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커패시터용 High-K 전구체 소재가 하프늄으로 전환 중
Summary
- 전구체는 반도체 핵심 제조 공정에서 사용되는 유기금속 화학물
- 기존 전구체에는 지르코늄 물질을 써왔으나, 미세 공정 기술 발달로 하프늄 수요가 늘어나고 있음
- 전구체의 경우 글로벌 화학 기업 대부분이 특허를 보유해 국내 업체가 경쟁하기 어려운 상황
- 향후 단가 협상 및 국내 공급사 이원화를 감안할 때, 메카로와 디엔에프를 주목할 필요
© iStock
지르코늄 가고, 하프늄 왔다 D램 커패시터용 High-K(하이케이, 고유 전율) 전구체 소재가 지르코늄(Zr)에서 하프늄(Hf)으로 본격 전환되고, 사용 비중도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기존 1x, 1y 등 10나노 후반대 공정의 D램에는 지르코늄(Zr)계 High-K 물질을 써 왔으나, 회로 집적도가 커지고 선폭이 줄면서 지르코늄보다 스텝 커버리지가 넓고 공정 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는 하프늄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하프늄은 D램 커패시터와 메탈게이트 끝에 절연막을 형성하는 대표적인 High-K 재료로 그동안 단독 업체를 통해 공급받았습니다. 2022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구매할 하프늄 전구체 물량은 금액 환산 시 총 2500억 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2021년 기준 삼성전자는 하프늄 전구체 구매액으로 약 1100억 원, SK하이닉스는 900억 원 정도를 지불했습니다.
기존 D램 구조(왼쪽)와 High-K 메탈게이트(HKMG)가 적용된 모습. High-K 재료는 메탈게이트 끝 절연막을 형성하는 데 사용. © 삼성전자
그런데, 전구체가 뭐길래? 전구체(Precursor)는 반도체 핵심 제조공정 중 증착(Deposition)에 사용되는 유기금속 화합물입니다. 웨이퍼 위에 원하는 물질을 증착하기 위한 방법으로 최근 ALD(원자층 증착) 방식을 많이 활용하는데, 전구체는 특정 물질이 기화되어 원자 형태로 증착되는 것을 돕기 위한 용도로 사용됩니다.
High-K가 쓰이는 공정 © 아데카
전구체는 쓰임새에 따라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D램 제조에서는 최근 High-K 전구체가 각광받고 있습니다. High-K 전구체는 말 그대로 높은 유전값(K)을 갖는 전구체입니다. 유전값이 높다는 것은 많은 전하를 저장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D램의 캐패시터 및 게이트 절연막 재료로 사용되는 High-K는 K가 높을수록 미세회로를 만들기 수월합니다.*
* Low-K(저유전율)와 High-K(고유전율)의 경우 단순하게 보면 K값=4를 기준으로 하여, 4 이하의 k값을 가지는 물질을 Low-K 물질 그리고 4 이상의 K값을 가지는 물질을 High-K 물질로 분류한다고 합니다.
High-K를 이용한 반도체 회로의 단면 구조 © 디엔에프
특히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최근 극자외선(EUV) 공정 적용을 본격하고 있고, HKMG 공정을 적용하는 제품 수가 늘고 있으면서 High-K 전구체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커패시터 종횡비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D램 성능의 관건이 되는 스텝 커버리지를 높이기 위해서는 증착을 돕는 전구체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커패시터용 전구체의 역할
공급은 한정, 수요는 커지는 상황 기존에는 D램 커패시터용 High-K 전구체로 Cp 지르코늄이 가장 많이 사용되었으나, 2021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Cp 하프늄 전구체 사용 비중이 Cp 지르코늄을 추월했습니다. 하프늄 전구체 가격은 1그램당 7달러 선으로 지르코늄 전구체 가격의 세 배에 달합니다.
현재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각각 일본의 아데카와 SK트리켐으로부터 하프늄 전구체를 단독 공급받고 있습니다. 전구체의 경우 글로벌 화학 기업 대부분이 원천 특허를 보유해 국내 업체가 쉽사리 경쟁에 뛰어들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SK트리켐은 하프늄 전구체 특허를 가진 TLCL과 SK㈜의 합작사이며, 아데카는 TCLC의 특허 라이선스를 받아 삼성전자에 하프늄 전구체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최근 TCLC의 실적을 잠시 살펴 보면,
지속적으로 분기 매출과 순이익이 늘어나고 있으며, 특히 주력인 반도체용 매출은 코로나 상황에서도 호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3Q21 실적 슬라이드 중, 부문별 실적 추이 © TCLC
Si 반도체 부문에서 High-K용 매출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으며 Metal 부문 역시 증가 추세입니다.
