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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하면 손 따기? 독이 되는 민간요법 4가지

병원에 가기 조심스러운 요즘, 간단한 치료는 예부터 내려오는 민간요법으로 해결해도 될까? 하지만 잘못된 민간요법은 오히려 병을 키울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기름진 음식 때문에 속이 더부룩하다면 손 따기? 

맛있는 음식이 많다 보니 급하게 먹다가 체하는 일도 다반사. 흔히 체했을 때 집에 있는 바늘로 손을 따는 사람이 많다. 이는 한의학에서 말하는 ‘사혈 요법’으로 아픈 부위의 피를 빼는 치료법이다. 하지만 집에서 이뤄지는 손 따기는 제대로 소독하지 않은 바늘 때문에 세균에 감염될 위험이 크다.


체했을 때는 바늘보다는 엄마 손이 ‘약손’이다. 따뜻한 손으로 배를 문지르면 복부 혈관이 확장돼 혈류량이 증가하면서 통증이 완화되고 긴장했던 장이 풀어지면서 원활한 배변 활동을 돕는다. 배꼽 주변을 시계 방향으로 둥글게 원을 그리며 20~30회 정도 살살 문지르고 양손을 비벼 배에 가져다 대는 것을 반복한다. 또한 엄지와 검지 사이를 지압하는 것이 좋다.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몸을 따뜻하게 해줘 체기를 내리는 데 효과적이다. 

갑자기 튄 기름에 화상을 입으면 된장이 보약? 

음식을 마련하려면 굽고 튀기는 일이 많아 화상을 조심해야 한다. 갑자기 기름이 튀어 화상을 입으면 된장을 바르곤 하는데 이는 잘못된 방법이다. 2차 감염 위험이 있을 뿐만 아니라 흉터가 많이 남을 수 있어 삼가야 한다. 또 화상을 입으면 열을 식혀야 한다는 생각에 무작정 얼음찜질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얼음을 상처에 대면 온도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혈관이 수축해 혈액순환이 잘 이뤄지지 않아 오히려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그렇다면 열을 식히는데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상처 부위를 흐르는 찬물에 10분 이상 천천히 식혀주는 것이다.


그 후에는 상처 부위를 거즈로 덮는다. 물집이 생겼다면 상처 부위가 공기에 노출되면서 감염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임의로 터트리지 말아야 한다. 병원 방문이 어렵다면 메디폼과 같은 친수성 폼드레싱을 붙여 2차 감염을 막는 것이 좋다. 이때 물집이 벗겨질 수 있으니 접착력이 강한 제품은 피한다.

목에 생선 가시가 걸리면 밥 한 숟가락 꿀꺽 삼켜라? 

생선을 먹다가 목에 가시가 걸리면 대수롭지 않게 밥을 한 숟가락 삼켜 가시를 내리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는 올바른 해결법이 아니다. 밥을 삼켜 목구멍에 걸린 가시를 밀어내면서 식도가 긁혀 다칠 수 있고, 가시가 더 깊게 박혀 염증을 유발하거나 식도가 찢어지는 천공이 발생할 수도 있다. 또 식초가 가시를 녹인다는 속설 때문에 식초를 마시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더 큰 화학적 손상을 일으킬 수 있어 피해야 한다.


생선 가시가 목에 걸렸을 때 따뜻한 물을 마시거나 입을 헹구는 것이 효과적이다. 식도가 부드러워지면서 가시가 저절로 빠진다. 그러나 큰 가시가 목에 걸렸다면 즉시 응급실에 가서 제거해야 한다. 식도는 음식이 잘 내려가도록 연동운동을 하므로 박힌 가시를 방치하면 점점 깊숙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소주에 고춧가루를 타 마시면 감기가 낫는다?

예로부터 감기 기운이 있으면 고춧가루 푼 소주를 한 잔 마시면 감기가 뚝 떨어진다는 말이 있다. 감기에 걸렸을 때 술을 마시는 민간요법은 우리나라만이 아니다. 유럽에서도 와인을 데워 감기약 대용으로 먹기도 한다. 실제로 소량의 알코올은 심장 박동을 빠르게 하고 혈액순환을 촉진해 일시적으로 몸이 가뿐해지고 기분이 좋아지게 한다. 또한 고춧가루의 캡사이신이 진통 효과가 있고 비타민 A, C가 풍부해 면역을 높여준다.


하지만 고춧가루를 탄 소주의 효과는 알코올에 의한 일시적인 것에 불과하다. 근본적인 원인 제거에는 효과가 없으며 간이 알코올을 분해하느라 몸은 더 힘들어진다. 고춧가루를 탄 소주를 먹는 것보다 충분한 수분 섭취와 휴식을 취하는 것이 최선이다.


또한 감기에 걸리면 땀을 푹 내고 나면 낫는다는 속설이 있다. 하지만 감기는 200여 개의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이기에 단순히 땀을 빼는 것만으로 감기가 완치된다고 보기 어렵다. 특히 반신욕을 하면 감기 완화에 좋을 것 같지만 이미 감기로 지친 몸을 더 혹사해 삼간다.


기획 이채영 도움말 전승엽 원장(에프엠 가정의학과 의원)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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