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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짓눌러 살해' 美경찰 아내 "망연자실…이혼 결정"

중앙일보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경찰이 비무장 상태인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누르고 있다. 조지 플로이드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사망했다. 트위터 캡처

비무장 흑인을 과잉 진압해 사망에 이르게 백인 경찰의 아내가 "망연자실하다"며 이혼을 결정했다.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 있는 세쿨라 가족 법률 사무소는 29일(현지시간) 페이스북에 켈리 쇼빈을 대표한 성명을 게시했다. 켈리는 수갑을 차고 있던 흑인 조지 플로이드를 무릎으로 짓눌러 숨지게 한 경찰관 데릭 쇼빈의 아내다.


성명은 "켈리는 플로이드의 사망으로 망연자실했다"며 "플로이드의 가족을 비롯해 플로이드를 사랑한 이들과 이 비극을 슬퍼하는 모든 자들에게 지지를 보낸다"고 밝혔다.


이어 "켈리는 데릭과의 결혼을 끝내달라는 서류를 냈다"면서 "데릭과의 사이에 자녀는 없지만 어려운 시기 켈리의 자녀와 노부모 그리고 다른 가족들의 안전과 사생활을 존중해주길 정중히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 벌어진 미니애폴리스 헤네핀 카운티 검사인 마이크 프리먼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데릭을 3급 살인 및 우발적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지난 25일 사건 당일 경찰은 손님이 20달러짜리 위조지폐를 사용했다는 가게 측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데릭은 이 과정에서 저항하지 않는 플로이드를 강압적으로 제압했다.


한 시민이 당시 찍은 동영상에 따르면 플로이드는 "숨을 쉴 수 없다. 나를 죽이지 말라"며 고통스러워했고 주변 행인들은 데릭에게 플로이드를 놔주라고 소리쳤다.


하지만 데릭은 아랑곳하지 않으며 플로이드의 목을 총 8분 46초 동안 무릎으로 찍어눌렀다. 데릭은 플로이드가 의식을 잃은 뒤에도 2분 53초 동안 무릎을 목에서 떼지 않았다. 플로이드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이 사건에 연루된 경찰 4명은 모두 파면됐지만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26일 시작된 경찰 규탄 시위는 나흘째인 이날 미국 전역으로 번진 상태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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