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당뇨 환자도 안심하는 인도산 쌀, 다이어트용으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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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전지영의 세계의 특별한 식탁(40)
‘밥심으로 산다’는 말이 있다. 오랜 세월 밥을 주식으로 먹어온 한국인은 밥을 먹어야 한 끼 식사를 해결해 속이 든든하고 힘도 난다는 의미로 사용되는 말이다. 하지만 점차 서구적인 식생활이 보편화하면서 쌀 소비량은 점차 감소하는 가운데 빵으로 끼니를 때우는 젊은 세대가 많아졌다.
우리는 쌀로 밥을 지어 먹거나 식혜나 떡과 같은 디저트를 만들어 먹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흔하게 접하는 식품이라 쌀로 특별한 요리를 한다는 것이 좀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세계적으로 다양한 종류의 쌀이 있으며 쌀을 이용한 많은 요리가 있다.
쌀은 전 세계적으로 아시아에서 주로 소비하고 있지만 벼 재배 지역이 점점 넓어지고 있으며, 여러 환경에 적응하면서 쌀의 형태나 찰기 등이 다양해졌다. 쌀의 종류를 크게 나누어 본다면 단리형과 장립형으로 나눌 수 있다. 단립형은 통통하고 찰기가 있는 쌀인 ‘자포니카’와 장립형은 길쭉하고 찰기가 없는 ‘인디카 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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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포니카 쌀
주로 한국, 일본, 중국 북부에서 즐겨 먹고 있고 쌀알의 길이가 짧고 통통하며 찰기가 있고 윤기 나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즐겨 먹는 쌀이라 세계에서 대부분 많은 양이 생산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자포니카 쌀은 전 세계 쌀 생산량 중 10% 정도밖에 안 된다.
인디카 쌀
베트남이나 태국 등 동남아시아나 인도, 중동 지역에서 즐겨 먹는 쌀이다. 중국이 원산지이지만 인도에서 소비량이 많아 인디카 품종이라고 불린다. 인디카 쌀은 전 세계 쌀 생산량의 90% 이상이나 되고 쌀알이 길고 가늘며 점성이 낮은 특징이 있다. 점성이 없어 밥알이 따로 분리되기 때문에 젓가락으로 먹지 못하고, 한손으로 밥그릇을 들고 먹거나 손으로 뭉쳐 먹는 경우가 많다. 인도의 카레라이스나 멕시코의 가벼운 식사나 애피타이저로 코스 중간에 나오는 ‘소파 세카(Sopa Seca)’요리, 베트남과 태국에서 즐겨 먹는 볶음밥 종류 등은 모두 찰기가 없는 인디카 쌀 품종을 이용한 요리다.
마다가스카르 핑크 라이스
핑크빛을 띠는 현미의 일종인 쌀이다. 벼의 왕겨는 벗기고 붉은색의 쌀겨를 그대로 두어 특유의 분홍색을 띠고 있으며 열을 가해도 색이 변하지 않아 각종 볶음밥 요리나 라이스 푸딩 등의 재료로 사용된다. 마그네슘이나 망간 등의 미네랄 함유량이 많아 영양이 뛰어나며 미묘한 단맛과 계피, 정향, 육두구 같은 향미가 있고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이다.
바시마티 라이스
인도, 파키스탄에서 재배되는 바스마티 쌀(riz basmati)은 크림색을 띤 납작한 장립종으로 매우 섬세한 맛을 지니고 있다. 바시마티라이스는 당지수가 낮아 당뇨 환자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고 열량이 낮아 다이어트할때 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신선한 햅쌀로 먹는 것보다 1년~1년 6개월 정도 묵혔다가 먹으면 풍미가 더욱 좋다. 주로 인도 또는 중동식 요리에 많이 사용된다.
