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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증? 수면무호흡증? 피곤한 덴 다 이유가 있다!

잘 못 잔다면 수면제 의존 말고 정확한 진단 후 치료계획 세워야

경향신문

평소 잘 못 자거나 자도 자도 몸이 피곤해 일상생활에까지 지장이 있다면 전문가의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명절 연휴가 그리 길지는 않았어도 다소 피곤이 덜 풀린 채로 일상에 회복한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우한 폐렴의 공포가 더해지면서 마음마저 편치 않다. 하지만 굳이 이러한 상황이 아니더라도 평소 자도 자도 계속 피곤하거나 아예 잘 못 자는 사람들이 있다. 모두 제대로 푹 자지 못해서다. 무엇보다 전문가들은 이를 ‘불면증’으로만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수면문제는 생각지도 못한 질병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불면증, 정확히 어떨 때 진단할까?

불면증상은 수면이 계속 유지되지 않거나 새벽에 깨서 다시 잠이 들지 않는 것을 말한다. 전체 인구의 1/3 정도가 불면증상을 경험하는데 이 중 불면증으로 진단받는 사람은 10~15% 정도라고 알려졌다. 대전선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백승미 전문의는 “불면증은 불면증상이 3개월 넘게 지속돼 낮에 피로감, 무의욕감, 우울감 등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때 진단한다”고 말했다.

수면무호흡증 등 다른 질환과 감별 필요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불면증이 그냥 불면증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이다. 잠을 못 잔다면 불면증 말고도 수면무호흡증이나 하지불안증후군 같은 수면장애 또는 불안장애, 우울증 같은 정신질환일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질환에 대한 정확한 감별이 필요하다.


특히 이 중에서도 수면무호흡증은 환자가 계속 증가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수면무호흡증환자는 최근 5년 새 70% 가까이 증가했다(2014년 2만6655명→2018년 4만5067명).


수면무호흡증은 낮에는 숨 쉬는 데 문제가 없지만 잠에만 들면 숨이 막혀 컥컥대는 증상을 말한다. 10초 이상 숨이 멈추는 수면무호흡이나 숨을 얕게 쉬는 수면저호흡 증상이 한 시간 동안 5회 이상 나타나면 수면무호흡증에 해당한다.


사람의 호흡은 각성중추 옆에 위치한 호흡중추에서 자동으로 조절되는데 깨어있을 때는 각성중추가 호흡중추를 자극해 숨 쉬는 데 문제가 없지만 잠들면 각성중추도 꺼져 호흡중추의 기능이 깨어 있을 때보다 떨어진다. 여기에 여러 조건이 영향을 미치면 숨을 멈추게 되는 것이다.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신원철 교수는 “▲비만으로 상기도가 더욱 좁아졌다거나 ▲나이가 들어 혀뿌리 근육이 노화돼 더욱 처지는 경우 ▲폐경하면서 에스트로겐이 줄어 근육의 탄력이 줄어든 경우 ▲혀에 비해 상대적으로 좁은 턱을 가진 경우 이러한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 발생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특히 보고에 따르면 수면무호흡증은 고혈압, 심근경색, 부정맥 등의 심혈관질환과 당뇨병의 발생위험을 3~4배 높인다. 신원철 교수는 “수면무호흡증은 혀뿌리가 늘어져서 기도를 막으면 이를 신경센서가 감지해 뇌를 깨워 다시 숨 쉬게 하고 이후 다시 잠들면 다시 막히는 패턴이 수면 중 계속 반복된다”며 “깨어난 뇌는 스트레스호르몬을 분비해 몸을 깨우기 때문에 잠을 자도 몸은 계속 긴장상태여서 심혈관질환이나 당뇨병 발생위험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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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을 방해하는 질병은 불면증 외에도 수면무호흡증, 하지불안증후군 등으로 다양하다. 수면제는 중독성과 내성이 심한 편은 아니지만 일단 수면문제의 원인이 어떤 것이냐에 따라 치료계획은 달라질 수 있어 수면제에만 무조건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하지불안증후군 등도 수면 방해

수면무호흡증 외에 하지불안증후군도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질병이다. 하지불안증후군은 주로 저녁이나 잠들기 전 다리가 저리는 등 불쾌한 느낌이 들면서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간지러움, 전기 오는 느낌, 안절부절감, 통증 등 여러 형태로 표현되는 모호한 불편감이 있거나 ▲누울 때 불쾌함이 느껴지다가 움직이거나 마사지를 하면 호전되는 경우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철분이 부족하거나 빈혈, 임신, 신장기능저하, 류마티스관절염이 있는 경우 잘 발생한다고 알려졌다.

수면제에만 의존해선 안 돼

이처럼 잘 못 자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어 수면제에만 의존해선 안 된다. 단순히 수면제만 처방받을 경우 효과를 보지 못하거나 수면제를 오남용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백승미 전문의는 “시험, 면접 등 불안감을 유발하는거나 스트레스 받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불면증상은 대개 일시적이어서 꼭 치료받을 필요는 없지만 스트레스가 크다면 2주 이내로 짧게 수면제를 복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며 “하지만 잘 못 자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건 불면증뿐 아니라 여러 질환을 염두에 두고 정확한 진단 후 해당 질환에 맞는 치료를 받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원철 교수는 “수면무호흡증 역시 정확한 원인 파악을 위해 수면 중 뇌파, 호흡, 산소포화도, 심전도, 움직임 등을 체크할 수 있는 수면다원검사를 받은 후 알맞은 치료계획을 세워야한다”며 “보통 성인의 경우 대부분 잘 때만 기도가 막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수술보다는 양압기 치료를 우선적으로 고려한다”고 말했다.


양압기 치료는 일정한 압력으로 바람을 계속 넣어 기도의 공간이 좁아지는 것을 방지, 수면 중에도 호흡을 원활하게 하는 치료다. 2018년 7월부터는 양압기 치료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환자들의 부담도 한결 줄었다.


신원철 교수는 “하지만 수면무호흡증은 단순히 무호흡만 없애는 것이 아니라 수면무호흡을 일으킨 원인을 정확히 찾고 몸 상태를 전반적으로 정상으로 돌리기 위한 치료가 필요하다”며 “가격이 저렴하다고 해서 무조건 양압기를 사용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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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 자고 싶다면 증상에 맞는 치료와 더불어 베개, 수면시간, 식습관 등 전반적인 생활습관을 점검하고 개선해야한다.

수면습관 등 개선 노력 필요

숙면을 위해서는 알맞은 치료와 더불어 전반적인 생활습관 개선이 필요하다. 특히 수면무호흡증환자의 경우 위험요인인 비만을 예방하기 위해 규칙적인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으로 적정체중을 유지해야한다. 수면시간은 최소 6시간 이상 확보하고 기도를 더 늘어지게 만드는 술, 담배는 피해야한다.


수면무호흡증환자는 수면제 복용도 삼가야한다. 수면무호흡이 있으면 숨이 막혀 뇌가 깨게 되는데 수면제는 아예 뇌를 깨지 못하게 막아 수면무호흡의 지속시간이 길어질 뿐 아니라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높은 베개 역시 기도를 꺾이게 만들어 뒷목을 받칠 수 있는 낮은 베개가 좋다.



헬스경향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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