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45억 최고가 팔린 도지 NFT…19년전 한국 '개죽이'는 0원, 왜

중앙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도지코인은 ‘도지’ 밈에서 출발했다. 밈(meme)은 우리나라 네티즌이 사용하는 ‘짤방’이라는 용어와 일맥상통한다. 인터넷에서 여러 사람이 즐기며 그 의미를 공유하는 행위와 문화를 뜻한다.


‘도지’ 밈을 기반으로 NFT(Non-Fungible Token·대체불가토큰) 기술이 적용된 작품이 400만달러(약 45억원)에 팔렸다.


미국 NBC방송은 11일(현지시간) 온라인 경매사이트 조라에서 이 작품이 암호화폐인 이더리움 1696.9이더(약 400만달러)에 낙찰됐다고 보도했다. 인터넷 패러디 사진이나 영상 창작물인 밈 관련 NFT 판매액으로선 역대 최고 기록이다.

중앙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그저 일반적인 개 사진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도 19년 전인 2002년 비슷한 화제를 뿌린 개 사진이 있다. 대나무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개 사진은 ‘개죽이’라고 불리며 인터넷 놀이 문화에 다양하게 활용됐다.


사회 문화적으로는 ‘도지’ 못지 않게 인기를 끌고 주목받았지만, ‘도지’와 달리 경제적인 가치를 크게 얻지는 못했다.

중앙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도지’가 ‘개죽이’와 다른 대접을 받은 결정적 이유는 NFT 기술 덕이다.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콘텐트에 고유한 인식 값을 부여한 것으로, 일종의 ‘디지털 진품 증명서’로 알려졌다.


복제와 복제가 거듭 이어지는 디지털 환경에서 진품을 입증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번에 이 NFT를 경매에 올린 사람도 ‘도지’ 밈 원작자인 사토 아츠코 씨다. 사토 씨는 ‘도지’ 밈에 나오는 시바견 ‘카보수’의 주인이다.


그는 2010년 개인 블로그에 카보수 사진을 올렸는데, 이 사진이 텀블러나 레딧 등 웹사이트에서 확산하면서 ‘도지’ 밈으로 발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인기에 힘입어 이 밈을 본뜬 가상화폐 도지코인도 만들어졌고, 최근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며 가격이 폭등하기도 했다.


‘개죽이’도 탄생 과정은 ‘도지’와 유사했다. 컴퓨터 그래픽 아티스트인 권한일씨가 회사 앞마당에서 기르던 개 사진을 찍은 게 커뮤니티 사이트인 '디시인사이드'를 중심으로 인터넷에 퍼지며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소량 제작한 티셔츠나 모자 디자인에 활용됐지만, 본격적으로 상업화하지는 않았다. 진품 사진에 대한 가치를 따지는 문화나 기술도 당시엔 존재하지 않았다.


최근에는 NFT가 주목받으며 이 기술이 적용된 인기 밈이 고가에 판매되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다. 복제가 가능한 디지털 제작물이 진품이라는 이유로 이같은 가치를 획득하는 것을 두고 논쟁도 벌어지고 있다.


앞서 어린 소녀가 화재현장을 배경으로 웃음 짓는 일명 ‘재난의 소녀’밈의NFT도 약 43만달러(약 4억8000만원)어치 이더리움에 팔렸다. ‘과하게 집착하는 여친’밈의NFT도 약 48만2000달러에 낙찰됐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실시간
BEST
joongang
채널명
중앙일보
소개글
신뢰할 수 있는 뉴스,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