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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놀이도 식후경, 올봄 안 먹으면 후회할 음식 5

“봄날의 □□을 좋아하세요?”


네모 속에 어울리는 말로 어떤 게 떠오르시는지. 매화, 벚꽃, 목련도 좋지만 미식가들은 겨우내 기다렸던 봄 별미를 줄줄이 댈 터이다. 주꾸미 샤부샤부부터 미더덕 회까지 딱 다섯 가지 음식만 꼽았다. 싱그런 봄 채소와 바다향기 잔뜩 머금은 갯것을 맛보러 먼길 떠나도 후회 없을 계절 별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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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주꾸미는 4월까지만 맛볼 수 있다. 주꾸미 어획량이 10년 새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탓에 정부가 5~8월을 금어기로 지정했기 때문이다. 주꾸미는 겨울부터 봄까지 많이 먹는다. 겨울에는 탱글탱글한 살 맛이 좋고, 봄에는 쌀밥 같은 알 맛이 일품이다. 암컷 주꾸미는 산란기에 모든 영양분을 알에 집중시켜 살맛이 떨어진다는 말도 있다. 어쨌든 낙지·오징어·문어 등 두족류(머리에 다리가 붙어 있는 해산물) 중 감칠맛 나는 알 맛을 즐길 수 있는 것은 주꾸미뿐이다. 주꾸미 암수는 색깔로 구분한다. 암컷은 하얗고 수컷은 거무튀튀하다. 알 품은 암컷 주꾸미 몸값이 수컷보다 비싸지만, 육질은 수컷이 더 부드럽다. 보령·서산·홍성·태안 등이 충남 서해안 지역 주꾸미 산지에서 샤부샤부, 무침, 칼국수 등을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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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먹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먹은 사람은 없다. ‘한재미나리 삼겹살 쌈’ 이야기다. 한재는 경북 청도군 초현리, 음지리, 평양 1·2리, 상리 일대를 일컫는다. 일반 미나리보다 줄기가 여물고 향이 짙어 가격이 곱절이다. 시금치보다 굵은 미나리 줄기가 상추만큼 부드럽게 씹힌다. 씹으면 씹을수록 상큼한 향이 배어들어 고기 맛을 한껏 돋운다. 삼겹살을 먹고 난 다음 기름이 남아있는 불판에 송송 썬 미나리를 넣고 밥을 볶아 먹는 것도 별미다. 한재미나리는 2월 초부터 4월 말까지 맛볼 수 있다. 5월을 넘기면 미나리가 질겨진다. 불법으로 식당 영업을 하는 비닐하우스가 많다. 위생 문제도 있으니 식당을 가거나 미나리를 주문해 먹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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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장흥에는 특산품인 한우·키조개·표고버섯을 한데 모아 먹는 한우삼합이 있다. 장흥은 사람보다 소가 더 많은 고장이자 한국을 대표하는 표고버섯 주산지다. 키조개는 장흥과 고흥 사이 득량만 해역에서 양식하는 고급 해산물이다. 80년대까지만 해도 전량 일본으로 수출했다. 키조개는 4~5월이 제철이다. 먹는 방법은 이렇다. 먼저 쇠고기를 불판에 올리고 키조개 관자와 표고는 살짝만 굽는다. 삼합을 입속에 넣는 순간, 맨 먼저 쇠고기의 고소한 육즙이 온 입을 휘감는다. 뒤이어 쫄깃쫄깃한 키조개 관자가 씹히면서 달큰한 맛이 번지다가 표고의 은은한 향이 감싼다. 입안에서 성대한 미각 잔치가 펼쳐진다. 홍어삼합 못지않게 강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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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다리는 사시사철 먹을 수 있는 흔한 어종이다. 한데 3~4월이면 이 생선을 먹겠다고 미식가들이 통영·거제·사천으로 모여든다. 도다리쑥국 때문이다. 사실 3~4월은 도다리가 맛있을 때가 아니다. 연안에 머물러 있어 잡기 쉬울 따름이다. 암컷은 산란기 직후여서 몸이 야위어 있다. 중요한 건 쑥이다. 3~4월 쑥은 여리다. 그러나 향이 강렬하다. 쑥 맛을 느끼기 위해 도다리를 잡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도다리쑥국을 끓이는 법은 간단하다. 도다리와 대파, 무를 넣고 한소끔 끓이다가 쑥, 마늘 넣고 소금 간을 하면 끝이다. 청양고추를 넣어 알싸한 맛을 내거나 된장을 풀어 구수하게 끓여내는 식당도 있다. 경남 통영 서호시장에 도다리쑥국을 파는 식당이 줄지어 있다.

강렬할 바다 별미 - 미더덕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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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더덕 하면 해물탕이나 아귀찜의 부재료 정도로 생각한다. 비릿한 바다 냄새와 질긴 식감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가 흔히 미더덕으로 아는 해산물은 ‘오만둥이’다. 지금 경남 창원에 가면 오만둥이보다 세 배는 비싼 진짜 미더덕을 맛볼 수 있다. 미더덕은 어른 엄지만큼 두껍고 검지만큼 길다. 겉껍질은 해삼과 닮았다. 미끈미끈한 껍질 안에 멍게처럼 주홍빛 속살을 품고 있다. 창원 고현마을이 국내 미더덕의 80%를 책임지는 대표 산지다. 마을 식당에 가면 미더덕 회와 온갖 미더덕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미더덕 회는 멍게와 식감이 비슷하지만, 짠맛이 덜하다. 봄 한 철 즐길 수 있는 이색 별미다.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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