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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대만 반도체시장 리뷰

 

중국발 더블 딥이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반도체 업계에 몸담고 있으며 여러 차례의 다운 사이클을 겪었지만 단 한 번도 경험한 적 없는 패턴이다. 지금까지의 다운 사이클은 언제나 "V" 모양의 하락, 반등 패턴을 보였다. 리먼 사태와 2015~2016 메모리 과잉, 코로나 팬더믹 때도 반등 이후, 재차 시장이 꺼지는 "W" 형태의 더블딥은 없었다. 우려했던 것처럼 6월 초부터 약해진 고객사의 패키징 소재 발주 강도는 7월을 지나며 더욱 힘이 빠졌다. 이대로라면 작년 하반기에 겪었던 수주 절벽을 올해도 반복할 것 같아 우려스럽다. 특히 중국 내수 시장 침체에 직격탄을 맞은 중국 OSAT업체들을 중심으로 발주량이 대폭 감소했다. 중국향 매출 비중이 높은 대만의 OSAT 역시 충격에 고스란히 노출되었다. 

특이한 점은 중국 메모리 반도체를 패키징 하는 일부 업체는 가동률이 준수하다는 점이다. 중국 메모리 솔루션 제공 업체(독립 업체)의 비중이 높은 OSE 같은 경우, 4월부터 생산라인 가동률이 높아지기 시작하더니 7월 매출액은 작년 대비 17.2%나 증가했다. 미국 정부가 중국에 대한 반도체 제재의 수위를 높이자 중국 정부의 반격으로 마이크론의 중국 사업이 축소되었다. 본래 경쟁을 통해 재편되었어야 할 시장이 우리나라 업체들이 배제된 채 중국의 메모리 업체들만으로 메꾸고 있다. 올해 초만 해도 미국의 제재로 인해 중국의 메모리 업체인 YMTC와 CXMT가 궁지에 몰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마이크론 제재에 따른 반대급부로 YMTC와 CXMT에 활로가 열렸다. 또한 YMCT와 CXMT가 자체 브랜드로 생산, 판매하는 물량 외, 이들로부터 Wafer를 구매하여 패키징, 판매하는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독립 업체들까지 시장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비록 중저가 라인업의 제품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마이크론의 빈자리를 중국 업체들에게 그대로 내어준 것인 만큼 우리나라 메모리 업체들에게 있어서는 달갑지 않은 전개일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서는 향후 별도로 다뤄보고자 한다. 

 

 

2023년 2분기 TSMC와 UMC 실적을 통해 대만 반도체 업계, 더 나아가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현황을 가늠해 보자. TSMC는 2022년 3분기 397만 장(12" 기준)의 Wafer 출하량과 27조 원의 매출을 올렸다. 당시 Wafer ASP(12")는 12백만 원을 상회했으며 이는 2019년 1분기 3.6백만 원의 3배가 넘는다. 2023년 2분기에는 Wafer 출하량이 292만 장으로 줄어들며 매출액 또한 21조 원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Wafer ASP는 9.4백만 원으로 여전히 높다. Wafer 출하량이 줄어들었음에도 7nm이하의 고부가가지 제품이 매출 하락을 받쳐주고 있다. TSMC의 7nm이하 Wafer를 패키징 할 수 있는 업체들은 TSMC 자사 패키징라인과 1 tier OSAT 업체에 국한되기 때문에 하위 Tier OSAT업체들은 레거시 공정의 wafer를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7월부터 애플향 물량이 출하되며 매출액이 늘어나는 모습이지만 아이폰용 AP는 TSMC 자사의 InFO 기술로 패키징 되기 때문에 OSAT업체의 낙수효과는 지극히 제한적이다. 

