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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만원대 ‘극강 가성비폰’…삼성이 인도서만 파는 이유

지난해 시장점유율 19%로 ‘위태로운 1위’

인구 14억, 중국과 빅2…현지화 전략 강화

샤오미 맞서는 ‘인도 특화폰’ F시리즈 확대


인도의 대학생 라오(22)는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통학하면서 오토바이를 주로 타고 다니는데 ‘S-바이크 모드’ 기능이 유용해서다. S-바이크 모드에서는 운전 중 전화가 오면 자동으로 “지금 운전 중입니다”라는 안내 음성이 나오고, 오토바이가 멈춰야 통화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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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아슬아슬한 세계 1위’를 지키기 위한 스마트폰 시장에서 전략적 요충지로 떠오른 인구 14억 명의 인도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고려해 별도의 스마트폰 신제품을 내놓고, 현지 맞춤형 기능을 강화하는 등 각별하게 공을 들이고 있다.


2일 시장조사업체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인도는 휴대전화 단말기 판매량이 중국 다음으로 많다. 2019년 미국(3위)을 제쳤다. 4위는 브라질, 5위가 인도네시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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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보급률 30%…그래서 미래 밝아


스마트폰 보급률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SA에 따르면 2019년 인도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30.8%였다. 지난해엔 36%, 올해는 41.1%로 전망했다. 한국은 95%로 세계 1위다. 이스라엘·네덜란드·미국 등이 80%, 중국은 60%를 웃돈다. 인도 시장이 그만큼 밝다는 의미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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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점유율 1% 미만으로 고전 중인 삼성전자로서는, 인도는 ‘반드시 잡아야 하는’ 시장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애플은 중국에서 지난해 4분기 점유율 16%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0.8%로 9위였다. 지난해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13억3250만 대로, 삼성이 점유율 19%(2억5570만 대)로 애플(15%·2억110만 대)과 2강 체제다. 중국에서 고전하는 삼성이 세계 1위 수성(守城)을 위해 인도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인도에서 삼성전자는 중국 샤오미에 밀려 2위다. 샤오미는 지난해 인도에서 4100만 대(27%)를, 삼성전자는 3000만 대(20%)를 팔았다(SA). 인도 내 반중(反中) 감정이 고조되면서 지난해 3분기 삼성전자가 1위에 올랐지만 4분기엔 샤오미에 다시 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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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에 밀려 2위…7%포인트 격차


삼성전자는 인도 시장에서 1위를 회복하는 게 당면 과제다. 지난달 22일 ‘극강의 가성비폰’으로 불리는 갤럭시F62를 인도에서 선보였다. 갤럭시F 시리즈는 인도에서만 출시하는 삼성의 스마트폰이다. 삼성이 특정 국가만을 타깃으로 별도 라인업을 생산하는 곳은 인도가 유일하다.


30만원대에 판매되는 갤럭시F62에는 스마트폰의 ‘두뇌’ 격인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로 엑시노스9852가 탑재됐다. 2019년 갤럭시노트10에 적용된 것과 같다. 배터리 용량은 7000밀리암페어시(mAh)다. 올 초 출시된 삼성전자의 전략폰 최상위 모델인 갤럭시S21 울트라(5000mAh)보다 용량이 크다. 뒷면에는 6400만 화소 메인 카메라를 포함한 4개(쿼드) 카메라를 달았다. 앞면 카메라로 초고화질(4K) 영상 촬영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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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지켜야 할 시장…현지화가 답”


삼성전자가 인도에서 출시하는 갤럭시 시리즈에는 ‘S-바이크 모드’를 포함해 현지인의 수요에 맞춘 특화 기능을 추가했다. 특히 유료 인터넷 인프라가 취약하다는 사정을 고려해 ‘마이 갤럭시 앱’을 기본으로 넣었다. 소비자가 자주 이용하는 패션·영화·여행 등에 대한 할인 정보나 쿠폰을 제공하는 앱이다. 또 인터넷 동영상서비스(OTT)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OTT 이용 중 반투명 채팅창을 띄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스마트 팝업 뷰’ 기능도 추가했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는 “인도는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세계 1위를 수성하기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시장”이라며 “중국에서의 실패를 되풀이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삼성전자가 2014년 중국 점유율 1위였을 때 ‘프리미엄폰’ 전략을 고수하다 화웨이·샤오미 등이 저가폰으로 공략할 기회를 내주면서 중국 시장에서 밀려났다”며 “인도에서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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