3Q21 실적 슬라이드 중, 적용군별 실적 추이 © TCLC
High-K 재료는 한국을 중심으로 더 성장하는 모습입니다. 회사는 Metal, High-K, Etching과 같은 신규 재료에서 생산성이 향상되어 향후 매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데카 역시 High-K와 Photoacid Generators(EUV용 PAG) 매출이 지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 © 아데카
TCLC와 아데카의 실적 발표 자료에서도 보이듯, High-K와 관련한 하프늄 전구체 사용이 최근 늘면서 고객사 다변화에 대한 니즈도 큽니다. 이와 더불어 머크의 자회사인 버슘은 삼성전자 DPT(double patterning tech)용 전구체의 50% 이상을 공급하고 있는데, 최근 하프늄 전구체 납품을 위해 특허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DPT(double patterning tech)는 EUV 노광 공정 이전 ArF 이머전 공정을 이용해 20nm 이하 패턴을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공정기술이며, 반도체 미세공정화로 글로벌 업체 수요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0나노미터(nm)대 칩은 한 번에 완벽한 회로를 그리기 쉽지 않기 때문에 ‘더블 패터닝’ 방식을 활용하는데, DPT는 반도체 손상을 막아주는 방패막 역할을 합니다. 버슘머트리얼즈는 2020년 울산시에 반도체 세정을 담당하는 삼불화질소(NF3) 생산공장을 짓기로 결정하고, 2022년까지 1000억 원을 투입할 계획입니다.
메카로의 지르코늄 전구체 'ZM40' © 메카로
국내 업계의 공급사 이원화 니즈 이렇듯 메인 벤더가 독점하는 현실 속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는 공급망 안정과 향후 하프늄 전구체 단가 협상을 위해서라도 대안 공급사 마련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에 삼성전자는 디엔에프에 7% 지분을 투자했습니다. SK 하이닉스는 메카로가 지르코늄 전구체인 'ZM40'를 양산 공급하고 있는데, 최근 자체 개발한 하프늄 전구체와 관련한 공급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메카로의 하프늄 전구체는 기존 고객사 양산 라인에 쓰이는 전구체와 구조가 다소 다릅니다. 그러나 성능 면에서는 기존 Cp 하프늄과 동일한 기능을 구현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현재 지르코늄 전구체와 하프늄 전구체는 물리적으로는 비슷한 수준으로 쓰이지만, 하프늄 가격으로 인해 전체 규모는 하프늄이 훨씬 큽니다. 또한, 고객사가 보통 연간 100톤 단위로 전구체를 쓰기 때문에 굉장히 큰 규모로 공급해야 합니다.
업계의 몰리브덴(Mo) 전구체 개발 하프늄이 지르코늄을 대체하는 전구체라면 몰리브덴은 WF6(육불화텅스텐)을 대체합니다. 특히 몰리브덴의 경우 하프늄과는 달리 메모리 반도체가 아닌 로직 반도체 공정에도 적용이 가능해 공급 가능한 물량이 2배 이상에 달합니다. 2023년쯤 고객사들이 몰리브덴 전구체 사용을 시작할 회로가 고집적화되고, ALD 증착 필요가 더 높아지면 전구체 사용이 앞으로 더 늘어나게 될 것입니다.
몰리브덴 전구체 사용을 기대하고 있는 분야는 금속 배선 공정입니다. 지금은 육불화텅스텐이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육불화텅스텐을 사용할 경우 웨이퍼 위에 불소(Fluorine) 물질이 남아 반도체 성능에 영향을 미칩니다. 금속 배선에 사용되는 텅스텐은 저항이 낮아야 하는데, 이물로 인해 저항값이 높아질 위험이 있는데다 불소 특성상 식각 현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몰리브덴 전구체의 경우 낸드플래시를 중심으로 사용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또한 몰리브덴 이후 차세대 D램용 High-K 전구체 소재로는 코발트, 루테늄 등이 후보 물질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아데카에서 발표한 자료를 살펴보면, ALD 전구체가 메모리 분야에서 적용되면, 소형화, 캐파 증가를 위한 최첨단 ALD 재료가 필요하게 된다고 합니다. 로직에서는 GAA에 적용되는 나노 시트와 다층 배선에서 발생하는 새로운 수요에 대응하는 제품이 개발 중입니다.
전구체 적용 분야 © 아데카
정부 R&D 지원으로 주목 받을 전망 21년 정부에서는 회로 선폭 초미세화(5nm 핀펫 구조 → 1.5nm 이하 GAA 구조)에 대비하여 전 공정 단계(노광, 증착)의 주요 품목 발굴 사업에 나섰고 이중 하나로 반도체용 ALD 전구체 국산화에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향후 이와 관련된 업체들의 동향을 주시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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