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초보도 문제 없다, 두 발로 누비는 스위스 알프스
그린델발트·체르마트 하이킹
초급자도 어려움 없는 걷기 여행
케이블카 타고 고지대에서 출발
절벽 따라 이어진 아이거 트레일
마테호른 바라보는 호수길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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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2년 완공된 융프라우 산악열차는 세계인의 버킷 리스트가 된 지 오래다. 그래서 융프라우요흐로 향하는 길목인 그린델발트(Grindelwald)는 4000명 밖에 살지 않은 산악마을인데도 연중 여행객으로 북적거린다. 9월 초순 그린델발트에 도착하자마자 탄성을 뱉었다. 우람한 봉우리 아이거(Eiger·3970m)에 눈앞에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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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드린의 설명을 듣고 나서야 안심이 됐다. 아이거 트레일은 아이거 정상에 오르는 산길이 아니라, 아이거의 북쪽 경사면을 곁에 두고 걷는 하이킹 코스였다. 코스 낙차가 700m 정도인데, 산악 철도를 타고 트레일 고점에 닿을 수 있단다. 저점까지 내려오기만 하면 됐다.
해발 1034m의 그린델발트역에서 기차를 타고 2327m에 자리한 아이거글레쳐(Eigergletscher)역에서 내렸다. 아이거글레쳐역이 하이킹 출발점이었다. 역사 옆 오솔길의 노란색 표지판이 걷는 방향을 알려줬다. 융프라우 설산을 등지고, 장엄한 산세를 마주 보며 걸었다. 걸을 맛이 나는 길이라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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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미안해. 미리 얘기하면 겁먹을 것 같았어.”
산드린이 “더는 오르막은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리고는 오른편을 가리켰다. 해발 1600m의 아이거 북벽이 코앞에 있었다. 수직에 가까운 경사를 자랑하는 아이거 북벽은 등반이 까다로워 ‘악마의 북벽’이라 불린다. 다시 완만한 내리막길을 걸으니 알프스의 절경이 비로소 눈에 들어왔다. 아이거 트레일은 수목한계선 위를 걷기 때문에 나무가 한 그루도 없었다. 덕분에 툭 터져 있는 광활한 풍경을 내내 감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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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테호른이 체르마트에 미친 영향이 얼마나 절대적이냐 하면, 영국인 탐험가 에드워드 휨퍼가 1865년 마테호른 등정에 성공하면서부터 체르마트가 관광도시로 발돋움했다. 고작 5000여 명이 사는 마을에 호텔만 110개, 렌탈하우스는 1200개가 있다. 스위스의 평범한 산촌 마을이 1년에 여행객 숙박 200만 일을 유치하는 세계적인 여행지로 거듭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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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마트에는 400㎞에 달하는 하이킹 코스가 조성돼 있다고 했다. 이 중에서 발레리는 마테호른 주변 호숫가를 걷는 ‘5개 호수 길(Five Lakes Walk)’을 추천했다. 마침 한국과 연이 깊은 길이었다. 2010년 스위스관광청과 ㈔제주올레가 협약을 맺어 5개 호수 길와 제주올레 6코스를 ‘우정의 길’로 선포했다. 5개 호수 길에는 제주올레 이정표 ‘간세’가 서 있고, 올레 6코스에는 스위스관광청이 세운 이정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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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마트는 연중 300일 맑은 날씨라 비를 맞는 게 더 특별한 일이야.”
하이킹에 동행한 스위스관광청 직원 사비나가 위로했지만, 주변 산세의 윤곽도 보이지 않으니 실망감을 감추기 힘들었다. 20분 평탄한 산책로를 걸어가 첫 번째 호수 슈텔리(Stellisee)호수에 닿았다. 날이 좋을 땐 마테호른이 호수 수면에 반영된 장면을 볼 수 있는 명소였지만, 시야가 좀처럼 확보되지 않았다. 하지만 언제까지 무거운 마음으로 걸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천연 미스트를 얼굴에 뿌리며 해발 3000m를 걷는다고 마음을 고쳐 먹었다.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라는 믿음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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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델발트·체르마트(스위스)=글·사진 양보라 기자 bo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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