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칸영화제 경쟁부문 면면
다음달 14일 개막, 19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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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에 면한 프랑스 남부 작은 도시 칸은 세계적인 영화 축제로 유명하다. 칸 영화제가 공식 경쟁부문에 초청하는 영화는 20편 남짓. 일단 초청만으로도 영광이라고 할만하다.
다음달 14일 개막하는 올해 칸 영화제가 지금까지 발표한 공식 경쟁작은 19편. 송강호·이선균이 주연한 봉준호 감독 새 영화 '기생충'이 그 중 하나다. 봉 감독은 "지금 현재 우리 시대의 생생한 모습이 담긴 영화를, 칸 영화제의 열기 속에서 처음으로 선보이게 되어 영광스럽고 설레는 마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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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칸 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은 2년 전 넷플릭스 영화 '옥자'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 하지만 다른 경쟁작 면면을 살펴보면 이 정도로 명함을 내밀기는 쉽지 않다.
우선 영국의 이름난 사회파 감독 켄 로치는 2016년 '나, 다니엘 블레이크'와 2006년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으로 칸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두 차례나 수상했다. 올해 83세인 그는 몇 년 전 스스로 은퇴 얘기를 꺼내기도 했지만 어느새 없던 일이 됐다. 매번 형제가 함께 연출을 하는 벨기에 감독 장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역시 2005년 '더 차일드'와 1999년 '로제타'로 황금종려상을 두 번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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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직한 사회적 소재를 충격과 감동으로 그려온 감독들답게 신작도 지금 시대의 첨예한 문제가 어른거린다. 켄 로치의 신작 '쏘리 위 미스드 유(Sorry We Missed You)'는 배달 일로 근근히 살아가는 주인공을 통해 '긱 이코노미(geek economy)'로 불리는 새로운 고용형태가 지닌 문제를, 다르덴 형제의 '젊은 아메드'(Young Ahmed)는 교사를 죽이려는 10대 청소년을 통해 종교적 극단주의의 문제를 겨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0년 전 '내 어머니의 모든 것'으로 감독상을 받은 페드로 알모도바르는 이번에는 영화감독이 주인공인 자전적 영화 '고통과 영광'(Pain and Glory)을 선보인다.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영화감독 역을, 페넬로페 크루즈가 그 엄마 역을 맡았다. 스페인에선 3월 개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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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30대에 접어든 젊은 감독 겸 배우 자비에 돌란도 있다. 캐나다 퀘백 출신인 그는 20대 시절 '마미'로 심사위원상, '단지 세상의 끝'으로 심사위원대상을 받으며 '천재' 소리를 들었다. 다재다능한 그답게, 신작 '마티아스&맥심'(Matthias & Maxime)도 주연을 겸했다.
이번 영화제는 테렌스 맬릭 감독이 '트리 오브 라이프'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지 8년만에 경쟁부문에 돌아오는 것도 화제다. 신작 '히든 라이프'(A Hidden Life)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에 맞서며 양심적 병역거부를 하다 처형당한 오스트리아 실존인물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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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천국보다 낯선'으로 신인감독에게 주는 황금카메라상을 받은 미국 독립영화계 스타 감독 짐 자무쉬는 빌 머레이, 틸다 스윈튼 등이 나오는 좀비 코미디 '데드 돈트 다이'(The Dead Don't Die, 죽은 자는 죽지 않는다)를 경쟁작이자 개막작으로 선보인다.
기대를 모은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신작 '옛날 옛적 할리우드에서(Once Upon a Time in Hollywood)'는 영화제가 18일 발표한 리스트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살인마 찰스 맨슨 사건이 불거진 1969년이 배경인 이 영화는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브래드 피트, 마고 로비 등 캐스팅 역시 화려하다. 하지만 아직 편집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는 타란티노 감독의 '펄프 픽션'이 황금종려상을 받은 지 25주년. 그의 신작이 영화제 개막 전 완성될 수 있다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것은 분명하다.
반면 첫 장편으로 경쟁부문에 초청된 프랑스 감독 라디 리도 있다. 그의 '레미제라블’(Les Miserable, 불쌍한 사람들)은 2005년 파리 교외에서 발생한 경찰과 이민자 청소년들의 충돌 사태가 소재인 영화. 아시아 감독 영화로는 중국 디아오 이난 감독의 '들기러기 호수'(The Wild Goose Lake)도 있다. 칸 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 이어 경쟁부문은 처음인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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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19편의 경쟁부문 초청작에서 여성 감독 영화는 4편. 오스트리아 감독 예시카 하우스너의 '리틀 조'(Little Joe), 프랑스 감독 셀린 샤마의 18세기 시대극 '포트레이트 오브 어 레이디'(Portrait of a Lady on Fire) 등이다. 지난해 영화제에서 그동안의 칸 영화제에 대한 비판, 성평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던 것에 비해 엄청난 변화로 보긴 힘들다. 다만 '주목할 만한 시선' 등 다른 부문을 합하면 올해 여성 감독의 공식 초청작은 모두 13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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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작은 아니지만 화제를 예약한 영화와 스타도 있다. 영국 팝의 황제 엘튼 존을 다룬 '로켓맨'은 비경쟁작이자 공식 초청작으로 선보인다. '킹스맨'의 테런 에저튼이 주인공 엘튼 존 역할을 맡았다. 아르헨티나의 세계적 축구 영웅을 다룬 다큐 '디에고 마라도나'도 비경쟁 공식 초청작으로 상영된다. 영화 '태양은 가득히' '암흑가의 두 사람' 등으로 이름난 배우 알랭 들롱은 올해 영화제에서 평생공로상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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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남 기자 hoon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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