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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실리콘밸리, 판교] 카톡 선물하기의 힘…대목엔 하루 100억어치 팔아치운다

한국의 실리콘밸리, 판교

9년 전 시작해 1700만명 이용

5000~1만원 부담없는 가격대

올해 매출 규모 3조원 넘을 듯

월요일이 최다, 20%는 셀프 선물


한국인 1700만 명이 사용하는 선물 가게가 있다. 잘 팔릴 땐 하루 100억원 어치씩 선물이 팔려나간다. 오프라인 매장은 없다. 하지만 이 선물 가게의 올해 매출은 3조원 대에 달할 전망이다. e커머스 1위인 쿠팡이 지난해 매출 4조4227억원을 올렸다. 쿠팡은 4조 어치를 팔 동안 1조970억원의 영업 손실을 냈지만, 이 선물 가게는 소리소문 없이 매출은 물론 이익 규모도 키워가고 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가 그 주인공이다. 2010년 12월에 서비스를 시작했다.


중앙일보는 카카오톡으로 간편하게 선물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한 ‘카카오톡 선물하기’가 서비스 개시부터 지금까지 쌓은 빅 데이터(Big Data)를 단독으로 입수해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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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0여개 회사가 카톡으로 선물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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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선물하기’는 선물에 대한 기존 관념을 완전히 바꾼 것으로 평가받는다. 과거 선물은 친한 사람이나 연인끼리 주고받는 것이란 의미가 강했다. 오프라인 매장을 찾아 선물을 고르고 정성스레 포장하는 번거로움도 뒤따랐다. 3000원~4000원짜리 선물은 ‘너무 저렴한’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이런 생각들을 ‘과거의 것’으로 만들었다.


이는 판매자나 구매자의 증가 추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여민수 카카오 대표는 8일 “선물하기의 2분기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55% 이상 성장했다”며 “(카카오톡의) ‘오늘 생일인 친구’ 탭을 통해 지난 1년간 선물을 받았던 경험이 선물을 주는 경험으로도 이어지면서 구매자 수와 거래액이 함께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비스 개시 당시 15개였던 파트너사는 현재 6000여 개로 400배가 늘었다. 6000여개 회사가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통해 뭔가를 판다는 의미다.



빼빼로 데이에 카톡 선물로 100만개 넘는 빼빼로 팔려


‘카카오톡 선물하기’가 가장 바쁜 날은 ‘밸런타인데이(2월14일)’와 설날 등 명절이다. 올해 밸런타인데이에는 하루 거래액이 100억원을 가볍게 넘겼다. ‘빼빼로 데이(11월 11일)’ 같은 각종 기념일도 대목이다. 지난해 빼빼로 데이엔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100만 개가 넘는 빼빼로가 팔렸다.


카카오톡 선물하기가 가장 붐비는 요일은 월요일. 방문자 수가 가장 많은 시간대는 오전 9시 전후라고 한다. 구매력 있는 직장인들이 갓 출근한 직후 카카오톡의 ‘생일인 친구’ 탭을 확인하는 시간대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기 자신에게 선물 주기도 20%


전체 선물 중 80%는 타인에게 하지만 20%는 자기 자신에게 준다. 카카오프렌즈 제품의 경우 선물하기 주요 이용자는 여성이다. 전체의 70%가 여성이었다. 연령대별로는 20대가 50%, 30대가 26%를 각각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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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잘 팔리는 선물의 가격대는 5000원~1만원 선의 비교적 부담 없는 가격대의 선물들이다. 카테고리별로는 ▶커피 등 카페 관련 ▶아이스크림류 ▶각종 상품권 ▶치킨 ▶베이커리 순으로 인기다. 최근엔 향수와 패션, 의류 등도 강세를 보인다고 한다.


브랜드별로는 스타벅스가 카카오톡 선물하기의 절대 강자다. 6000여 개 파트너사 중 거래액이 가장 많다. 이어 배스킨라빈스와 신세계백화점, 파리바게뜨, 교촌치킨 순으로 거래액 규모가 크다. 라이언과 무지 등 카카오프렌즈 제품군 중에선 카카오프렌즈 LED 데일리 미니 가습기, 무선 충전 선풍기, 미니 얼굴 쿠션 등이 많이 팔렸다.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통해 2030들이 어떤 책을 즐겨 익는지도 파악할 수 있다. 에세이류가 인기다. 8월 첫째 주 현재 가장 많이 팔린 책은 『튜브, 힘낼지 말지는 내가 결정해』였다.



선물 은근히 추천하는 ‘넛지’의 기술, 적극 활용 중


카카오톡 선물하기가 인기를 끄는 건 거의 온 국민이 쓰는 플랫폼인 카카오톡에 힘입은 바 크다. 선물을 고르는 수고로움을 덜어주는 다양한 장치들이 적절하게 배치된 덕도 있다. 일종의 ‘넛지(Nudgeㆍ자연스러운 개입으로 타인의 선택을 유도)’다.


한 예로 지난해 5월에 카카오톡 생일 알림 기능을 추가한 게 대표적이다. 카카오톡 이용자는 자신과 관련된 사람의 생일을 자연스레 알 수 있게 됐고, 이는 선물 구매를 유발하는 자연스러운 장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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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방텐트, 문풍지도 선물 가능


선물을 고르는 일을 돕는 선물 검색기능이나, 선물 추천 기능도 그렇다. 카카오 측은 ‘한파 대비’나 ‘원기 회복’ 등 테마별 영역을 만들어 관련 상품의 정보를 묶어서 제공한다. 한 예로 원기회복 카테고리에선 홍삼과 비타민, 쇠고기 등이, 한파 대비에선 난방텐트와 문풍지 등이 자연스레 함께 추천된다.


카카오톡 선물하기가 꾸준히 성장하면서 중소 브랜드의 든든한 판로가 되고 있다는 건 카카오 측의 자랑거리다. 인테리어 소품 등을 판매하는 비아케이 스튜디오(Via K Studio)는 2017년 전체 매출 중 55%를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통해 거뒀다. 가방과 의류 등을 판매하는 마리몬드는 아예 카카오톡 선물하기 전용 상품을 출시할 정도다.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앞으로도 계속 진화할 예정이다. 여민수 대표는 “8월부터는 글로벌 유명 브랜드까지 상품군을 확대해 이용자의 상품 선택의 폭을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판교=이수기 기자 retalia@joongang.co.kr


■ [판교소식] ‘실리콘밸리 잡페어 2019’


개발자 채용 플랫폼 프로그래머스가 12일부터 이달 말까지 취업 준비생 및 현직 개발자를 대상으로 ‘실리콘밸리 잡페어 2019’ 지원 접수를 받는다. ‘실리콘밸리 잡페어 2019’는 국내 개발자와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유망 스타트업을 이어주는 온라인 채용 박람회다. 이번 잡페어에는 실리콘밸리 소재 10여 개 기업이 참여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채용할 계획이다. 이력서 접수는 프로그래머스 웹 사이트에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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