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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후월드] “흉악범 즉시 사살, 독재 찬성” 브라질의 트럼프, 대통령 됐다

극우 보우소나루 결선투표서 당선

군 비리 폭로해 스타 된 육사 출신

국민들, 부패·살인·경제난에 염증

고용·성장 내세운 스트롱맨 선택





중남미 대륙의 가장 큰 나라 브라질에서 새로운 대통령이 탄생했습니다.


극우 성향 사회자유당(PSL) 소속 자이르 보우소나루(Jair Bolsonaroㆍ63) 후보가 28일(현지시간) 열린 대선 결선투표에서 득표율 55%로 당선됐습니다. 그와 맞붙은 페르난두 아다지 후보는 45%를 기록했죠. 아웃사이더 보우소나루의 완벽한 승리이자, 브라질을 넘어 중남미 좌파의 상징이었던 노동자당(PT)의 씁쓸한 몰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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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까지만 해도 브라질 대선은 한 치 앞을 알 수 없었습니다. 부패에 휘말린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의 지지율이 5%를 밑도는 상황에서, 브라질의 최전성기를 이끌었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전 대통령이 출마를 선언해 지지율 1위를 달렸거든요.

줄곧 2위였던 보우소나루에게 기회가 온 것은 지난 8월입니다. 브라질 법원이 "부패 혐의로 재판 중인 룰라 전 대통령은 출마 자격이 없다"고 결정한 겁니다. 노동자당은 룰라만큼 파괴력 있는 후보를 내지 못해 우왕좌왕했고 이때부터 보우소나루의 지지율은 쑥쑥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를 반대하는 이들의 목소리도 높아졌죠. 왜냐구요?


보우소나루는 일찌감치 ‘브라질의 트럼프’로 불려온 인물입니다. 여성과 비백인, 동성애 혐오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냈기 때문이죠. 취미는 ‘막말’ 특기는 ‘더욱 막말’이랄까요….


“여성과 흑인은 국가 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는 말은 유명하고요, 심지어 한 여성 의원에겐 “당신은 너무 못생겨서 강간당할 일이 없을 거다”는 험악한 말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벌금형을 선고받기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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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다못한 브라질 여성들이 온라인에서 ‘엘 나오(EleNao·그는 안 된다)’ ‘엘 눈까(EleNunca·그는 절대 안 된다)’ 라는 말에 해시태그를 달아 보우소나루 반대 운동을 펼치기도 했지만 그의 막말은 계속됐습니다.

그뿐 아닙니다. 그는 군부 독재를 긍정하고 찬양하는 발언을 공공연히 했죠. 브라질에서 군부 독재는 아픈 기억입니다. 1964년 쿠데타로 집권한 군부가 85년까지 독재를 휘둘렀는데, 이 시기 국가 폭력으로 희생된 사람들이 어마어마하거든요. 그런데도 보우소나루는 의회가 엉망인 점을 지적하며 “독재로 곧장 가자” “사람을 고문하고 죽이지 않은 게 독재 정권의 실수”라는 등의 말을 거리낌 없이 내뱉었습니다.


정말 ‘아니올시다’인 것 같은데 그는 어떻게 대통령에 뽑혔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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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라 시절 정점을 찍었던 브라질 경제는 이후 날개를 잃은 듯 추락을 거듭해 왔습니다. 현재 실업률은 12~13%에 달하죠. 설상가상으로 대통령부터 시작해 수많은 정치인이 부패 사건에 줄줄이 걸려들었습니다. 좌파고 우파고 가릴 것 없었죠.

기성 정치인에 질릴 대로 질린 사람들은 부패에 물들지 않은 ‘아웃사이더’ 보우소나루에게 신선한 매력을 느꼈습니다. 성장과 고용 확대를 기치로 내걸고 공기업 민영화를 다짐한 점도 주효했죠.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민심이 트럼프에 쏠린 양상과 무척 비슷합니다.


더 큰 이유는 치안입니다. 브라질에선 시내에서 총격전이 벌어져 평범한 시민들이 목숨을 잃었다는 뉴스가 거의 매일같이 쏟아져나올 정도로 이 문제가 심각합니다. 지난해 살인 사건으로 목숨을 잃은 이만 6만 명이 넘고, 살인율은 10만 명당 30명이 넘어 엘살바도르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죠.


