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프닝으로 끝난 재난문자를 보며 든 생각
SUMMARY
- 위급 재난문자로 생각해 보는 재난상황 시 가상자산의 가치
-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달러’도 비상 상황엔 물리적·환율 등의 한계로 가치 하락 가능성 높음
- 반면 가상자산은 전 세계 통용되며 보관도 용이해 지정학적·시스템 리스크 대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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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을 긴장 시켰던 새벽의 문자 지난 5월 31일. 갑작스러운 위급 재난문자에 깜짝 놀랐다. 개인적으로 재난문자를 꺼두었기에 처음 놀랐고, 서울지역에 경계경보 발령됐으니 대피할 준비를 하라는 내용을 보고 또 한 번 긴장했다. 너무 놀라서 무슨 일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국내 유명 포털사이트의 애플리케이션을 켰지만 접속할 수 없었다.
직감적으로 큰일이 났다는 생각이 들었고 TV를 켰다. 뉴스속보를 통해 확인해 보니, 북한이 남쪽 방향으로 우주발사체를 발사했단다. 긴장도 되고, 걱정도 됐다. ‘정말로 대피령이 내려지면, 무얼 챙겨야 하나?’, ‘식량은 뭘 챙기지? 집에 라면이 있나?’ 등등 오만가지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다행스럽게도 약 20분 후에 오발령이었다는 문자가 다시 왔고, 사건은 일단락됐다.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한 번은 해볼 만한 상상 이번 사건으로 인해 한반도의 긴장관계는 다시 고조되고 있다. 분명 한반도에서의 비극적인 전쟁은 절대로 일어나서도 안되는 일이다. 필자가 정치나 국방, 외교 전문가는 아니기에 한반도의 정세와 향방에 대해 논할 재주는 없다. 다만 2시간 같이 느껴졌던 20분의 시간(첫 위급 재난문자 발송부터 오발령 안내까지 걸린 시간) 동안 느껴졌던 다급함을 바탕으로 상상을 해봤다. 아, 물론 절대로 전쟁이 일어나면 안 된다.
대피령이 내려지면 무엇을 챙겨야 할까? 우선, 음식을 챙겨야 한다. 라면, 햇반 등의 비상식량, 가스와 식수 이용이 힘들 경우를 대비해 빵과 초콜릿, 과자 등을 꼽을 수 있다. 경북 봉화 아연 광산에 매몰됐다가 221시간 만에 구조된 광부들이 비상식량으로 이용했던 것으로 알려진 커피믹스도 대표적이겠다. 물도 필요하다. 물을 받을 물통도 필요하다. 간단한 옷도 필요할 것이다. 씻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물티슈도 필요하겠고, 속보를 확인하기 위해 스마트폰, 테블릿PC 등도 필요할 것이다. 단, 통신 시설이나 전기가 들어온다는 게 전제가 되야겠지만 말이다.
또 뭐가 필요할까? 집 문서를 챙겼다는 네티즌의 커뮤니티 글이 갑자기 생각났다. 최악의 경우에는 집을 확인하기 위해 필요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마도 비상상황에서 집 문서는 최선의 선택 중 하나일 것이다. 최악의 상황에서 사람의 생명과 직결된 식량, 식수에 비해서는 중요도가 떨어지겠지만 분명 재산도 중요하다. 집 문서를 챙긴 사람도 있고, 아마도 카드와 현금이 담긴 지갑도 대부분 챙길 것이다. 자, 문제는 이것이다. 재난상황이 됐을 때 나의 신용카드와 현금은 과연 어떤 역할을 할까? 지금의 화폐가치가 그 상황에서도 가치가 과연 같을까? 아마도 아닐 것이다.
다시 생각해 보는 안전자산의 가치 이렇게 혼란스러울 때 금과 달러는 주목받는 자산이다. 공교롭게도 최근에 세계 중앙은행을 대상으로 한 서베이에서 금의 보유량을 늘리겠다고 답변한 비율은 약 59%였다(선진국 39%, 신흥국 64%). 현재의 비중을 유지하겠다는 답변이 29%(선진국 62%, 신흥국 20%)라는 점을 생각하면 확실히 금을 늘리고자 하는 중앙은행들이 많음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의 불안정한 매크로 상황에, 장기화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그리고 최근에 긴장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대립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과연 새벽에 긴급재난문자를 받고, 금을 챙길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기껏해야 결혼반지, 돌 반지 정도 아닐까? 달러도 마찬가지다. 집에 달러를 많이 갖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리고 해외를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당장 사용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현금 역시 마찬가지다. 그렇다. 생각해 보면 우리의 자산 대부분은 부동산에 묶여 있고, 은행 계좌에 있다. 현금 없는 사회로 변하고 있으니 당연하다. 소위 안전자산이라는 금과 달러도 투자의 관점에서 안전자산일 뿐, 집에 금과 달러를 충분히 갖고 있는 사람도 거의 없을 테고, 난리통 속에서 금을 들고 움직이기도 쉽지 않다. 환율의 문제로 인해 달러 사용도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가상자산은 어떨까 마침 몇 년 전에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이 해외로 도피하면서 금고에 숨겨둔 금과 달러를 다 챙기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생각났다. 냉정하게도 가상자산도 위급상황에서 큰 쓸모는 없을 것이다. 지금도 가상자산으로 결제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은데, 위급한 상황에서 가상자산을 통해서 결제한다?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해외로 갈 수 있는 상황이라면 가상자산은 달러와 금의 지위로 올라선다.
금과 달러는 전 세계에서 통용되는 자산이라 들고 갈 수만 있다면 최고의 카드다(물론 가져가기가 어렵다). 가상자산 역시 자산으로 자리 잡아가면서 해외에서 자산으로 사용될 수 있다. 아마 최악의 상황이 펼쳐지면, 원화보다 안정적인 자산으로 쓰일 수 있다. USB처럼 생긴 지갑만 가져가면 되기 때문에 가져가기도 쉽다. 이런 점을 생각해 보면 가상자산도 챙겨볼 만하다. 금이나 달러처럼 집에 보관하는 것이 어렵지도 않다.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이라는 내러티브가 있었던 것도 이런 지정학적 리스크, 시스템 리스크에 대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위급 재난문자를 받아 보니 더욱 와닿았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지는 국가들의 국민들이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를 잠시나마 간접 체험할 수 있었다. 20분간 느낀 긴장 속에서 잠시 상상했을 뿐, 절대로 비극적인 상황이 발생해서는 안 되겠다는 점을 다시 한번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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