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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by 경향신문

‘화재 리콜’ 코나 전기차, 배터리 자체 결함이냐 BMS 오류냐

현대차, 글로벌 판매 전량 신속 리콜 ‘안전성 논란’ 조기 진화 나서

국토부도 배터리 셀 지목에 납품한 LG화학 반발…책임 소재 분분

경향신문

코나 전기차와 충전시설. 현대차 제공

현대차가 잇따른 화재가 발생한 코나 전기차(EV)를 해외에서도 동시에 리콜한다. 현대차가 국내 리콜에 이어 해외 리콜까지 신속하게 진행하는 것은 자사 전기차의 안전성 논란을 조기에 진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일단 리콜은 실시되지만 명확한 화재 원인이 아직 나오지 않아 소비자들의 불안은 여전하다. 화재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배터리 셀 제조 불량 가능성에 대해서는 배터리 납품업체인 LG화학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글로벌 리콜 이후에도 책임 소재를 둘러싼 시시비비가 끊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코나EV, 해외 5만1000대도 리콜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8일 국내에 판매된 코나 전기차 2만5564대를 리콜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글로벌 시장에 판매된 해당 차종도 리콜을 실시하기로 했다. 지역별로는 유럽 3만7366대, 북미 1만1137대, 중국과 인도 등 기타 지역 3000여 대로 모두 5만1000여대에 이른다. 이를 위해 현대차 북미법인은 최근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에 코나 전기차의 자발적 리콜 계획을 제출했으며, 이르면 이번 주부터 지역별로 리콜이 실시된다.


앞서 해외에서는 코나 전기차에서 모두 4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지난해 7월 캐나다에서 주차 중 화재가 발생한 건을 비롯해 같은 해 9월 오스트리아에서는 주행 중 차량에 불이 나기도 했다. 현대차는 국내에서와 마찬가지로 해외에서도 리콜 대상 차량이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업데이트 이후에도 이상이 발견될 경우 배터리를 전면 교체해주기로 했다.


코나 전기차 화재는 국토교통부와 관련 연구기관의 현재까지 조사 결과로는 고전압 배터리 셀의 제조 불량이 원인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는 지난 8일 산하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의 결함 조사 결과, “배터리 셀 내부의 양극판과 음극판 사이에 있는 분리막이 손상돼 내부 합선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배터리 셀 지목한 국토부, 왜

배터리 제조사인 LG화학은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표됐다”면서 “현대차와 공동으로 실시한 재현 실험에서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정부 부처나 기관의 발표를 민간기업이 정면 반박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배터리 업계 일각에서는 “정부가 현대차 봐주기를 한 것 아니냐”는 뒷말까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BMS의 오류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데 배터리의 문제라는 점만 부각시켰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토부에 따르면 산하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이미 지난해 9월부터 화재 원인 분석에 착수했고, 1년 넘는 조사 결과 유력한 화재의 원인으로 배터리 셀 제조 불량을 지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경북 구미에서 일어난 코나 전기차 화재만 보고 성급하게 내린 결론이 아니라는 얘기다.


배터리 결함이 아니라면 유력한 화재 원인은 BMS 시스템 오류인데, 똑같은 BMS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기아차 니로와 쏘울 전기차는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 차종의 배터리 납품업체는 SK이노베이션이다. 또 지난 3월 현대차는 불량 배터리 셀을 감지하는 BMS 업그레이드를 전체 코나 전기차의 70%가량에서 실시했는데, 당시에도 코나 전기차 170대에서 배터리 문제가 발생해 무상교환을 실시했다. 이번 구미 화재건도 이미 업그레이드를 받은 차종에서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와 업계가 지나치게 경제성을 중시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당초 국토부는 운전자 안전을 위해 현대차에 BMS 업데이트는 물론 배터리 교체까지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대차는 차값의 40%에 이르는 배터리 가격과 효율성 등을 따져 BMS 업그레이드를 통한 불량 배터리 검수 방안을 제시했고 정부도 이를 수락했다고 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막대한 보조금을 지원한 전기차의 멀쩡한 배터리까지 교환할 경우 ‘혈세 낭비’란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김준 선임기자 j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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