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승연 살찌게 한 이 질환, 다이어트전 기억 해야할 것
[오늘도 다이어트]
<52> 갑상샘 저하증 환자의 다이어트
지난 14일 배우 이승연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과 전문 다이어트 업체의 보도자료를 통해 “건강을 위해 다이어트를 결심했다”고 공표해 화제가 됐습니다. 이승연은 지난해 5월 갑상샘 저하증(갑상선기능저하증) 진단을 받은 뒤 치료를 통해 건강을 많이 회복했지만, 이로 인해 불어난 체중이 빠지지 않아 본격적인 다이어트를 결심했다고 합니다. 우리 주변엔 이같은 경험을 한 사람이 많습니다. 갑상샘 저하증의 특징이 바로 비정상적인 체중 증가기 때문이죠. 평소보다 찐 살을 빼고 싶은 건 당연한 심리겠지만, 무턱대고 일반인처럼 다이어트를 해도 되는 것인지 걱정이 됩니다. 과연 어떤 점을 조심해야 할까요.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갑상샘 저하증이란 이름 그대로 갑상샘 기능이 떨어져 생기는 질환입니다. 갑상샘은 체내 대사 속도를 조절하는 '갑상샘 호르몬'을 분비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갑상샘 기능이 떨어지면 호르몬이 부족해지고, 에너지 대사 과정에 문제가 생겨 여러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먼저 극심한 피로에 시달리고 무기력해져 매사에 의욕이 없어집니다. 또 추위를 심하게 타게 되고 피부도 푸석해지며 탈모가 일어나기도 합니다. 이와 함께 반드시 동반되는 증상이 바로 몸이 붓고 살이 찌는 겁니다. 입맛이 없어 잘 먹지 못하는데도 살이 찌고 몸이 퉁퉁 부어 있으니, 이것만으로도 스트레스가 상당합니다.
특히 이 병은 여성에게 많이 나타납니다. 그중에서도 가임기 여성과 폐경기 여성에게 유독 많습니다. 완치가 쉽지 않은 질환으로도 유명한데요. 치료한다 해도 쉽게 재발해 사후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치료에는 주로 약물을 이용하는데, 기간만 해도 1년6개월~2년이 걸립니다. 결코 만만히 볼 질환이 아닙니다.
지난 12월 14일 다이어트를 선언한 배우 이승연. 예전에 비해 살이 많이 찐 모습입니다. 사진 쥬비스 |
문제는 치료 후에도 부종과 늘어난 체중은 다시 회복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래서 평소 체중으로 돌아가려면 다이어트를 해야 하지만, 이때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회복이 다 된 후에, 그리고 여유있게 기간을 길게 잡고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이경우 원장(아야알러리스의원)은 "갑상샘 저하증 진단을 받은 사람이 다이어트를 할 땐 반드시 다이어트를 할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드는 게 먼저"라며 "짧은 기간 동안 빨리 어떻게 하려고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약을 통해 호르몬 균형을 맞춰 놓았는데 강도 높은 다이어트를 하면 다시 균형이 깨질 위험이 크기 때문입니다.
특히 하루 섭취 열량을 극도로 제한하는 초절식은 피해야 합니다. 이 원장은 "초절식은 호르몬 밸런스가 다시 깨질 위험이 크다. 일반적인 성인 1일 섭취 권장량에 맞춰 먹되, 식단도 영양 균형을 맞추고, 매일 같은 시간에 식사를 해 몸이 스스로 균형을 찾아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고강도 운동을 하는 것도 금물입니다. 피로감 등으로 몸이 많이 약해진 상태에서 갑자기 고강도 운동을 하면 관절에 무리가 가는 등 건강을 해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원장은 "빠르게 걷기, 자전거 같은 가벼운 운동부터 시작해서 적응기를 두고 강도를 점점 올리는 게 좋다"며 "운동 역시 식사처럼 매일 같은 시간에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