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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대 두번이나 맞았는데…한국·우루과이전 유효슈팅 0,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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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 43분 헤더를 하는 우루과이 수비수 디에고 고딘(가운데).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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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고딘의 슛은 왼쪽 골포스트를 맞고 나왔다. AP=연합뉴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4일(한국시각) 열린 2022카타르월드컵 H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우루과이와 0-0으로 비겼다.


이번 대회 네 번째 0-0 무승부로 기록된 이날 경기에서 두 팀은 조심스럽게 경기를 운영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집계에 따르면 한국은 슈팅 6개, 우루과이는 슈팅 10개를 기록했으나 유효슈팅은 하나도 없었다. 21세기에 치러진 월드컵 경기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평소 축구를 즐겨본 팬이 아니라면 의아할 수도 있었다. 우루과이는 골대를 두 번 맞혔기 때문이다. 전반 43분 코너킥에서 페데리코 발베르데가 올린 공을 디에고 고딘의 헤더로 연결했으나 왼쪽 골포스트를 맞혔다. 후반 44분에는 발베르데의 중거리 슛이 골대를 강하게 때렸다.


유효슈팅은 '샷츠 온 타깃'(shots on target)을 번역한 단어다. 유효슈팅이라고 쓰지만 '효과적인 슈팅'이란 의미가 아니라는 뜻이다. 골대 안으로 향해서 골키퍼가 막아내지 않았다면 들어가는 슛을 말한다.


데굴데굴 약하게 굴러간 슛도, 총알같이 날아간 슛도 골대 안쪽으로 향했다면 똑같은 유효슈팅이다. 반대로 골대를 때리거나 스치고 빗나가든, 수비수가 몸으로 막아내든 골대 안으로 향하지 않았다면 유효슈팅이 아니다. 자연스럽게 유효슈팅이 많았다고 해서 무조건 골을 많이 넣을 기회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그래서 축구 통계가 발달한 최근엔 기대 득점(xG, expected Goals)이 자주 사용된다. 축구 통계 사이트 옵타가 개발한 기대 득점은 수십만개의 슈팅 데이터를 통해 해당 위치에서 슛했을 때 어느 정도 확률로 골이 들어갈지를 예측한 값이다.


골대와의 거리, 슈팅 각도, 공과 발의 거리, 1대1 상황, 날아온 패스의 질, 득점이 발생한 상황(오픈 플레이, 프리킥, 코너킥) 등을 감안해 xG를 0부터 1까지 매긴다. 득점 확률이 높다면 1점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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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환의 패스를 곧바로 슛으로 연결한 황의조(오른쪽). 아쉽게도 크로스바를 넘어갔다. AP=연합뉴스

페널티킥의 경우엔 xG가 0.76이다. 일반적으로 100번 차면 76번 성공시킨다는 의미다. 통계사이트 폿몹에서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우루과이전 전반 34분 김문환의 패스를 받아 때렸지만 골대를 넘어간 황의조의 슛은 xG가 0.34였다. 34%의 확률로 골이 터졌다는 의미다.


슈팅의 xG를 모두 더하면 그 팀이 얼마나 많은 기회를 잡았는지도 알 수 있다. 옵타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과 우루과이의 xG는 각각 0.55와 0.48이었다. 한국이 미세하게나마 좋은 슛 기회를 더 많이 만들었다는 의미다.


하지만 xG가 절대적인 건 아니다. 축구는 골을 넣지 못하면 결국 소용이 없는 경기이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르헨티나의 경기가 그랬다. 아르헨티나는 15개의 슛을 날렸고, xG는 2.23이었다. 하지만 한 골을 넣는데 그쳤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슈팅 3개, xG 0.14에 머물렀다. 하지만 살레흐 알 세흐리와 살렘 알렘 다우사리의 환상적인 마무리로 2-1 승리를 거뒀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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