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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용어 정리 ② - 미국국채금리, 실질금리, 레포금리, IOER, 가산금리, 은행금리

경제용어 정리 ①에 이어 금리와 관련된 개념들과 최근 이슈들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이전 포스팅 : 경제용어 정리 ① - 기준금리, 미국금리, 국채금리, 시중금리, 장단기금리, OIS 금리

 

추가되었으면 하는 개념들을 소개해 주시면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 1. 미국국채금리

① 실질금리

금리는 돈의 가치입니다. 금리에 물가를 고려하느냐의 여부에 따라 명목금리와 실질금리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즉, 명목금리는 물가를 고려하지 않은(돈의 실질가치 변동을 고려하지 않은) 금리를 의미합니다. 우리가 수치상으로 보는 금리는 모두 명목금리입니다. 반면, 물가를 고려한 돈의 가치가 바로 실질금리입니다. 즉, 명목금리에 물가를 고려한(돈의 실질가치 변동을 고려한) 금리를 의미합니다.

지난 포스팅에서 피셔방정식을 소개해드렸습니다. 피셔방정식을 통해 실질금리를 구하는 산식을 구할 수 있습니다.

 

명목금리 = 실질금리 + (기대)인플레이션율

실질금리 = 명목금리 - (기대)인플레이션율

 

측정의 용이함을 위해 인플레이션율 대신 기대인플레이션율을 활용하게 됩니다. 금융시장에서는 일반적으로 기대인플레이션율을 BEI(Breakeven Inflation Rate) 지수를 통해 측정합니다. 

② BEI 지수

BEI 지수는 국채명목금리에서 TIPS(물가연동국채) 금리를 빼면 구할 수 있습니다. 물가연동국채는 물가의 변동에 따라 원금과 이자를 지급해 채권의 실질구매력을 보장하는 국채입니다.

 

BEI(10년) 지수 = 10년물 국채명목금리 - 10년물 TIPS 금리

 

10년물 국채금리는 장기국채금리입니다. 장기국채금리는 실물경제와 기대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받습니다(DKW 모델은 '불확실성'을 추가로 고려했습니다). 

즉, 시장참여자들이 미국 경제가 회복되고,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한다면 10년물 국채금리는 상승하게 될 것입니다. 이때, BEI 지수는 상승하게 됩니다.

한편, 시장참여자들이 향후 미국경제에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한다면 TIPS를 매입해 인플레이션을 헤지하려고 할 것입니다. 이때 TIPS 수요가 증가해 TIPS 금리는 하락하게 됩니다. TIPS 금리 하락은 BEI 지수의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③ TIPS(물가연동국채) 금리

금융시장에서 TIPS 금리를 실질금리로 간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도출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명목금리 = 실질금리 + 기대인플레이션(BEI 지수)

BEI 지수(기대인플레이션) = 명목금리 - TIPS 금리

두 식을 연립하면,

실질금리 = TIPS 금리

 

10년물 TIPS 금리(=실질금리) 추이

 

그러나 현재 국면에서 TIPS 금리를 시장에서 결정되는 실질금리라고 보기는 쉽지 않은 부분이 있습니다. TIPS 시장에서 TIPS의 가장 큰 수요처가 바로 연준이기 때문입니다. 연준은 이번 코로나 위기 국면에서 대규모 양적완화를 진행하면서 TIPS 매입을 확대해 왔습니다(TIPS 매입 → TIPS 금리 하락).

 

미국 TIPS 시장에서 연준의 TIPS 보유 비중, 출처 : FED

 

연준이 왜 TIPS 매입을 확대해 왔을까요? 실질금리(TIPS 금리)를 낮춤으로써 완화적인 금융환경을 조성하고, 시장참여자의 기대인플레이션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함이라고 개인적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TIPS 시장에서 연준의 TIPS 보유 비중이 크기 때문에 BEI 지수와 실질금리를 조절하는데 있어서 연준의 영향력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만약 연준이 상당한 규모의 TIPS를 매도한다면 BEI 지수는 하락하고, 실질금리는 상승할 수 있습니다).

 

[참고 포스팅]

BEI 지수와 TIPS 유동성 프리미엄 - 연준이 미국 실질금리 상승을 용인할 가능성

 

④ 중립금리(=실질균형금리, R-Star)

쉽게 말해, '경제가 감당할 수 있는 금리'를 의미합니다. 중립금리, 균형금리, 자연금리 등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합니다. 

현 뉴욕연방은행 총재인 존 윌리엄스는 Kathryn Holston, Thomas Laubach 등과 함께 2017년에 <The Holston-Laubach-Williams(2017) model>라는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 모델(HLW)을 통해 중립금리가 측정됩니다.

