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라이트’ 정말 눈에 독?
블루라이트 유해논란에 대한 갑론을박이 계속되는 가운데 블루라이트가 눈 건강에 무해하다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지의 논문과 미국안과협회의 공식입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전자기기에서 발생하는 블루라이트는 태양빛에 존재하는 블루라이트의 10만분의 1수준도 안 된다. 만일 블루라이트가 눈에 유해하다면 하늘을 보는 순간 실명했을 것이다. 사진출처 클립아트코리아 |
이에 따르면 블루라이트는 눈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블루라이트가 황반변성 및 안구건조증 등 안질환을 유발한다는 정보는 잘못됐다는 것.
네이처지에 2016년 게재된 ‘저전력백열전구, 컴퓨터, 태블릿 그리고 블루라이트의 위험(Low-energy light bulbs, computers, tablets and the blue light hazard)’이라는 논문과 미국안과협회(American Academy Of Ophthalmology)가 각각 2017, 2018년에 제시한 공식입장을 종합해보면 ‘연구결과 전자기기에서 발생하는 블루라이트가 눈을 손상시킨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
네이처지 논문 미국안과협회 공식 입장
“과학적 근거 없다” 한목소리
태양빛에도 존재 노출되는 양도 훨씬 많아
스마트폰은 10만분의1 그쳐
황반변성·안구건조증 등
직접적 영향 없어 되레 가족력·흡연 주원인
블루라이트는 쉽게 말해 우리 눈에 파란색으로 보이는 빛이다. 400~500나노미터(㎚) 수준의 가시광선스펙트럼을 가지며 빨강, 노랑 등으로 보이는 다른 가시광선에 비해 파장이 짧고 에너지가 크다. 블루라이트는 주로 스마트폰, TV, 컴퓨터처럼 화면이 있는 모든 전자기기에서 발생한다. 하늘이 파랗게 보이는 것도 블루라이트 때문이다.
네이처지의 논문과 미국안과협회의 2017년 입장문을 보면 ‘블루라이트는 우리가 매일 보는 태양빛에도 존재하며 노출되는 양도 전자기기에서 발생하는 블루라이트보다 훨씬 많다’고 설명돼 있다.
이와 관련, 컬러테크연구소 김환 교수는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의 세기는 푸른 하늘에 존재하는 블루라이트의 10만분의 1 수준도 안 된다”며 “우리는 매일 자연광에 존재하는 블루라이트에 노출되는데 만일 블루라이트가 유해하다면 하늘을 보는 순간 시각을 잃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블루라이트가 안질환을 유발한다는 것은 이치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블루라이트가 황반변성의 원인이라는 것도 아직 증명된 바가 없다. 노인인구의 약 6.4%에서 발생하는 황반변성은 나이가 들면서 망막에 위치한 황반이 약해져 시력이 떨어지고 심하면 실명에까지 이르는 질환이다.
서울아산병원 안과 이주용 교수는 “황반변성의 원인은 확실하지 않지만 나이, 가족력, 흡연 등이 가장 큰 위험인자로 거론되며 이밖에도 고혈압, 비만, 고콜레스테롤 등이 있다”고 말했다. 어디까지나 나이, 가족력, 흡연 등의 위험인자가 주 원인이지 블루라이트가 원인이라는 근거는 없다는 것이다.
안구건조증도 마찬가지다. 2018년 미국안과협회는 입장문에서 ‘화면을 비롯해 무엇이든 오래 집중해서 보면 눈을 깜박거리지 않게 되는데 이는 눈을 건조하며 거칠고 피곤하게 한다’고 밝혔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안과 변석호 교수는 “블루라이트가 안구건조증의 원인이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며 “단 모니터든 스마트폰이든 집중해서 보면 눈 깜박임 횟수가 줄고 이는 눈물이 적거나 빨리 마르는 안구건조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조언했다.
헬스경향 이의갑 의학전문기자·최준호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