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가 외면한 이승우, 해설위원으로 카타르 땅 밟는다
K리그 간판 공격수 이승우(가운데)가 해설위원으로 카타르월드컵 무대를 밟는다. 사진 수원FC |
카타르월드컵 출전이 좌절된 공격수 이승우(24·수원FC)가 선수 대신 해설위원으로 월드컵 현장에 합류한다.
이승우는 SBS해설위원 1진으로 위촉돼 카타르월드컵 무대를 누빌 예정이다. 축구대표팀이 치를 H조 본선 조별리그 3경기를 비롯해 주요 경기에 해설자로 나선다. 박지성 해설위원, 배성재 캐스터와 함께 호흡을 맞춘다.
지난 27일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에 입소한 이승우는 11월 중순께 3주간의 기초군사훈련을 마친 뒤 곧장 출국해 카타르 현지에 합류한다.
축구선수 이승우(수원FC)가 27일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에 입소했다. 입소를 앞두고 머리를 짧게 자른 이승우. 사진 이승우 |
이승우는 올 시즌을 앞두고 축구대표팀 복귀를 꿈꾸며 유럽 도전을 잠시 멈추고 K리그행을 선택했다. 35경기에서 14골(득점 3위)을 몰아넣으며 특유의 골 결정력과 키핑력을 입증했지만,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은 끝내 이승우를 외면했다.
이승우의 매니지먼트를 전담하는 정의석 올리브크리에이티브 대표는 “선수로 월드컵에 도전한다는 꿈은 아쉽게 무산됐지만, 해설위원으로서 또다른 각도에서 월드컵 무대를 경험하는 게 이승우 선수의 축구 인생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다”면서 “고심 끝에 방송사측의 요청을 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역 선수 신분으로 해설위원 역할을 맡은 만큼, 카타르 체류 기간 중 소화할 훈련 프로그램을 미리 마련해 새 시즌 대비에도 최선을 다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승우는 올 시즌 K리그 무대에서 14골을 몰아넣으며 '코리안 메시'의 부활을 알렸다. 연합뉴스 |
이와 관련해 이승우는 지난 25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유니폼을 입고 함께 하진 못 하지만, 카타르월드컵에서 (다른 방식으로) 우리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하고 응원하겠다”는 말로 새로운 도전을 암시한 바 있다.
이승우는 “존경하는 박지성 선배님과 호흡을 맞추게 돼 영광”이라면서 “축구대표팀의 일원으로 월드컵 본선 무대를 뛰지 못하는 건 아쉽지만, 응원단장의 마음으로 마이크를 잡고 선수들을 응원하겠다. 4년 전 러시아월드컵 무대를 밟은 경험을 살려 생생한 현장 이야기를 전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이승우와 호흡을 맞출 박지성 또한 “이승우는 기량도 축구 열정도 모두 훌륭하다”면서 “중계석에서 함께 호흡을 맞춰 재미있으면서도 풍성한 해설을 들려드리겠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