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는 순간 마음까지 달콤해진다, 마법의 케이크 레시피
[쿠킹]
애지중지 키운 아이의 독립은 엄마에게도 큰 숙제입니다. ‘오늘 하루는 뭘 먹었을까’ ‘또 컵라면이나 배달 피자로 한 끼를 대충 때우지는 않았을까’ 품에서 떠나보내도 늘 자식의 끼니 걱정뿐입니다. 홍여림씨가 3년 전 독립한 딸이 한 끼라도 제대로 된 밥을 해 먹는 어른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맨날 사먹을 순 없잖아』라는 책을 펴낸 이유입니다. 한 두가지씩 혼자서도 할 수 있는 메뉴가 늘어나다보면 어느새 집밥이 부담스러운 존재만은 아니니까요. 쿠킹은 책의 다양한 요리 중, 특히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너무 복잡하거나 오래 걸리지 않는 레시피를 골라 소개합니다.
엄마가 알려주는 집밥 ③ 바스크 치즈케이크
고단한 날 위로가 되어줄 바스크 치즈케이크. 사진 홍여림 |
일 년 열두달 중 가장 바쁜 달인 5월입니다. 바쁘게 쫓기다 보면 자연스레 지치게 되잖아요. 이때 필요한 건?! 달콤한 디저트예요. 이만큼 슬프고 외롭고 힘든 인생의 고비에 위로가 되는 존재가 있을까요. 딸에게 알려준 디저트의 공식이 있는데요. 우울한 날엔 달콤한 초콜릿을, 쓸쓸한 날엔 상큼한 유자 마들렌을, 그리고 슬픈 날엔 치즈케이크입니다. 물론 사 먹을 수도 있지만, 직접 만들어보세요. 중요한 순간 나에게 기쁨과 위로가 되는 디저트 한두개를 만들 줄 안다는 건 너무 근사하잖아요.
디저트 중 치즈케이크는 필수예요. 달콤하고 부드럽고 크리미한 치즈케이크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요. 마음이 유독 슬픈 날, 외롭고 힘든 날은 가만히 앉아 있으면 더 우울하고 슬퍼지잖아요. 그럴 땐 몸을 막 움직여 보세요. 무언가 열중해보는 건 아주 좋은 방법이거든요. 실제로 저는 그럴 땐 늘 뭔가를 만듭니다. 스콘을 만들기도 하고 동치미를 담그기도 하죠. 막 이것저것 바쁘게 움직이다 보면 내가 좀전에 우울했던 이유를 잊게 되기도 하고, ‘에라 뭐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게다가 그렇게 몸을 바쁘게 움직인 결과가 달콤한 치즈케이크라니 말이죠.
치즈케이크는 종류가 다양한데요. 오늘은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유행중인 바스크 치즈케이크를 만들어볼게요. 스페인의 바스크 지역의 한식당에서 유래되었다고 알려진 디저트예요. 크림치즈가 주재료로, 고온에서 구워 겉면의 마이야르 현상을 이용해서 겉면이 탄듯한 비주얼과 불에 그을린 향과 함께 속 안의 부드러운 치즈 맛을느낄 수 있어요. 다른 케이크류와 달리, 밀가루가 거의 들어가지 않아 요즘 더욱 주목받는 메뉴입니다.
치즈케이크의 시작은 일단 냉장고에서 치즈를 꺼내는 것부터입니다. 그리고 아래 레시피대로 몸을 움직여 보세요. 오븐에서 케이크를 꺼내는 순간까지 일단 그 슬픔은 냉장고에 둔 치즈와 위치를 바꾸는 거죠. 잘 구워진 케이크를 한입 먹으면 아까 냉장고에 두었던 슬픔은 이미 사라지고 없을 거예요. 그럼, 치즈만 준비하면 비교적 쉽게 만들 수 있는 바스크 치즈 케이크 한번 구워볼까요.
Today`s Recipe 홍여림의 ‘바스크 치즈케이크’
원하는 모양의 틀에 넣어서 구우면 되는 바스크 치즈케이크. 사진 홍여림 |
“아래 재료는 원형틀 기준 15㎝, 직사각형 기준 20㎝ 분량입니다. 만약 틀이 없다면 오븐용 작은 그릇에 나눠 담아도 괜찮아요. 집마다 오븐 사양이 다른 만큼, 구울 땐 겉면이 검게 그을리도록 상태를 보며 시간을 가감해보세요. 또 바스크 치즈케이크는 냉장고에 넣고 차갑게 식혀서 먹으면 더욱 맛있습니다.”
재료 준비
바스크 치즈케이크의 재료. 사진 홍여림 |
재료 : 크림치즈 250g, 마스카르포네 치즈 150g, 달걀 2개, 생크림 200g, 설탕 90g, 바닐라 엑기스 5g, 레몬즙 10g, 박력분 20g
만드는 법
1. 크림치즈와 달걀, 마스카르포네 치즈는 상온에 두어 찬기를 뺀다.
2. 치즈와 달걀을 한 개씩 뭉치지 않게 잘 섞어준 후 생크림과 설탕을 넣고 잘 젓는다.
3. 박력분을 체에 내려 곱게 같이 섞어준 후 바닐라 엑기스와 레몬즙을 넣는다.
4. 틀 위에 유산지를 깔고 잘 저어준 반죽을 붓는다.
5. 200도로 예열한 오븐에 넣고 220도에서 25분 정도 굽는다.
홍여림 cook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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