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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성장과 더불어 확대 중인 실리콘 카바이드 시장

Summary

- 최근 반도체 업계에서 주목 받고 있는 실리콘 카바이드

- 실리콘 카바이드는 기존 반도체 재료로 사용되던 실리콘에 탄소를 결합한 화합물 반도체

- 실리콘 반도체 대비 전력 변환 효율이 높아 반도체 업계는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 노력 중

- 실리콘 카바이드의 단점 중 하나인 높은 비용 역시 최근 배터리 비용 상승으로 해소

 

© iStock

 

최근 ‘실리콘 카바이드(SiC, 탄화규소)’가 기존 실리콘 기반 IGBT*를 대체하며 전기자동차 인버터의 전력 반도체 소재로 급격하게 채택되고 있다.

 

* IGBT (Insulated Gate Bipolar Transistor)

입력부가 MOSFET 구조, 출력부가 바이폴라 구조인 복합 디바이스로, 전력용 반도체의 일종.

 

실리콘 카바이드는 반도체 재료로 사용되는 실리콘(Si)에 탄소(C)를 결합한 화합물 반도체다. 최근 시스템반도체가 10nm 이하 선단 공정을 이용하는 방향으로 발전하는 것과 별개로, 새로운 소재를 도입해 내열 특성 등을 강화하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반도체 업계는 실리콘 카바이드와 GaN(질화갈륨) 등 두 종류 이상의 원소를 결합한 화합물 반도체에 주목하고 있다.

 

실리콘 카바이드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실리콘 카바이드는 기존 실리콘 반도체 대비 전력 변환 효율이 뛰어나다. 전력 변환 시 손실되는 전류가 적다는 의미다. 손실되는 전기는 보통 열에너지로 방출되는데, 손실 값이 적은 실리콘 카바이드는 방열판 등 열 문제 해결에 수반되는 추가 부품이 줄어드는 장점이 있다. 또한, 실리콘 카바이드는 실리콘 반도체 대비 에너지 밴드 갭이 3배 정도 넓다. 고온에서도 반도체 특성을 잃어버리지 않고 정상적으로 작동 가능하다. 더불어 전력반도체는 온도 상승 시 이를 적절히 조절할 수 있는 냉각 장치가 필요하다. 실리콘 카바이드는 열전도율이 높고 고온에서도 우수한 성능 덕분에 차량 내 추가 공간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자동차 OEM 업체들의 실리콘 카바이드 채택률은 3자릿수 이상으로 증가했다. 주요 차량용 반도체 업체 역시 실리콘 카바이드 매출 목표를 늘리고 있다. 일례로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는 2023년까지 10억 유로의 실리콘 카바이드 매출 목표를 세웠으며, Wolfspeed는 2026년 실리콘 카바이드 매출 목표를 30% 상향했다. 테슬라 등 실리콘 카바이드 기술을 사용한 여러 전기자동차의 양산이 늘어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테슬라는 2018년 업계 최초로 자사 전기차 '모델 3'에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의 실리콘 카바이드를 적용했다. 현대자동차 역시 '아이오닉 5' 등에 실리콘 카바이드를 탑재했다.

무엇보다 실리콘 카바이드를 사용하면 차량 연비가 최대 10% 정도 향상한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의 엔진에 해당하는 인버터의 역할이 핵심인데, 여기에 실리콘 카바이드를 적용할 경우 전력 효율이 크게 개선된다. 이는 차량의 추가 성능 향상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차량 내 각종 냉각 시스템 등의 필요성이 사라지고 인버터의 무게와 부피가 크게 줄어 결과적으로 차량 전체의 효율이 개선되기 때문이다.

전기차용 실리콘 카바이드 시장은 이러한 이유로 2025년까지 33억 달러로 연평균 26%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리콘 카바이드 탑재한 전기차 시장은 2030년까지 13백만대로 확대될 전망

 

실리콘 카바이드 탑재 전기차 시장은 2030년 75억 달러에 달할 전망

 

주요 아날로그 반도체 업체들은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실리콘 카바이드 생산 시설을 구축하는 데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인피니언은 최근 관련 시설에 20억 유로를 투자하겠다고 했으며,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는 유럽에 메가 팩토리를 설립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본의 Rohm은 2025년까지 총 설비 투자 목표를 기존 600억 엔에서 2배 이상 증가한 1,200억~1,700억 엔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실리콘 카바이드를 더욱 확대하여 적용 가능하다는 의미이다.

