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항제 몰카범 뒤졌더니···PC서 126명 성관계 몰카 무더기 발견
지난해 군항제에서 몰카찍던 30대 검거
집 압수수색하자 성관계 영상 무더기 나와
1심 이어 항소심에서도 1년 6개월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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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30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여좌천 인근. 진해군항제 전야제가 열린 이 날 여좌천 주변에 수상한 남자가 나타났다. 이 남자는 여좌천 일대를 돌아다니며 꽃구경을 나온 상춘객 중 특히 치마를 입은 여성 주위를 얼쩡거렸다. 이를 수상하게 지켜보던 한 상춘객이 이 남성을 신고했고, 경찰은 이 남성을 즉각 체포했다.
이후 경찰에서 이 남성의 휴대폰을 디지털 포렌식으로 분석한 결과 여성의 치마 속을 촬영한 영상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특히 이 과정에 이 남성의 집으로 추정되는 곳의 컴퓨터 바탕화면에 수상한 동영상이 있는 것이 발견됐다. 경찰이 이 남성의 집을 압수수색한 결과 컴퓨터에서 126명의 여성과 성관계를 하는 동영상이 무더기로 나왔다.
여성 126명과 성관계하는 장면을 몰래 촬영하고 1400여 차례에 걸쳐 불특정 여성의 치마 속을 촬영해 항소심에서 1년 6개월을 선고받은 윤모(37)씨 얘기다.
창원지법 형사1부(최복규 부장판사)는 여성 126명과 성관계하는 장면을 몰래 촬영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윤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1년 6개월,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80시간 이수를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고 12일 밝혔다.
윤씨는 2013년 8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6년여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만난 여성들과 성관계하는 장면을 몰래 찍은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윤씨는 또 2015년 5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신발 속에 미니 캠코더를 숨긴 뒤 발등에 구멍을 내 여성 치마 속을 1400여 차례 불법 촬영한 혐의도 받고 있다.
법원 판결문과 당시 사건을 수사한 진해경찰서 등에 따르면 윤씨는 주로 만남 앱 등을 통해 조건부로 만난 여성과 성관계를 하면서 동영상을 촬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만남어플을 통해 조건부로 만날 여성이 정해지면 미리 모텔에 가서 휴대폰 등을 침대 인근이나 탁자 등에 숨겨둔 뒤 여성이 찾아오면 동영상을 촬영하고 이후 여성이 돌아가고 나면 다시 휴대폰을 수거하는 방식이다. 윤씨의 컴퓨터에서 발견된 동영상에는 윤씨가 동영상을 촬영하기 전과 후의 모습까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윤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 여러 차례에 걸쳐 “(해당 영상의 여성들이)돈을 주고 만난 여성이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실제 윤씨는 2017년 10월 28일 오전 2시쯤 모텔에서 만남앱을 통해 알게 된 한 여성에게 현금 10만원을 건네주고 성관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윤씨는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성매매) 혐의도 받았다. 126명이 모두 조건 만남으로 만난 여성들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상당수는 이런 식으로 동영상을 촬영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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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관계 동영상은 장소가 모두 모텔이었지만 여성의 치마 속을 촬영한 1400여 차례에 걸친 영상은 장소가 여러 곳이다. 버스정류장·길거리·승용차·사무실·엘리베이터·식당 등 장소를 가리지 않았다. 일부 영상은 일본에서 촬영된 것도 있다고 전해졌다. 다행히 이런 영상은 다른 곳에 유포되지 않아 2차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았다는 것이 경찰 설명이다.
1심 재판부는 윤 씨가 불특정 여성을 상대로 한 범죄 횟수가 1500회를 넘겼지만,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한 점, 촬영한 사진을 유포하지는 않은 점,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점을 고려해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윤씨는 형량이 무겁다며 항소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원심판결에 잘못이 없고 양형 또한 적절하다며 윤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창원=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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