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서 올해 첫 사망자...지금 조심해야 하는 '치사율 50%' 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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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가 이어지면서 비브리오패혈증 주의보가 내려졌다. 지난 5일 숨진 전남의 50대 남성 A씨의 사인이 비브리오 패혈증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비브리오패혈증에 의한 올해 첫 사망자다. 전남도에 따르면 A씨는 당뇨병과 간경화를 앓고 있었다고 한다. 그는 2일 구토와 어지러움증을 호소하며 동네 병원을 찾았지만, 증상이 급격해 악화돼 3일 광주의 대학병원에 이송됐다. 그리고 불과 이틀 뒤 숨졌다. 올해 전국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비브리오패혈증 환자는 A씨를 포함해 총 6명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3명, 인천 1명, 경남 1명, 전남 1명이다.
여름철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비브리오 패혈증은 치사율이 40~60%에 달한다. 감염병 중에서도 치사율이 매우 높은 편이다. 하루~이틀 사이 빠르게 진행되는 위험한 감염병이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비브리오 패혈증에 대해 정리했다.
비브리오 패혈증을 일으키는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은 18도 이상의 온도가 높고, 염도가 높은 바다에서 잘 증식한다. 여름철 국내 서해ㆍ남해의 얕은 바다는 어디든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에 오염돼있다고 보면 된다. 여기서 잡은 어패류를 익히지 않고 섭취하거나, 맨발로 바다에 들어갈 경우 피부 상처를 통해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이 침투해 감염될 위험이 높다. 국내에서는 7월~10월까지 4개월간 환자가 많이 발생한다.
건강한 사람이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에 감염됐을 때 패혈증으로 진행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건강한 사람은 식중독처럼 설사 정도로 가볍게 앓고 지나간다. 피부상처를 통해 감염됐더라도 피부와 연조직 감염으로 가볍게 앓고 지나간다. 패혈증은 만성간질환, 알콜중독, 당뇨병, 암환자, 면역저하환자 등 고위험 환자에 한해서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균에 오염된 음식을 섭취하면, 균이 장벽을 뚫고 간문맥을 타고 간으로 들어온다. 정상적인 상태라면 간에 있는 쿠퍼세포(Kupffer cell)가 장을 통해 들어오는 균을 사전에 제거한다. 하지만 만성 간질환 환자들은 쿠퍼세포가 정상적 기능을 못하기 때문에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이 간을 무사 통과해 혈액을 통해 전신을 돌아다니며 패혈증을 일으키게 된다. 또 만성 간질환 환자들은 혈액내 철분이 상당히 높은데,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은 혈액내 철분을 이용해 병독성을 급격히 증가시킨다. 이 두 가지 이유 때문에 만성간질환 환자는 특히 취약하다.
비브리오 패혈증에 걸리면 갑자기 고열, 오한, 근육통 등의 증상이 시작되고, 피부의 발진, 수포, 출혈, 괴사 증상도 나타난다. 증상은 시시 각각 눈에 띄게 빠르게 진행되면서 구토를 하고, 의식이 떨어지며, 저혈압 쇼크가 일어난다.
2~3일 내에 사망할 수 있어...고위험군, 즉시 병원 가야
비브리오 패혈증은 발병 24시간 이내 얼마나 빨리 대처했느냐에 따라 예후(치료결과)가 달라진다. 만성간질환, 당뇨, 만성신부전, 암환자, 면역저하환자가 여름에 어패류를 섭취하고 고열, 구토, 복통, 피부발진 및 수포가 생긴다면 비브리오 패혈증을 의심하고 신속하게 병원을 찾아야 한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발병 2~3일 내에 사망할 수 있다. 때문에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항생제 투여, 괴사조직의 수술적 제거, 수액ㆍ혈압상승제 투여 등의 과감하고 빠른 치료를 받아야 한다. 조금이라도 의심되면 빨리 병원을 찾는게 좋다. 고위험군은 여름철에 어패류를 날로 섭취하는 것을 피하고, 먹는다면 충분히 익히거나 끓여 먹는 것이 안전하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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