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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인상도 잘생긴 '베이비 스포츠카' …뉴 푸조 408 타봤더니

지난 5월 린다 잭슨(Linda Jackson) 푸조 최고경영자(CEO)가 방한했다.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적극적인 브랜드 강화 의지와 미래 모빌리티 전략을 밝히기 위해서였다. 잭슨 CEO는 이 자리에서 “‘뉴 푸조 408’을 인도·아시아·태평양(IAP) 지역 중 한국에서 가장 먼저 출시한다”고 밝혔다. 한국에 푸조의 존재감을 확실히 심기 위한 ‘비밀 병기’로 꺼내 든 카드가 ‘뉴 푸조 408’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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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형 뉴 푸조 408의 모습. 사진 스텔란티스코리아

푸조의 ‘비밀 병기’인 뉴 푸조 408을 최근 시승했다. 시승 중에는 서울 도심과 경기도 파주, 고양 등을 고르게 오갔다. 주행거리로 300㎞쯤 달렸다. 국내에 출시된 트림인 알뤼르(4290만원)와GT(4690만원) 중 GT를 시승했다. 경쟁이 가장 치열한 C세그먼트(준중형)에 속한 뉴 푸조 408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세단의 중간 성격인 크로스오버차량(CUV)이다.

‘수퍼카 닮은’ 잘생긴 외모 인상적

차의 첫인상은 ‘이 녀석 잘생겼네’였다. 브랜드를 불문하고, 요즘 워낙 ‘잘 빠진’ 차가 많다. 디자인은 물론, 이를 구현할 수 있는 제조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한 덕이다. 하지만 뉴 푸조 408은 그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었다. 푸조 측에선 아예 ‘베이비 스포츠카’라고 스스로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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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푸조 408의 모습. 사자의 송곳니를 형상화 한 주간 주행등이 눈길을 끈다. 이수기 기자

고유의 날렵한 헤드라이트와 사자 송곳니를 본뜬 날카로운 주간주행등(DRL)은 물론 새로운 엠블럼과 화려하게 다듬어진 프런트엔드의 디테일 덕에 차는 공격적인 스포츠카를 연상시켰다. 사자 머리 형상(벨포르 라이언)의 엠블럼은 기존보다 크기를 더 키웠다. 뒷모습은 특히 수퍼카 브랜드 람보르기니와 유사한 스타일로 마무리됐다. 우스갯소리로 이 차를 두고 '보급형 람보르기니'라는 별칭이 나오는 이유다.

실내 공간은 여유

SUV의 장점을 대거 취한 덕에 실내 공간에도 일단 합격점을 줄 만했다. 뉴 푸조 408은 4700㎜의 전장과 각각 1850㎜의 전폭, 1485㎜의 전고를 각각 갖췄다. 기존 브랜드 아이콘이던 푸조 308 대비 한결 실내가 넓어졌다. 실제 4인 가족이 타도 크게 불편한 느낌은 들지 않았다. 참고로 현대차의 준중형 SUV인 투싼의 전장이 4630mm, 전폭은 1865mm, 전고는 1665mm다. 다소 좁다는 평을 듣던 전작들의 단점을 만회한 셈이다.


트렁크 공간도 비교적 여유로웠다. 기본 536L에서 뒷좌석을 접으면 트렁크 공간은 최대 1611L까지 확장됐다. 골프백 두 개 정도는 거뜬하다는 의미다. 2열을 접기 전에도 박스카처럼 깊이 있고 반듯한 트렁크 덕에 웬만한 짐은 별 어려움 없이 실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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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형 뉴 푸조 408의 실내. 사진 스텔란티스코리아

실내는 한 마디로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다. 비행기 조종석을 본뜬 인체 공학적 구조의 아이 콕핏 운전석과 위아래를 평평하게 자른듯한 D 컷 스티어링 휠, 중앙 터치스크린 등이 심플한 느낌으로 배치돼 있었다. 특히 중앙 터치스크린은 10인치 크기로 종전보다 크게 키웠다.


여기에 아이-커넥트(i-Connect®)는 응답성과 사용성이 괜찮은 편이다. 애플 카플레이나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를 통해 스마트폰 미러링도 가능하다. 다만, 아직 현대차·기아 등의 매끄러운 내비게이션 등에 익숙한 운전자라면 다소 아쉬움을 느낄 것 같았다.

주행 성능보다는 ‘실속’에 방점

뉴 푸조 408은 ‘도심형 데일리카’를 표방한다. 강렬한 주행 성능보다는 '실속'에 주력한 차다. 한 마디로 출·퇴근 등 일상적인 용도로 적합한 녀석이다. 매일 봐도 질리지 않는 디자인은 그 점에서 더 매력적이다. 최고 출력은 131마력, 최대 토크는 23.5kg.m다. 복합 효율은 12.9㎞/L(도심 11.5㎞/L, 고속 15.0㎞/L)다. 하지만 실제 연비는 이보다 훨씬 나은 느낌이 들었다. 푸조 특유의 주행감도 운전하는 재미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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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형 뉴 푸조 408의 모습. 사진 스텔란티스코리아

아쉬운 점도 있다. 고속 주행 구간에서는 다소 차가 힘에 부쳤다. 특히 시속 120㎞ 이상의 고속 주행에서는 더 그랬다. 도심 도로에서는 정지 후 가속 페달을 밟을 때마다 살짝 반응이 늦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스톱앤고' 기능에 익숙지 않은 이라면 이런 느낌을 더 많이 받을 것 같았다.

살짝 약한 힘은 아쉬워

이유는 분명하다. 뉴 푸조 408의 심장은 1.2L 가솔린 터보 엔진이다. "배기량을 낮추고 터보차저를 장착해 크기와 무게는 줄이고, 연료 소비와 이산화탄소 배출은 줄였다"는 설명이다. 엔진이 작으니 그만큼 힘도 약한 것이다. 이는 푸조도 부인하지 않는다. 대신 명확한 강점인 높은 연비와 매력적인 외관을 앞세워 MZ세대 운전자를 유혹하고 있다. 눈에 띄는 디자인 덕에 소위 '하차감'도 나쁘지 않다.


앞서 언급한 대로 뉴 푸조 408의 가격은 4290만원(알뤼르)~4690만원(GT)이다. 최근 수입차 브랜드 간 가격 경쟁이 치열한 덕에 일정 부분 할인 혜택도 준다. 장점과 단점 중 어느 부분을 크게 볼지는 결국 소비자 개개인의 판단에 달렸다.


이수기 기자 lee.soo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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