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현준, 드디어 '귀국할 결심' 밝혔다…“처벌도 병역도 달게 받을 것”
전 축구대표팀 공격수 석현준이 귀국 계획을 밝혔다. 귀국 결심을 밝힌 중앙일보 단독 보도 이후 3개월 만이다. 중앙포토 |
전 축구대표팀 공격수 석현준(31·무적)이 귀국을 공식화했다. 뒤늦게나마 병역 의무를 이행하고 관련 논란을 털어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석현준은 3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글을 올려 “병역 회피, 귀화설 등 많은 말들이 있었지만, 그런 일은 없다”면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병역을 회피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인해 늦어지긴 했지만, 병역을 이행한다는 제 마음과 생각은 늘 변함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석현준이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귀국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사진 석현준 인스타그램 캡처 |
석현준은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유럽 생활을 정리하고 귀국하기로 마음먹었다. (중앙일보 8월30일자 단독 보도 '제2 유승준' 논란 축구 석현준 "韓 귀국해 입대하겠다"). 이를 위해 소속팀 트루아와의 계약을 해지했다.
당시 석현준측 관계자는 “석현준이 귀국을 결심하고 몇 개월 전부터 준비 작업 중”이라면서 “병역법을 어겨가며 입대를 미룬 처벌을 달게 받고, 그 이후 성실히 군 복무를 이행한다는 생각”이라 밝힌 바 있다. 당시 중동팀 등 몇몇 구단의 입단 제의도 거절하고 한국행을 준비했다.
프랑스 트루아 공격수 석현준(왼쪽). [사진 트루아 트위터] |
하지만 결심과 달리 이를 즉시 이행하지 못한 건, 전 소속팀(트루아)과의 금전적인 문제 및 프랑스 생활 정리 과정에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지난 과정에 대해 석현준은 “그간 해외 구단과 계약을 해지하기 위해 협조 서한을 보내는 등 노력했지만, 구단(트루아) 측에서 높은 이적료를 지급하는 구단에만 보내기 위해 이를 묵살했고, 국내로 복귀해 상무를 갈 수 있는 시기도 놓쳤다”고 해명했다.
이어 “병역의 의무를 마쳐야 할 시기에 그러지 못해 오해가 불거졌다”면서 “내가 침묵했던 이유는 그동안 어떤 것도 명확히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무런 입장 표명을 하지 않은 게 되려 군대를 회피하려는 것처럼 비춰졌다”고 덧붙였다.
전소속팀 트루아에 입단할 당시의 석현준. 사진 트루아 구단 홈페이지 캡처 |
뒤늦게나마 귀국 의사를 밝히고 그간의 상황을 알린 것에 대해서는 “오늘 자로 경찰과 검찰 조사를 마치고 내 병역 문제가 법원으로 넘어가 재판을 기다리게 됐기에 이제야 입장을 밝힐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석현준은 “제대로 된 시기에 병역을 이행하지 않고 불필요한 오해를 사게 한 점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면서 “최대한 빨리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석현준은 파울루 벤투 전 축구대표팀 감독 부임 초기 대표팀 최전방 공격수 자리를 놓고 경쟁하며 주목 받았지만, 병역 문제로 인해 나락으로 떨어졌다. 만 28세가 되는 지난 2019년 이전에 귀국해 군 입대 해야 하는 병역법상 규정을 어기고 프랑스에 무단 체류했다. 이후 병무청을 대상으로 해외 체류 연장 소속을 제기했다가 패소했지만, 병역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
석현준은 벤투 감독 부임 초기 축구대표팀 최전방 공격수로 경쟁했다. 연합뉴스 |
국외여행기간 연장 허가가 나지 않는 상황에서 2019년 초 ‘입영을 위한 가사 정리’ 목적으로 병무청으로부터 한시적 해외체류 연장(3개월)을 허락 받았으나 이후에도 귀국을 미뤘다. 같은 해 병무청으로부터 고발당했고 여권도 무효화됐다. 병역기피자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유럽축구 사정에 밝은 한 축구인은 “석현준이 전 소속팀(트루아)와의 계약 해지 과정에서 발생한 위약금 등 금전적인 부분을 정리하느라 적지 않은 시간을 보낸 것으로 안다”면서 “예정보다 늦어지긴 했지만, 한국에 돌아와 병역을 해결한다는 각오에는 변함이 없다. 군 문제를 마무리한 뒤 떳떳하게 새 출발한다는 생각”이라고 상황을 전했다.
석현준과 마찬가지로 병역법 제94조 2항을 위반한 ‘허가기간 내 미귀국자’의 경우 3년 이하의 징역형을 선고 받을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법률 전문가는 “통상적으로 병역법 위반자들의 경우 (5급 전시근로역으로 편입되는) 1년 6개월 이상의 징역형 보다는 그보다 낮은 처벌을 받는 대신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도록 유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8년 축구대표팀 훈련에서 포지션 경쟁자 황의조(오른쪽)와 함께 훈련하는 석현준. 뉴스1 |
네덜란드 흐로닝언 시절 피스컵에 참가하기 위해 귀국한 석현준(왼쪽 두 번째). 중앙포토 |
피스컵 참가 당시 함부르크 시절의 손흥민(맨 왼쪽), 성남 소속이던 홍철(오른쪽)과 함께 우승 트로피에 손을 대고 미소지은 흐로닝언 시절의 석현준. 중앙포토 |
송지훈, 박린 기자 song.jihoon@joogn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