HLW에 따르면, 중립금리 상태에서 연준의 통화정책 목표인 '물가안정'과 '완전고용'이 달성될 수 있습니다. 또한, 실질금리가 아무리 낮더라도 중립금리보다 낮지 않다면, 금융환경이 완화적이라고 평가할 수 없습니다.  

2020년 2분기 기준 미국의 중립금리는 0.36%였습니다. 거의 0%대입니다. 이러한 중립금리 수준을 통해 연준이 왜 코로나 위기 국면에서 '마이너스 실질금리' 정책을 시행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중립금리보다 더 낮은 실질금리를 달성해야 실질적인 완화적 금융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입니다.

중립금리는 뉴욕연방은행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관련링크)

 

⑤ 레포금리

레포(Repo)란 환매조건부채권(Repurchase Agreements)을 의미합니다. 환매조건부채권이란 금융기관이 일정 기간 후에 다시 사는 조건하에 채권을 빌려주고, 소정의 이자를 붙여 다시 되사는 채권을 의미합니다.

미국국채 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유동성이 풍부합니다. 미국국채 시장에 유동성을 원활하게 공급하는 시장이 바로 미국국채 레포시장입니다.

미국국채를 보유한 금융기관들은 레포시장에서 미국국채를 담보로 낮은 금리에 단기자금(1일물, 7일물, 15일, 30일물 등)을 대출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발달된 레포시장의 존재로 인해 미국국채는 보다 넓은 수요 기반을 갖게 됩니다.

레포시장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됩니다.

첫째, '일반담보 국채 레포시장'입니다. 이 시장에서는 자금을 대출 받으려는 측이 어떤 기간물의 국채를 담보로 할지를 결정하게 됩니다. 즉, 자금을 대출해주는 측은 선택권이 없습니다.​

둘째, '스페셜 국채 레포시장'입니다. 이 시장에서는 자금을 대출해주는 측에서 특정한 기간물의 담보를 요구하게 됩니다. 즉, 대출 받으려는 측은 선택권이 없습니다.​

만약, 특정한 기간물의 국채 수요가 크게 나타날 경우, 스페셜 레포 금리가 크게 하락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지난 3월 4일에 10년물 국채를 담보로 하는 레포금리가 - 4.25%까지 하락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마이너스 레포금리는 어떤 의미일까요? 원래는 레포시장에서 자금을 대출 받으려는 측이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데, 오히려 대출을 해주는 쪽이 이자를 지급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자금을 대출해주는 쪽이 10년물 국채를 '간절하게' 원한다는 의미입니다. 왜 간절하게 원할까요? 

10년물 국채를 빌려서 매도한 후(국채 공급 증가 → 국채 금리 상승), 국채 가격이 하락하면 다시 매수해 갚으려는 공매도 수요가 높다는 해석이 있습니다. 즉, 이들은 향후 10년물 국채 금리가 상승할 것이라고 베팅하고 있는 것입니다. (관련링크)

공매도 수요가 높은 이유를 여러가지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금융시장에서 SLR(Supplementary leverage ratio, 보완적 레버리지 비율) 규제 완화 연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는 것이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SLR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참고 포스팅] 

미국 장기국채(채권)금리 상승 원인, 3월 FOMC와 SLR 규제 완화 연장에 주목

 

(레포금리에 대한 내용은 상당히 어려우실 수 있습니다. 추후에 더 자세한 내용을 다루어 보겠습니다)

⑥ 초과지급준비금리(IOER)

시중은행은 중앙은행에 당좌계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중은행은 법적으로 중앙은행 통장에 일정 규모의 돈을 예치해야 합니다. 이를 법정지급준비금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시중은행은 법정지급준비금 보다 더 많은 자금을 중앙은행 통장에 예치할 수 있습니다. 법정지급준비금보다 많은 여유 자금을 초과지급준비금이라고 합니다(따라서, 은행의 지급준비금은 법정지급준비금과 초과지급준비금으로 구성됩니다).

연준은 시중은행의 초과지급준비금에 일정한 수준의 금리를 주고 있습니다(현재 0.1%). 이를 초과지급준비금리(IOER)라고 합니다.

연준은 2008년 11월에 IOER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당시에 연준은 대규모 양적완화(중앙은행이 금융기관의 장기국채를 매입해 현금을 주입하는 정책)를 통해 엄청난 현금을 확보한 시중은행이 방만하게 대출이나 투자를 하는 것이 두려웠습니다. 이는 급격한 자산버블과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즉, 시중은행이 연준 현금통장에 초과지급준비금을 예치하면 이자를 주는 방식을 채택하여 유동성이 방만하게 풀리는 것을 막고자 했던 것입니다.