 

UMC도 TSMC와 유사한 매출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22년 3분기 260만 장(8" 기준) 출하, 3.3조 원의 매출로 정점을 찍고 급격히 하락하여 2023년 2분기에는 180만 장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고무적인 점은 14nm ~ 28nm 사이의 제품 비중이 지속 증가하면서 Wafer ASP(8")는 2022년 3분기 1.28백만 원보다 높은 1.3백만 원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예상치 못한 극단적인 경기침체가 오지 않는 한 UMC의 분기 Wafer 출하량 180만 장의 생산량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방 시장의 분위기가 반전되지 않는다면 분기 Wafer 출하량은 180만 장보다 크게 늘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TSMC와 UMC 모두 호황기 때, Wafer 가공비용을 끊임없이 올렸었다. 이제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누가 먼저 가격 인하의 총대를 멜지 눈치싸움을 하고 있다. 

 

완만하게 오르는 듯하던 OSAT업체의 가동률이 다시 낮아질 기미가 보인다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OSAT업체들의 예상하는 반도체 시장 회복의 시기는 점점 뒤로 늦춰지더니 내년 하반기도 장담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주를 이룬다. 이와 같은 예상을 방증하듯, 대만 EMS업체들의 실적이 작년 대비 지지부진하다. EMS의 부진은 곧 전자제품 생산량의 감소와 반도체 수요 감소를 뜻한다. 

 

올해 아이폰의 출하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전자기기 생산량 증가를 통한 반도체 소진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신규 아이폰의 출하 예상이 하향 조정되고 있어 아이폰을 통한 반도체 시장 분위기 반전이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반도체 생산에 사용되는 기판인 Substrate와 Lead Frame 생산업체의 매출 변화를 살펴보자. 대만에는 여러 PCB업체들이 있으나 반도체용 Substrate 주요 공급업체로는 UNIMICRON(최대 주주 UMC), Nanya PCB(최대 주주 Formosa Gr.), KINSUS(최대주주 Pegatron) 3개사를 꼽는다. 3사는 대만의 반도체 기판 시장을 넘어 글로벌 업체들과 업체를 나란히 하고 있다. 이들은 2021년부터 2022년 사이 Flipchip BGA 기판의 수급 이슈로 인해 매출액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반도체 시장의 공급 과잉이 원소재 업체들로 전이되면서 2022년 4분기부터 매출액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당분간 현재와 같은 수준의 매출액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전방 산업의 침체로 인해 연내 급격한 매출 증가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CWTC는 대만의 대표 Lead Frame 생산업체이다. 대만에는 CWTC 외에도 SDI, Fusheng 등 다양한 Lead Frame 업체들이 있으나 CWTC 대비 LED용 Lead Frame의 비중이 높거나 사업 규모가 영세하다. CWTC는 2017년 SH Asia Pacific Pte. Ltd.(SHAP)와 그 자회사인 SH Materials Co., Ltd를 인수하며 단숨에 글로벌 No.5 안에 안착했다. CWTC 역시 2021~2022년 반도체 슈퍼 사이클 시기에 큰 폭의 매출 성장을 이뤘으나 2022년 4분기부터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Lead Frame 기반의 OSAT업체들은 납기가 긴 Lead Frame의 원활한 수급을 위해 Overbooking 한 재고가 쌓여 있어 2022년만큼의 발주를 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경기부진으로 인한 여파가 전방산업에서 반도체를 직접 생산하는 업체에서부터 반도체 소재 업체들에게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2023년 하반기 반도체 시장은 더블딥이라는 미증유의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를 반영하듯 시장 조사 기관들이 내놓는 2023년 연간 반도체 시장 전망치가 시간이 지날수록 낮아지고 있다. 주위를 둘러보면 금리, 환율, 전쟁, 경기 침체등 어느 것 하나 우호적인 시그널이 없다. 악재가 만연한 현 상황이 단기간에 개선되지 않으면 반도체 시장의 더블딥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폭이 넓고 골이 깊을 것으로 예상된다. 8월 14일을 전후로 공시되는 국내 반도체 관련 업체들의 반기보고서를 참조한다면 반도체 업계가 직면한 현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특정 시점이 되면 자연스럽게 시장이 회복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보다는 현실을 직시하고 보수적인 시각으로 시장 변화에 대처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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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반도체 소재 회사 “I”사 근무 반도체 패키징 시장에 대해 관심이 많은 회사원입니다. 반도체 패키징 시장의 참여자로서 시시각각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의 정보와 패키징 기술을 공유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