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매년 6~7㎏ 쪄 140㎏…지팡이 짚었지만 지금 건강"
김여정 직책 내년에 더 격상될 듯
김정은, 공무원 피격 경위조사 지시
8년전엔 90㎏, 매년 6~7㎏ 늘어
박지원 국정원장 내주 방일 조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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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은 3일 국회 정보위 국정감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군 지위가 대원수급이 될 가능성이 있고 여동생인 김여정 조선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이 국정 전반에 관여하는 등 권력이 건재하다고 말했다.
여야 간사인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 브리핑을 통해 “내년 1월 북한의 8차 당대회에서는 김정은의 위상을 강화하고자 권력구조를 개편하고 새로운 대내외 전략 노선이 나올 수 있다. 북한 체제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 있어 국정원이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한다”며 이같이 전했다. 김 위원장의 대원수 격상과 관련,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1992년 ‘공화국 원수’에서 사후인 2012년 대원수로 추대됐고 김일성 주석은 6·25 전쟁 직후인 1953년 원수 칭호를 받은 데 이어 1992년 대원수에 올랐다. 하 의원은 “김여정이 외교안보 뿐 아니라 당 창건행사의 총괄 기획을 맡는 등 건재하다고 (국정원으로부터) 보고받았다”며 “8차 당대회 때 현 정치국 후보 위원에서 위상에 걸맞은 직책으로 격상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한다”고 밝혔다.
다만 국정원은 김여정이 김 위원장의 권력을 이양받고 있다는 ‘위임 통치’ 논란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고 한다. 하 의원은 “김정은의 권한이 약화하거나 후계 준비를 하는 것은 아니다. 과거 현장지도 중심의 수령 통치가 정책 지도 중심으로 바뀜에 따라 현장지도를 측근들에게 위임하고 있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실제 올 김 위원장이 주재한 당 정책회의는 총 17회로, 지난 8년간 연평균 3회에 그친 것과 대비된다.
한편 김 위원장의 건강 문제에 대해 국정원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별다른 이상 징후가 없다. 다만 2012년 집권 당시 몸무게가 90㎏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140㎏ 정도로 지난 8년간 매년 평균 6~7㎏씩 몸무게가 늘었다”고 전했다. 또 “2014년 족근관 증후군으로 발에 물혹이 있어 지팡이를 짚고 제대로 걸어 다니지 못했는데 그것을 고쳤다”고 덧붙였다.
이날 국정감사에선 지난 9월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씨가 북한군 총격에 사망한 사건과 관련, 하 의원은 “국정원 첩보에 따르면 북한이 이씨의 시신을 수색한 정황이 있었고, 김정은이 관련 사건의 경위를 조사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며 “(국방부가 북한 통신을 감청했다는 내용 등의) 당시 언론 기사 등을 통해 북한이 통신망 노출에 대해 인지해 통신망 이용량이 줄었고 교신 중에 사용하는 언어 체계도 일부 바뀌었다는 보고가 있었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 생화학전에 준하는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봤다. 특히 코로나19와 관련 비상방역법을 통해 방역에 실패하거나 동참하지 않을 경우 최고 사형에 처하는 일명 ‘코로나죄’를 신설했다고 한다. 하 의원은 “코로나 방역 및 관리 위반에 대해선 민간법이 아닌 군법에 따라 처벌하고 방역을 위해 국경을 봉쇄하는 한편 북·중 접경 지역 중 일부에 지뢰를 매설했다”며 “북한은 현재 코로나19에 대한 트라우마 때문에 외부 물자 반입을 전면 금지하는 상황이다. 지난 8월 한국 물품을 북한으로 반입한 세관원들은 대규모 처벌을 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박지원 국정원장이 다음 주 일본 방문을 최종 조정 중이라고 이날 국회 정보위 관계자가 전했다. 일본 민영방송 TBS도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박 원장이 다음주 일본을 방문해 일본 측 창구인 다키자와 히로아키(瀧澤裕昭) 내각정보관,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자민당 간사장 등과 만나 징용공 소송(강제동원 소송의 일본식 표현) 문제와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 문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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