몇몇 업체들은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전략적 M&A를 해왔다*. 이는 제품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며, 관련한 차기 투자 로드맵이 늘어나고 있다. 2022년 5월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가 크리스털 성장 장비 업체인 PVA Tepla사와 200mm 크리스털 성장 장비에 대한 장기 공급 계약을 한 점은 실리콘 카바이드 기판 공급 쇼티지를 해소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는 웨이퍼 공급 기술을 위해 2019년 Norstel을 인수했으며, 인피니언 역시 2018년 웨이퍼 분할 기술 확보를 위해 Siltectra를 인수함.

 

배터리 가격 상승, 답은 정해져 있다 실리콘 카바이드는 성능 면에서 실리콘보다 우수하지만, 제조 및 가공의 어려움, 공급망 제한, 상대적으로 높은 비용 등으로 제품 적용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예상됐다. 그러나 최근 기술 및 제조 용량의 발전, 배터리의 kWh 비용 상승 등이 실리콘 카바이드 채택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과거 주요 기술적, 경제적 변화가 신기술 개발을 가속화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전기차 제조 업체에 비용 대비 주행거리는 기술 경쟁의 핵심 영역이다. 이와 관련하여 배터리, 모터, 인버터를 위한 최적의 설루션이 필요하다. kWh 당 배터리 비용을 낮추는 기술의 추가 개발은 현재까지 사용된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며, 앞으로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려면 이 역시 중요하다. 하지만 2022~2023년 배터리의 kWh 비용은 과거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전기차 성능 향상을 위한 방법으로 실리콘 카바이드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배터리 가격 전망

 

실리콘 카바이드를 사용하면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장점이 있다.

 

1. 실리콘 카바이드가 일반 실리콘(실리콘을 사용하는 IGBT)보다 전압 저항, 낮은 온-오프 면에서 우수하므로 kWh 당 주행 거리가 5-10% 증가한다.

2. 고전압으로 배터리 충전 시간이 약 30% 이상 단축된다. 결과적으로 실리콘 카바이드의 채택은 EV 용 800볼트(고전압) 배터리로의 전환을 가속화할 것이다. 일부 400볼트 EV(예: Tesla)는 이미 실리콘 카바이드를 사용 중이다.

 

지금까지 IGBT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고가로 간주됐던 실리콘 카바이드의 장벽은 배터리 비용 상승으로 인해 낮아졌다. 실리콘 카바이드 기술 발전과 급속 충전의 이점을 감안할 때, 초기 단계에서 실리콘 카바이드를 채택할 수 있는 경제적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실리콘 카바이드는 우수한 내열성으로 인해 냉각 비용이 낮고 과전류/역류가 제한되어 반도체 다이오드를 적용할 필요가 없어 비용 절감을 제공할 것이다.

다시 말해 실리콘 카바이드 적용은 주행거리 연장에 요구되는 배터리 비용을 줄이고, 기존 반도체 대비 비용을 약 2~3배 감소시킬 것이다. EV 인버터 업계에서는 IGBT와 실리콘 카바이드의 비용 차이가 좁혀지면 본격적인 실리콘 카바이드 도입이 가능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그리고 변곡점은 이미 도래했다고 생각된다.

 

 

국내 업체 활약은 아쉬운 지점 실리콘 카바이드용 웨이퍼를 생산하는 SK실트론의 미국 법인 SK실트론CSS는 최근 “향후 3년간 생산능력을 최대 6배까지 늘리겠다”라고 발표했다. 국내에서 실리콘 카바이드 전력반도체를 실제 양산하는 곳은 예스파워테크닉스가 유일하다. 이 업체는 LG전자 등에 가전제품용으로 해당 반도체를 납품 중이다. 현대자동차 등과 양산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지만, 실제 납품으로는 이어지지 못한 상황이다. 일본, 독일, 미국이 주도권을 잡고 있는 전력반도체 시장의 높은 진입장벽이 실감된다. 국내 업체 기술력이 아쉬운 부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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