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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니어연구소’는 AI가 노인에게 귀찮은 존재란 걸 압니다

기술이 삶에 편의를 가져다 준다고 하지만요. 현장에 가보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요양 시장에서 필요한 기술은 무엇일까요? 이진열 한국시니어연구소 대표를 만났습니다.

????당신에게 들려줄 이야기

- AI고 IoT고 어르신에겐 필요없는 이유

- 재가요양서비스가 뭐지? 시장 규모는 어떻게 되지?

- 부정수급문제, 어디서 어떻게 일어나는 걸까

- 한국시니어연구소의 비즈니스모델, 경쟁사와 차이점

- 노인의 기능 저하는 언제 어떻게 일어날까

- 한국시니어연구소가 손잡는 회사는?

- 방문요양센터는 돈을 어떻게 벌까?

- 일본에서 잘나가는 요양 서비스 기업

- 소프트뱅크벤처스, 해시드 등이 한국시니어연구소에 투자한 이유 

 

이진열 한국시니어연구소 대표. © 황금빛 기자

 

‘한국시니어연구소’는 2019년 7월 설립된 ‘실버테크(노인을 뜻하는 silver + 기술)’ 스타트업인데요. 경쟁사들과 가장 큰 차이는 요양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인사업자들의 센터 창업과 운영을 돕는다는 점입니다. 이진열 대표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요양 시장의 전반적인 상황도 알 수 있었습니다.

 

|01. 한국시니어연구소, ‘재가요양서비스’에 집중한 이유

 

“일본이 고령화를 먼저 경험했잖아요. 일본의 실버산업 관련 박람회에 가면 ‘웨어러블 디바이스(Wearable Device)’는 없어요. 안 차니까요. 치매 어르신인데 그걸 기억하고 찬다는 건 말이 안 돼요. ‘AI(인공지능) 스피커’도 어르신을 살린다곤 하는데요. 현장에서 해보니 어르신들은 불이 반짝반짝 하는 것도 싫어하고요. 코드 같은 게 보이면 꼴 보기 싫어서 다 뽑아버려요.”

한국시니어연구소가 이러한 현실을 아는 이유는 ‘재가(在家)요양서비스’에 집중해왔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요양시장은 사회보험제도인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요. 고령이나 노인성 질병 등으로 인해 일상생활을 혼자 수행하기 어려운 노인 등에게, 신체활동 또는 가사활동 지원 등의 ‘장기요양급여’를 제공하는 겁니다.

 

© 국민건강보험공단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장기요양급여 수급자의 85%는 ‘재가요양서비스’를 이용하는데요. 장기요양보험 총 급여비(수가 총액) 11조원 가운데 61%인 6조원 정도를 차지합니다. 전체 장기요양 인정자 수는 95만여명(현재 100만명)이고요.

​재가요양서비스는 ①방문요양 ②주간보호 ③복지용구 등이 대표적인데요. 이 서비스들을 제공하고 있는 곳이 한국시니어연구소입니다.

 

재가급여가 제공되는 서비스. © 국민건강보험공단

 

재가요양서비스 이용이 표준이 되고 관련 시장 규모가 커진 이유는, 기본적으로 서비스 자체가 국가 체계 안에 있기 때문인데요. 전반적인 방향이 ‘탈 시설’ 쪽으로 이동해 왔습니다.

 

​“한국 요양 서비스와 관련해 정부가 자주 해온 이야기가 ‘통합 재가 서비스’입니다. 장기요양급여 수급자의 나머지 15%가 시설(요양원)을 이용하는데요. 수가 총액 나머지 39%가 들어가니까, 집 말고 시설에 머무는 게 고객당 수가가 더 높기도 하죠.”

 

​이전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이후 감염병 전파 이슈로 병원의 침상 간격이 늘어나며, 베드 수를 줄인 적이 있습니다. 입원 환자 재원일수를 줄이기 위해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등을 시도하기도 했죠. 이 또한 집에서 요양을 하는 재가요양서비스 시장이 커진 이유입니다.

​또 한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가처분 소득이 높아진 노인들이 절대 시설에 가지 않는다는 겁니다.

 

​“예전엔 보호자들이 돈도 내고 의사결정을 다 했죠. 하지만 요즘 부모님 세대 보면 자식보다 돈이 많은 경우도 많잖아요. 그냥 내 집에서 사람 불러서 돈 주고 살지, 전동침대 제일 좋은 거 하고 좋은 거 먹지. 과거 어르신들만 봐도 시설에 가면 죽는다고 생각했는데, 내 집에서 내가 살고 싶은 곳에서 살고 싶은 거죠.”