연준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 위기 당시에 대규모 양적완화를 시행하여 시중은행에 막대한 현금을 공급했습니다. 그러나 이 중 절반 정도는 다시 연준에 되돌아오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바로 IOER의 효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파란색 실선 : 연준 자산 / 빨간색 실선 : 초과지급준비금

 

현재 시중은행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매우 풍부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이번 3월 FOMC에서 연준이 IOER을 인상함으로써 시중은행의 현금(또는 지급준비금)을 흡수할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시장은 연준의 IOER 인상을 긴축 스탠스로 해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참고 포스팅] 

연준의 향후 정책과 달러 환율 향방 - 미국 단기 국채 금리 하락에 주목할 필요성 

 

| 2. 스프레드

① 가산금리

기준금리에 신용도에 따라 덧붙이는 금리를 가산금리라고 합니다(기준금리에 추가로 붙는 금리). 일반적으로, 신용도가 낮으면 가산금리가 높고, 신용도가 높으면 가산금리가 낮습니다.

또한, 채권의 만기가 길어지면 되돌려 받을 위험도 높아지기 때문에 가산금리가 더 크게 붙습니다. 이를 기간 가산금리(텀스프레드, term spread)라고 합니다. 

② TED 스프레드

미국 3개월 국채금리와 LIBOR 간의 차이를 의미합니다.

 

TED 스프레드 = 리보(LIBOR) - 미국 3개월 국채금리

 

미국 3개월 국채금리는 무위험으로 인식됩니다. 반면, 리보는 은행의 신용리스크를 반영합니다. 따라서, TED 스프레드는 경제 전반의 신용리스크를 반영하는 지표로 활동됩니다.

 

리보(London Inter-Bank Offered Rate)는 역외 달러 시장의 대표 금리입니다. 이 금리는 런던 소재에 신용도가 높은 글로벌 은행들이 무담보로 달러를 조달할 때 적용되는 금리입니다. 

 

만약 금융시장에 큰 불안(주가 폭락, 기업들의 신용 위험 증가 등)이 나타난다면, 은행 간 대출에 사용되는 리보는 상승하는 반면, 안전자산인 3개월 국채금리는 하락하게 됩니다(국채 수요 증가 → 국채금리 하락). 이때, TED 스프레드는 확대됩니다.

 

TED 스프레드 추이

 

글로벌 금융위기가 절정이었던 2008년 9월에 TED 스프레드는 4.15%까지 상승했습니다. 코로나 위기가 절정이었던 3월에 해당 스프레드는 1.34%였습니다.

현재는 0.13~0.15%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경제 전반의 신용 위험도가  낮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③ 하이일드 채권 스프레드

하이일드 채권(High-Yield Bond)이란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의 신용평가기준 'Ba1' 이하, 스탠더드앤푸어스(S&P) 신용평가기준 'BB' 이하인 채권을 의미합니다(투자적격 채권은 BBB 이상인 채권).

이러한 고수익 고위험인 하이일드 채권은 '정크본드(Junk bond, 쓰레기 채권)'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하이일드 채권 스프레드(High-Yield Bond Spread)란 특정 등급의 하이일드 채권 수익률과 안전자산인 국채 수익률의 차이를 의미합니다. 

 

하이일드 채권 스프레드 = 하이일드 채권 수익률 - 미국국채 수익률

 

만약, 하이일드 채권 수익률이 상승하고, 국채 수익률이 하락한다면 해당 스프레드는 확대될 것입니다. 이는 미국 기업의 신용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실물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FOMC 성명서에서 양적완화를 시행하는 목적 중 하나가 완화적인 금융환경(accommodative financial condition) 강화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2021년 1월 FOMC 성명서 발췌

 

해석 : 연준의 자산 매입은 원활한 시장기능과 완화적인 금융환경을 촉진하는데 도움을 주어, 가계와 기업의 신용의 흐름을 지원한다.

 

연준이 말하는 완화적인 금융환경이란 무엇일까요? 연준이 명확하게 밝히지는 않았지만 관련된 지표는 주가, 국채 금리, 회사채 금리, 신용 스프레드, 환율 등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국면은 미국 증시가 약간의 조정을 받고 있고, 장기국채 수익률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으니 긴축적인 금융환경이 조성되고 있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연준이 나서서 자산 매입을 확대하여 완화적인 금융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투자적격 및 하이일드 채권 스프레드는 미국 장기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함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확대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미국 회사채 시장이 여전히 견고하며, 기업의 신용 흐름에 별 문제가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파란색 실선 : 하이일드 채권 스프레드 / 빨간색 실선 : 투자적격 채권 스프레드

 

현재의 신용 스프레드를 고려한다면, 미국의 금융환경은 충분히 완화적이기 때문에 연준의 자산매입 확대 명분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연준의 적극적인 자산매입 정책을 현재 국면에서는 기대하기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장기금리 상승이 미국의 신용 스프레드를 급격하게 악화시킨다면 이때 연준의 적극적인 개입을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연준의 개입이 나타날 즈음에는 이미 금융시장이 큰 혼란을 겪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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