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협 ‘고 김성훈 영원히 기억’ 성명…경찰, 실족사 결론
한화 마운드 책임질 유망주였는데…
지난 23일 사망한 한화 김성훈의 영정이 광주 서구의 한 병원 빈소에 놓여 있다. 연합뉴스 |
한화 우완투수 김성훈이 불의의 사고로 사망한 후 야구계가 비통함 속에 고인을 애도하고 있다.
김성훈은 지난 23일 오전 5시20분쯤 광주 서구의 한 건물 9층 옥상에서 7층 테라스로 떨어졌다. 사고 직후 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2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김성훈은 서산에서 실시된 마무리 캠프를 마친 뒤 지난 22일 부모님이 있는 광주로 이동했다가 이 같은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토대로 김성훈이 발을 헛디뎌 추락한 것으로 보고 타살 혐의 등에 대한 수사 없이 사건을 종결했다.
2017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전체 15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김성훈은 지난해 1군에 데뷔해 통산 25경기에서 3패, 평균자책 4.14를 기록했다. KIA 김민호 코치의 아들인 김성훈은 장차 한화 마운드를 책임질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다.
김성훈의 지인들은 빈소를 찾거나 개인 소셜미디어에 추모글을 올리는 등 애도를 표하고 있다. 김성훈의 입단 동기인 한화 우완 박상원(25)은 한화 선수단이 단체 조문을 하기 전인 24일 오전 홀로 빈소를 지켰다. 박상원은 “성훈이는 하나밖에 없는 동기였다. 내가 성훈이 첫 승을 날렸다”며 눈물을 쏟았다.
김성훈은 1군 데뷔전인 지난해 7월22일 대구 삼성전에서 5.1이닝 1실점 투구 후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에서 내려왔으나 박상원 등 불펜의 난조로 승리를 가져가지 못했다.
같은 야구인 2세로 김성훈과 각별한 우정을 나눴던 이정후(21·키움)는 소셜미디어에 쓴 글에서 “삼진 잡겠다, 안타 치겠다, 너랑 이야기했던 그 순간이 아직도 생생한데 나는 더 이상 너와 대결할 수 없다”며 “우리가 아버지들보다 더 유명해지기로 약속했잖아. 더 이상 우리의 고충을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가 없어 너무나도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는 추모 성명을 내고 “김성훈 선수가 팬들과 동료 선수들의 마음에 영원히 간직되길 바란다.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을 빌고 고인의 유족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야구팬들도 김성훈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마지막 게시글에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댓글을 쓰며 슬픔을 달래고 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