 

|02. 부정수급은 어떻게 일어날까

한국시니어연구소는 방문요양 서비스를 중점적으로 하고 있는데요. 방문요양이 수요가 높기도 합니다.

​방문요양 아래는 ①일반요양 ②가족요양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방문요양센터’인데요. 전국에 2만여개가 있습니다. 대부분 개인사업자입니다.

​방문요양센터는 보통 50대 후반의 은퇴한 사람들이 창업한다고 하는데요. 요식업, 공인중개사 등과 함께 인기 있는 창업 아이템이라고 합니다.

​물론 자격 요건이 있습니다. 관련 업계 종사자가 아니었다면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따야 합니다. 그리고 모아 놓은 돈이 별로 없다면 방문요양센터를 차리고, 돈이 좀 많다면 주간보호센터를 차리는 식이라고 하는데요. 건물 하나 살 수 있다면 요양원까지 가고요.

​어쨌든 방문요양센터에 요양보호사들이 소속돼 있고요. 수급자가 내야 하는 서비스 비용의 85%를 정부가 지원(본인 부담 15%)해주고 있는데요. 이를 방문요양센터가 받아 요양보호사에서 급여를 주는 식입니다. 참고로 한도액을 넘어가는 추가 금액은 본인 부담입니다. 월 한도액 및 급여비용 

여기서 일어나는 문제가 있습니다. ‘부정수급’입니다. 민간에서 운영하다 보니 관리 감독이 다 안 되는 것도 있고요. 동네 방문요양센터의 주 수입원이 ‘가족요양’으로부터 나오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치킨게임이 벌어지죠.

 

​“2촌 이내 가족이 요양보호사를 따요. 방문요양센터와는 근로자로 계약하죠. 그래서 방문요양센터장님이 친구를 설득하는 거예요. 국비 지원 나오니까 엄마 케어 좀 해보라고. 한 시간에 얼마 준다고. 그게 업계 관행 같은 거였어요. 그런데 센터를 직영으로 운영하는 브랜드를 가진 큰 회사에서 우린 더 줄게 하면서 데려가는 거죠. 매출로 찍히니까. 그렇게 가족요양 시급이 높다고 마케팅을 합니다.”

 

​근본적으로 요양보호사가 부족해서 생기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노인은 100만명이지만, 요양보호사는 50만명 정도라고 하네요. 여기다 노인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데, 요양보호사는 계속 줄고 있고요.

​치킨게임은 끝이 나기도 힘듭니다. 어르신들이 안타깝게도 다시 계약할 수 있는 고객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시장이 커지는만큼 매년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는 데 돈을 쓰게 되는 거죠.

 

|03. 가맹 아니고 파트너

큰 회사에서 직영으로 센터를 운영하며 크게 마케팅을 해서 고객을 다 뺏어가니, 개인사업자 입장에선 불만일 수밖에 없는데요.

​그래서 한국시니어연구소는 단순히 방문요양 서비스를 중점적으로 하는 곳이 아니라, 방문요양센터를 운영하는 개인사업자들의 창업과 운영을 돕고 있습니다.

​현재 스마일시니어라는 브랜드로 직영 센터 5곳을 운영하며, 스마일시니어 파트너 센터 60곳을 두고 있습니다. 파트너 센터는 가맹이 아닙니다. 센터를 운영하는 동네 개인사업자가 스마일시니어 브랜드를 써도 되고, 안 써도 됩니다. 그냥 스마일시니어의 솔루션을 도입한 파트너사일 뿐입니다. 그래서 한국시니어연구소는 가맹비도 받지 않습니다.

​단지 SaaS(서비스형소프트웨어) 기반 행정자동화 솔루션 ‘하이케어’를 제공하고 있고요. 센터 개설부터 마케팅, 폐업까지 교육 및 컨설팅을 진행 중이죠.

 

​“개인사업자와 저희는 싸우는 관계가 아니에요. 경쟁사와 저희의 가장 큰 차이점이에요. 그리고 직영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한들 1% 정도밖에 못 먹어요. 시장이 무르익은 일본도 그래요. 일본 장기요양보험(개호보험) 100조원의 시장에서 88%를 개인사업자가 갖고 있어요. 즉 저희는 88%의 개인사업자들에게 돈을 벌면서 그들을 어떻게 하면 성장시킬까 고민하는 회사죠.”

