로 불린 만큼 맛으로도 뒤지지 않는다.

그중에서도 이곳에 간다면 꼭 과일청이 들어간 음료를 맛보길 바란다. 착즙 오렌지 주스, 레모네이드, 자몽에이드 마셔본 모든 과일청 음료가 행복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게 만드니 말이다. 슬슬 무더울 준비를 하는 여름에 상큼한 음료는 더 재격이겠다.

- 이용시간 : 화~일 12:00-22:00 (월요일 휴무)

- 주소 : 서울 송파구 백제고분로43길 8

- 문의 : 02-6402-5704

특별했던 공간이 익숙해지면서 특별하지 않아지듯, 송리단길은 더 이상 쉬는 날에 놀러 오는 곳이 아니다. 하지만 여유로운 거리와 익숙함이 주는 편안함은 여전히 송리단길을 찾게 만든다. 잔잔한 휴식이 필요한 당신에게 매력적인 송리단길을 추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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