고시히카리는 자포니카 품종 중에서도 가격이 비싸고 가장 맛이 좋다고 알려져 있다. 쌀알이 맑고 투명해서 밥을 지으면 광택이 나고 찰기도 많다. [사진 Emran Kassim on Wikimedia Commons] |
고시히카리
1956년 일본 후쿠이(福井) 현 농업연구소에서 노린(農林) 1호와 노린(農林) 22호를 교배해 처음 만들었다. 자포니카 품종 중에서도 가격이 비싸고 가장 맛이 좋다고 알려져 있다. 쌀알이 맑고 투명해서 밥을 지으면 광택이 나고 찰기도 많다. 밥을 지으면 반투명에 광택과 윤기가 흐르고 점성이 강해 식감이 우수하다. 일본에서 인기가 높으며 후쿠이 현과 니가타(新潟) 현 이남에서 널리 재배되고 있다. 미나미우오누마에서 생산되는 고시히카리는 일본에서 가장 고가에 팔리는 쌀이다. 해외에서 초밥을 비롯한 일식 붐이 일면서 미국과 호주 등에서도 고시히카리 재배가 활발해지고 있다.
자스민 라이스
태국에서 재배하는 장립종계 쌀로 자스민 꽃향기가 나서 프래그런트 라이스(Fragrant Rice)라고도 부른다. 햅쌀일수록 특유의 향미가 진하게 난다. 끈적한 찰기는 없지만 찌거나 밥을 지으면 다른 장립종계 쌀보다는 부드럽고 점성도 있는 편이다. 백미보다도 쌀겨까지 함께 먹으면 섬유질, 비타민E, 마그네슘 등을 섭취할 수 있다.
봄바쌀
스페인에서 재배되는 중립종인 봄바 쌀(riz bomba)은 알이 크고 물을 잘 흡수하는 단립종으로 주로 스페인의 전통음식인 파에야용으로 사용된다. 스페인의 무르시아 지방의 칼라스파라(Calasparra) 산이 가장 유명하다.
와일드라이스
수상 지자니아(zizanie aquatique)의 검은 줄풀의 씨앗으로 마치 침처럼 길쭉하고 뾰족한 모양에 고소한 너트 향을 갖고 있다. 단독으로 또는 다른 색깔의 쌀과 혼합해 사용한다. 흑미를 길쭉하고 뾰족하게 만들어 놓은 쌀로 인디언이 즐겨 먹었다고 해서 인디언 라이스라고도 불린다. 추운 호숫가 주변에서 야생으로 자라나고 있기 때문에 생산량이 적은 편이다. 다른 품종보다 단백질 함량이 높고 필수아미노산과 비타민, 미네랄 등이 풍부하다. 섬유질이 많고 수분을 잘 흡수하지 못해 밥을 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만 쫀득쫀득한 식감이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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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보리오 라이스
이탈리아에서 생산되는 리조또용 쌀은 품종이 40여 종도 넘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아보리오 라이스이다. 일반 쌀보다 길이가 짧고 통통한 단립종으로 글루텐과 녹말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밥알이 단단하고 끈기가 높다. 식감이 부드럽고 다른 재료와 섞으면 맛이 배가 된다.
칼로스
미국 캘리포니아 일대에서 생산되는 자포니카 계열의 쌀로 ‘캘리포니아의 장미(California Rose)’에서 유래했다. 대부분의 자포니카는 짧고 찰진 단립종이지만 칼로스는 비교적 쌀알이 긴 중립종으로 구분된다. 찰기나 구수함이 적어 미국에서 잠발리야 요리에 주로 사용한다. 잠발라야는 쌀과 고기, 해산물, 채소 등 다양한 재료를 넣어 만드는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주의 대표 음식이다.
이처럼 쌀은 주로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남아시아, 마다가스카르, 브라질, 콜롬비아 서북부, 베네수엘라 서북부에서 주식으로 먹고 있다. 중동 지역에서는 빵이 주식이지만, 쌀도 재배하기 때문에 볶음밥이나 죽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서아프리카, 동부 아프리카에서도 주로 밥이나 떡으로 많이 만들어 먹으며, 주정을 얻어 술을 빚는다. 쌀가루로 국수를 만들어 먹기도 한다.
이처럼 우리가 매일 먹는 밥의 재료가 되는 쌀의 종류와 쌀로 만든 요리는 매우 다양하다. 매일 자포티카쌀 품종으로 밥을 지어 먹고 있지만 가끔은 인디카쌀 품종을 이용해 인도식 카레라이스나 태국식 파인애플 볶음밥을 해 먹다 보면 코로나19로 인한 답답함이 해소되고 조금은 재미난 일상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세종대 관광대학원 겸임교수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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