 

​사실 기업이 뛰어들어 직영 센터를 운영한다고 해도 개인사업자를 이길 수 없는 이유는, 센터가 2만개나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동네에 촘촘하게 있는 센터에서 주는 고객경험을 따라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고객경험의 차이라는 건 ‘휴먼터치’ 영역에서 일어나요. 고용돼 일하는 직영 센터장님은 못하는 걸 개인사업자는 다 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이런 거죠. 밤에 급하게 호출할 일이 있는데, 요양보호사님도 퇴근한 시간이에요. 이때 센터장님은 자발적으로 어르신 집에 방문할 수 있는 거죠. 기업이 줄 수 없는 고객경험입니다.”

 

​다만 한국시니어연구소도 직영 센터 5곳을 운영하는 이유는 질 높은 서비스의 표준을 보여주기 위해서입니다.

 

한국시니어연구소의 서비스. © 한국시니어연구소

 

|04. 수급자에게도 고객경험을

일반적으로 수급자 입장에서 느낄 수 있는 재가요양서비스의 차별점은 거의 없다고 보는데요. 요양보호사들도 전속이 아니라 다 돌고 돌고요. 사실 법적으로 서비스 형태와 서비스 시간, 가격 등도 정해져 있습니다.

​정성적으로 고객에게 어떤 신뢰를 줄 수 있느냐, 혹은 고객에게 어느 정도의 범주까지 서비스를 할 수 있느냐 등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고는 하는데요.

​하지만 어려움을 겪을 때가 ‘갑자기’ 찾아오죠. 그때 재가요양서비스를 찾게 되고 거기서 차별점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설날 같은 때 인지해요. 가족이 모였는데 엄마의 거동이 요즘 불편했대요. 기능 저하라는 건 단기간에 확 와요. 큰일 났다는 생각이 드는 거죠. 그때 준비해요. 전화가 오죠. 보통 70대 어르신의 50대 보호자가요. 그런데 딱 봐도 제도가 복잡해요. 아무리 설명드려도 이해하는 데 한참 걸려요. 가격은 다 똑같은데 대체 뭘 선택해야 하는지도 모르고요. 그냥 알아서 다 해주길 원하죠.”

 

​그래서 한국시니어연구소는 방문요양센터뿐 아니라 데이케어센터(주간보호), 복지용구 렌탈 등도 서비스 하고요. 장기요양 등급 신청 과정부터 각각의 환경에 따라 뭐가 필요한지 기본적으로 컨설팅을 해주고 적용해주는 거죠. 파트너인 개인사업자들이 전국에 서비스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고요.

​기능 저하에 대해서 더 물었는데요.

 

​“학술적으로 ADL(일상생활수행능력)이 저하됐다고 하는데요. 65세 이상 어르신 가운데 14%는 저하된다고 합니다. 지팡이를 짚어야만 거동이 가능한 사람, 초기여도 경도 치매를 가진 사람 등 다양해요. 평균 수명이 늘어나고 65세는 젊다곤 하지만, 70대부터는 갑자기 기능 저하가 일어나는 때가 딱 생깁니다. 그건 변하지 않더라고요. 오래 사는 거랑 기능 저하는 다른 얘기인 거죠.”

 

​실제 언제 어떤 이유로 어떻게 안 좋아질지 모른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위암에 걸린 어르신이 있었는데요. 거동에 큰 불편은 없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어느날 침대에서 떨어져 다리가 부러졌고, 수술이 안 되니까 못 걷게 됐는데요. 이후 얼마 있다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10년 동안 위암과 싸웠지만, 낙상이 큰 영향을 준 겁니다. 또 상담 전화만 하고 나중에 필요할 때 다시 연락 드린다고 했다가 돌아가신 사례도 엄청 많다고 하네요.

​데이케어센터도 차별적인 고객경험을 제공할 수 있긴 한데요. 어르신 유치원 같은 겁니다. 아침에 차로 모시러 가고, 교육이나 운동 프로그램까지 제공하고, 집에 모셔다 드리는 거죠.

 

​“데이케어센터는 시설과 분위기에 따라 차별화가 돼요. 턱 넘기, 경사로 올라가기, 노래 부르기 이런 게 다 패키지로 있어요. 보호자 입장에서 상담하러 왔다가 엄마를 보내도 되겠다 하고 신뢰할 수 있죠. 현재는 소형 데이케어센터들이 많은데요. 저희가 또 200평 규모로 대구랑 경기도에 만들고 있습니다.”

 

|05. 한국시니어연구소가 눈여겨 보는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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