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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들키는 '사내연애' 비법…비밀의 데이트 장소 여기였다

호랑이는 가죽을 남기고, 인기 TV 드라마는 여행지를 남긴다. tvN ‘스물다섯 스물하나’은 많은 분량을 전북 전주에서 촬영했다. 직장 내 연애를 그린 JTBC ‘기상청 사람들’과 SBS ‘사내맞선’에는 뜻밖의 여행지가 숨어 있다. 애플TV+에서 방영 중인 ‘파친코’에는 낯익은 부산 영도의 모습이 보인다.

안 들키는 사내 연애 - 양평 설매재자연휴양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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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기상청 사람들' 속 양평설매재자연휴양림. 두 주인공이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교외 데이트를 즐기던 장소다. 사진 엔피오엔터테인먼트, SLL

3일 인기리에 종영한 JTBC ‘기상청 사람들’은 오피스 드라마답게 대부분의 공간이 기상청 공간에 한정돼 있다. 장소를 보는 재미는 크지 않다 보니, 9회에 그려진 캠핑장 데이트가 유독 더 눈길을 끌었다. 아슬아슬 위태로운 사내 연애를 이어가던 진하경(박민영)과 이시우(송강)가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교외 나들이를 떠났던 장소가 바로 경기도 양평의 설매재자연휴양림이다. 설매재는 유명산(862m)과 용문산(1157m) 사이에 있는 고개인데, 초보 등산‧캠핑족 사이에서는 꽤 이름난 장소다. 산책로와 야영‧편의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사계절 캠핑족이 끊이지 않는다.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 1에서 채송화(전미도)가 나 홀로 캠핑을 즐기던 곳도 같은 장소다. 입장료 1500원. 설매재는 영화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관상’에서는 내경(송강호)의 집이 있는 언덕으로, ‘왕의 남자’에서는 장생(감우성)과 공길(이준기) 춤 판을 벌이던 고갯길로 등장했다.

GO로케-경기도 양평 설매재자연휴양림


여행 팁-산림청 ‘숲나들e’ 홈페이지를 통해 캠핑 사이트 예약을 할 수 있다. 매달 1일 한 달 치 예약이 풀리는데, 전망 좋은 명당자리를 예약하려면 ‘광클’을 해야 한다. 백패킹 2만원, 야영 데크 3만원.

스케일이 다른 사내 연애 – 신안 요트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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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 1004 요트 투어. 천사대교 남단 오도선착장에서 하루 7번 관광용 요트가 출항한다. 백종현 기자

오피스 로맨스물인 SBS ‘사내맞선’에도 회사 밖 장거리 데이트 장면이 나온다. 재벌 CEO 강태무(안효섭)와 신하리(김세정)의 동해안 요트 데이트다. 극에서는 강원도 속초에서 개인 요트를 타는 것으로 그려지지만, 실은 전남 신안에서 촬영했다. 신안 앞바다를 누비는 이른바 ‘1004 요트’로 천사대교 남단 오도선착장에서 탈 수 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하루 7번 요트 투어(최대 44명)를 진행한다. 시속 14㎞ 속도로 물살을 가르며, 천사대교와 백로의 천국으로 불리는 무인도 암치도 등을 1시간가량 둘러본다. 오후 6시 30분 출항하는 일몰 요트(1인 3만원)가 가장 인기가 좋다. “일몰의 붉은 빛을 받으며 항해할 수 있어 훨씬 낭만적”이라는 게 임규복 선장의 설명이다.

GO로케-전남 신안 오도선착장 ‘1004 요트’


여행 팁-최소 4명의 탑승객이 있어야 출항한다. 요트를 전세하는 것도 가능하다. 1시간 빌리는 데 60만원이 든다. ‘사내맞선’에선 선상 낚시 장면도 등장하지만, 요트에서 낚시 행위는 금지돼 있다.

첫사랑, 끝 사랑 그곳 – 전주 한벽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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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한벽굴. '스물다섯 스물하나'에서 첫사랑의 추억이 서린 장소로 등장한다. 사진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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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스물다섯 스물하나’에는 인상적인 터널이 하나 등장한다. 전주 한옥마을 인근 약 60m 길이의 작은 터널 ‘한벽굴’이다. 나희도(김태리)와 백이진(남주혁)이 처음 사랑을 키웠던 장소이자, 최종회 엔딩신에서 눈물의 이별을 하던 장소다. 한옥마을 둘레길(한옥마을~전주향교~한벽당~자만벽화마을~오목대~한옥마을, 약 8㎞)의 길목으로 주민들만 거닐던 장소였으나, 드라마 방영 후 최근 인증사진을 찍으러 오는 MZ세대가 부쩍 늘었다. 전주천이 흘러가는 승암산(307m) 자락 암벽 위에 조선 태종 때 세운 정자 ‘한벽당’이 홀로 서 있는데, 그 바로 뒤편에 터널이 있다.

GO로케–전북 전주 한옥마을 인근 한벽굴


여행 팁-‘스물다섯 스물하나’은 여름날 한벽굴을 담았다. 드라마에서는 터널 주변으로 푸릇푸릇한 풍경이지만, 지금은 나무들이 앙상해 다소 황량한 풍경이다. 풀과 나뭇잎이 무성해지는 여름날이나, 단풍이 드리우는 가을날 사진이 잘 나온다.

‘파친코’의 부산 – 영도 감지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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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도등대에서 내려다본 태종대 자갈마당의 모습. 해산물 파는 해녀도 보이고, 바다 멀리 오륙도도 보인다. '파친코'에서는 어린 선자가 해녀들 사이에서 물질을 익히는 장소는 등장했다. 손민호 기자

‘자이니치(재일 한국인)’ 가정 4대의 생을 애플TV+의 ‘파친코’. 시대와 인물에 따라 한국‧미국‧일본을 쉴 새 없이 오가는 설정인데, 실제 부산과 캐나다를 주요 무대로 촬영했다. 부산의 촬영지는 영화 ‘친구’ 촬영지로 유명한 범일동 구름다리를 비롯해 충무동 해안 시장, 매축지 마을, 벡스코, 부산영락공원, 온천동 동래별장 등이다. 특히 영도가 여러 차례 등장한다. 어린 선자(전유나)가 해녀들 사이에서 물질에 도전하는 장면은 영도 태종대 자갈마당 나루터 쪽에서 촬영했다. 태종대 관광 필수코스로 통하는 자갈마당은 실제로 갓 잡은 해산물을 파는 해녀들의 좌판에서 유래했다. 일본 생활을 접고 고향 부산으로 돌아온 노년의 선자(윤여정)가 바다에 발을 담그며 울부짖던 곳은 영도 감지해변이다. 부산에서 보기 드문 몽돌 해변으로, 2017년 해변의 불법 포장마차촌을 이전한 뒤 옛 모습을 찾았다. 부산갈맷길 3-3코스와 남파랑길 2코스가 태종대와 감지해변을 지난다.

GO로케–부산 영도 태종대 자갈마당, 감지해변


여행 팁-두 곳 다 조개구이촌으로 불릴 만큼 해산물을 다루는 식당이 널려 있으니 공복에 갈 것. ‘파친코’에서 일본 오사카로 설정된 장소 가운데 부산을 배경(범일동 매축지마을, 벡스코역 등)으로 찍은 장면이 상당수 있다.

백종현 기자 baek.jo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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