이런 상황에서 ‘강한 경찰력’ ‘흉악범 즉시 사살’ ‘미성년도 가차 없이 처벌’ 등의 구호를 내세운 보우소나루는 사람들의 마음을 강하게 잡아끌었습니다. 반대파들은 ‘중남미의 두테르테(폭력적인 성향의 필리핀 대통령)’라며 비판했지만, 24시간이 불안한 시민들에게 보우소나루의 구호는 먹혀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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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 군사독재 시절엔 거리가 안전했다” “그 시절엔 경제가 성장했다”는 등의 말은 오히려 향수를 자극했습니다. “대통령에 당선이 된다면 거리 순찰에 무장 군인을 투입하겠다”는 발언에 지지층은 열광했고요.

이민자에 대한 혐오 발언도 표심을 건드렸습니다. 바로 위에 망해가기 직전인 나라 베네수엘라가 있기 때문인데요. 브라질은 워낙 대국인 데다 베네수엘라보다 사정이 낫긴 하지만 ‘내 코가 석자’인 브라질 사람들에게 불법 이민자들이 좋게 보일 리 없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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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우소나루는 브라질 상파울루주 캄피나스 출신입니다. 그의 부모는 이탈리아 이민자였죠. 육군사관학교를 나와 직업 군인이 된 그는 "야망있고 저돌적이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평범한 군인 보우소나루가 일약 스타로 떠오른 것은 1986년입니다. 한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군인들의 임금이 낮은 것은 군 수뇌부의 부패 때문”이라며 내부 비리를 폭로한 겁니다. 그는 곧 체포됐지만, 행운이 따른 것일까요. 군부 독재가 끝난 직후 사회가 급격히 변화하는 상황에서 보우소나루는 스타였고 결국 무죄 선고를 받습니다.


인기에 힘입어 1988년 그는 기독교민주당 소속 리우데자네이루 시의회 의원으로 정치에 발디딥니다. 이 기세를 이어 90년에는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됐죠. 이후 ‘진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성향은 보수인 '진보개혁당' '브라질진보당' 등으로 무려 아홉 번이나 당적을 바꾼 끝에 사회자유당에 안착합니다.


‘군인 출신으로 군 내부 비리를 폭로해 스타가 됐다’는 점은 그를 이해하는 데 핵심 중 핵심입니다. 부패에 물든 브라질에서 사람들이 열광할 만한 요소이기 때문이죠. 이런 점을 정확히 꿰뚫고 있는 그는 "대통령에 당선이 되면 군 장성들을 주요직에 임명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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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정치 인생에서 가장 큰 위기는 ‘피습 사건’이었습니다. 지난달 선거 유세 중 반대자에게 흉기로 공격을 받은 거죠. 가벼운 부상은 아니었습니다. 출마를 포기할 수도 있단 얘기가 흘러나왔죠.

하지만 그는 부상을 곧 회복하고 다시 지지자들 앞에 나서서 필승을 다짐합니다.


이 사건 덕에 지지층은 결집했고 오히려 지지율은 고공 행진했죠.









보우소나루가 내민 정책의 핵심은 ‘성장’과 ‘고용 확대’입니다. 현재 브라질의 최대 현안은 연금개혁인데 이것도 단단히 손보겠다고 벼르고 있습니다. 때문에 브라질 증시는 오르고 있고 경제가 나아질 것이란 기대도 큽니다.

하지만 그가 경제에 대해 잘 모른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습니다. 무엇보다 민주주의를 후퇴시킬 것이란 부정적 전망이 계속 나오고 있죠. 그의 당선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휴먼라이트워치는 “보우소나루의 정책을 면밀히 지켜볼 것”이란 경고를 내놓았죠.


브라질은 중남미에서 핵심 국가로 꼽히는 나라입니다. 땅덩이가 가장 큰 것은 물론, 경제 규모도 크고 정치적으로도 중남미의 실질적 리더 역할을 해왔거든요. 룰라 대통령 시절 여러 이웃 국가들의 좌파 정권 구심점 역할을 했던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또 미국, 중국 등 강대국과의 관계를 설정하는 데도 중심을 잡아 왔죠. 브라질의 새로운 대통령에 중남미는 물론 세계가 주목하는 이유입니다.


카니발, 축구의 나라로 유명한 이 매력적인 나라에 앞으로 어떤 변화가 일까요?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 재미로 풀어보는 오늘의 퀴즈


'브라질의 트럼프'로 불리는 보우소나루 대통령


막말 논란 속 대권을 거머쥔 아웃사이더 정치인


Q1 :브라질 대선에서 극우 성향으로 당선된 새 대통령의 정확한 이름은?


Q2 :보우소나루 당선인의 대선 공약에 해당하지 않는 것은?


Q3 :다음 중 보우소나루가 거쳐온 정당이 아닌 것은?


Q4 :노동자당(PT) 출신으로 중남미 좌파의 상징으로 불렸던 브라질 전직 대통령은?


-정답확인 : https://news.joins.com/article/olink/22665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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