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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BTS가 경찰 물리쳤다" 美시위대서 K팝 등장, 무슨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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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숨진 '조지 플로이드 사망' 관련 시위에서 K-POP이 저항의 도구로 떠올랐다. K-POP 동영상이 미국 내 인종차별에 대한 저항의 '밈(meme·특정 콘텐트를 모방해 재생산하는 인터넷 놀이)'이 된 것.



무슨 일이야?




·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경찰이 지난 31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아이워치 댈러스(iWatch dallas)' 앱을 통해 불법시위 영상을 제보해달라고 요청했다. "시위와 관련 불법적 행동이 담긴 영상이 있다면 댈러스 경찰에 공유해 달라. 익명을 보장하겠다"는 내용.


· 해당 요청을 본 트위터 사용자들은 경찰의 의도와 정 반대로 반응했다. 이 앱에 'K-POP 팬캠'(fancam, 팬들이 직접 촬영하거나 편집한 영상)을 대량으로 올려 해당 앱을 하루 만에 다운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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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K-POP이 왜?




"영상을 통해 시위대의 얼굴을 확인하고 검열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트위터 이용자(@7soulsmap)의 의혹 제기로 앱에 대한 공격이 시작됐다.


· K-POP 팬인 트위터 사용자(@YGHT)는 " 앱을 다운로드해서 (K-POP) 팬캠을 홍수처럼 올리자. 그들이 어떤 정보도 찾지 못하도록"이라는 글을 올렸고, 해당 글은 10만 6000개 이상의 '좋아요'와 댓글 4만 개 이상을 불러왔다. 미국 IT 매체 매셔블은 "(경찰이)시위대를 식별할 수 있는 모든 정보를 덮어 버리려는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 지역 언론 댈러스 모닝 뉴스에 따르면 방탄소년단(BTS)샤이니 태민 등의 영상이 대규모로 앱에 업로드됐다. 댈러스 경찰의 트위터에도 K-POP 팬캠이 수백개 올라왔다. 한 트위터 사용자(@Suburban sue)는 " K-pop 스타가 경찰을 물리치는 날이 올 줄 몰랐다"는 글을 남겼다.



무슨 의미야?




트위터를 중심으로 미국 공권력과 트럼프 정부를 향한 '온라인 게릴라전'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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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워치 댈러스 앱에 대한 총공격 이후 트위터에선 K-POP 팬캠을 이용한 조직적 저항이 확산되고 있다. K-POP팬 @ngelwy 계정을 중심으로 산타모니카, 필라델피아,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 지역 경찰, 소방서 등의 제보 앱을 무력화할 전략과 공격 방법이 공유되고 있다.


· 트위터 사용자들은 대용량 영상 파일을 경찰 앱에 올리거나 가짜 전화번호를 사용해 제보하자는 등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있다.



왜 트위터에서 K-POP이?


전세계 월 사용자(MAU)가 3억 3000만명에 달하는 트위터에는 K-POP을 좋아하고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은 사용자가 많다.


· 트위터는 SNS 중에서도 해시태그(#)를 활용한 캠페인이 가장 활발하다. 성폭력 피해 경험을 폭로한 #metoo(미투), 프랑스 표현의 자유 운동 #JeSuisCharlie(나는 사를리다)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blacklivesmatter(흑인의 생명은 중요하다)가 대표적. 국내에서도 2016년 #문단_내_성폭력 을 공론화 하는 창구로 트위터가 활용됐다. 2010년 중동 '재스민 혁명'의 단초도 트위터.


· 트위터는 K-POP 팬의 소통창구이기도 하다. 지난해 K-POP관련 트윗은 61억건. 게임 관련 트윗(12억 건)의 5배다. 2613만 팔로워를 보유한 방탄소년단은 2017~2019년까지 3년 간 사용자에게 가장 많이 언급된 전세계 뮤지션 1위이다.


· 지난해 3월 한국을 방문한 잭 도시 트위터 CEO는 "저도 K-POP을 좋아하고, 트위터도 K-POP에 힘입어 성장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 트위터의 목표는 대화와 공론을 통해 사회에 영향을 미치고, 폭력과 증오의 확산을 막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위터와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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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위터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대립각을 세운 상태. 5월 26일 '우편 투표는 선거 부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5월 26일)에 트위터가 '사실 확인이 필요한 주장'이라는 딱지를 붙인 게 사건의 시작.


·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트위터 때리기에 나섰다. 트위터같은 플랫폼 사업자의 면책특권을 보장하는 '통신품위법 230조'를 재검토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트위터도 반격을 이어갔다. 시위대에 '약탈하면 발포한다'며 발포 가능성을 담은 트럼프의 트윗에 '폭력을 미화한다'는 경고 문구를 붙였다.



한 걸음 더 들어가면




미 전역으로 확산된 인종차별 반대 시위는 공권력의 '감시 기술'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전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로 각국 정부는 감시·추적 기술을 대폭 강화했다.


· IT기술 전문 매체 원제로는 "익명 시위의 시대가 끝났다"라는 분석기사를 통해 "미국 정부기관이 안면 인식 기술을 활용해 시위에 참석한 이들을 식별할 수 있게 됐다"며 "시위대의 개인정보와 시민의 자유를 침해할 위험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 버즈피드 뉴스는 이번 흑인 사망 사건 진원지인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경찰이 인공지능(AI) 안면 인식 시스템인 '클리어뷰(Clearview)'를 활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시위대도 기술적 저항을 시작했다. 트위터를 통한 조직적 공격뿐 아니라 시위 사진의 메타정보를 삭제하는 도구(Image Scrubber)를 개발해 코딩플랫폼 깃허브(git-hub)에 공유하며 시위대 보호에 나섰다. 해시태그 운동(#blacklivesmatter)이 온라인 행동주의(activism)로 진화하는 모습.



더 알면 좋은 것




· 미국에선 코로나19가 팬데믹으로 퍼지기 전 뉴욕, 미시간 등 일부 주와 도시에서 '안면 인식 금지 법안'을 추진했다. 감시 기술로부터 개인정보를 보호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컸다.


· 그러나 코로나19가 많은 것을 바꿨다. 미국 정부는 안면 인식 기술 활용도를 높이며 다양한 분야에서 시험 적용하고 있다. 감시기술을 공권력에 활용하는 데는 중국이 가장 앞서있다. 코로나19 방역을 명분으로 전국적인 안면 인식 시스템을 구축한 중국은 홍콩 시위대 검거에 이 기술을 활용 중이다.


정원엽 기자 jung.wonyeo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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