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 비트코인에 이어 이더리움까지
SUMMARY
-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이더리움 현물 ETF도 신청했습니다. 이 소식에 이더리움은 약 반 년 만에 2,000 달러를 돌파했어요.
- 블랙록에 이어 대형 금융사들도 잇따라 신청하는 조짐이 보입니다. 그런데 이들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왜 굳이 ETF로 만들려고 하는 걸까요?
- ETF 신청 소식만 들리면 가상자산 시장이 들썩거리는 이유부터 어떤 대형 비즈니스 모델이 탄생할 수 있는지 정리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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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시장의 두 공룡 가상자산 시장의 큰 두 축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다. 블록체인 기술의 등장과 함께 2009년에 비트코인이 등장했고, 러시아계 캐나다인인 비탈릭 부테린에 의해 스마트컨트랙트(Smart Contract) 기능을 추가한 이더리움이 2015년 등장했다. 수많은 비난과 비판에도 비트코인은 지속적으로 가격이 상승했고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졌으며 이제는 금융자산 편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더리움은 스마트컨트랙트 기능을 바탕으로 여러 애플리케이션 혹은 댑(dApp)이 등장했다. NFT(대체불가토큰), DeFi(Decentralized Finance), 스테이블코인 등에 활용됐다. 수 많은 후발주자들이 이더리움 킬러를 자처하면서 등장했지만 여전히 이더리움의 위상은 견고하다. 오히려 이더리움킬러를 자처하던 여러 프로젝트 중에는 사람들의 관심이 사라진 프로젝트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가상자산 투자자들도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흔히 말해서 비트코인을 추종하는 ‘비트코인파’, 그리고 이더리움의 성장성을 믿는 ‘이더리움파’다. 탈중앙성이 보장되지만 어플리케이션이나 댑(dApp)을 만들 수 없는 비트코인과 어플리케이션으로 활용 가능하지만 탈중앙성에서 다소 의문이 드는 이더리움 간의 뜨거운 논쟁은 지난 몇 년간 계속됐다.
하지만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추종하는 투자자들 모두 공통적으로 인정하는 것이 있었다. 1) ETF가 출시된다고 하면, 비트코인이 먼저라는 것, 2) 그다음 순서는 이더리움이라는 것, 3) 그리고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제외한다면 아직까지 범용성 있고, 성공적으로 정착한 프로젝트를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결국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의 차이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대해서는 서로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그리고 마침내 비트코인 ETF의 승인 결정기한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이더리움 ETF도 신청됐다. 이번에도 그 주인공은 블랙록이다.
이더리움까지 잡는 블랙록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이하 SEC)에 iShares Ethereum Trust를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고 전해졌다. 이는 블랙록이 현물 이더리움 기반 ETF 출시를 목표로 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미 블랙록은 지난주 법인 등록과 SEC에 대한 나스닥의 19b-4* 양식 제출을 마쳤다. 블랙록은 나스닥과 협력해 이더리움 기반의 ETF를 출시하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나스닥은 지난 9일에 SEC에 19b-4 양식을 제출했으며, 이는 블랙록이 델라웨어에서 해당 법인을 등록한 후 이뤄졌다.
*SEC에 심사를 정식 요청하는 서류
이미 블랙록은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한 신청을 마쳤고, 승인 여부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당초 비트코인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일 견지하던 블랙록은 어느 순간 비트코인에 대해 우호적인 시각을 가지게 됐고, 그 성장성에 주목해 비트코인 ETF를 신청한 이후 빠르게 이더리움 ETF 신청까지 준비 중인 것이다. 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오랜 기간 동안 투자자들 사이에서 비트코인이냐 이더리움이냐 갑론을박을 하던 것을 넘어서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모두 금융자산으로의 편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ETF가 승인될 경우 인식의 변화, 새로운 투자자금의 유입 등으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한단계 도약이 가능해 보인다.
그간 변동성이 큰 비트코인이 과연 결제의 기능을 담당할 수 있을지(사실 요즘은 변동성도 작다), 그리고 과연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이나 인플레이션 헤지(hedge) 수단으로 수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이더리움은 다른 블록체인이 등장할 경우 그 위상을 위협받지 않을까에 대한 염려도 많았다. 즉 신뢰에 대한 문제가 있었는데 ETF가 출시되고, 이를 SEC에서 인정한다면 신뢰의 문제가 해결 가능하면서 본격적인 디지털 자산 시장의 시작을 알리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시장 내에서의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위상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한편, 블랙록의 이번 이더리움 ETF 신청은 가히 충격적이다. 불과 몇 년 만에 비트코인에 대한 스탠스 변화가 나타난 것도 놀라운데, 비트코인뿐 아니라 이더리움의 ETF까지 신청했으니 말이다. 이번 블랙록의 ETF 신청은 가상자산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확실히 잡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ESG 열풍 등 금융시장뿐 아니라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좌지우지할 막강한 영향력을 갖춘 블랙록이 미래의 새로운 먹거리로 디지털자산 시장을 점 찍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리고 블랙록의 잇따른 현물 ETF 신청으로 디지털자산 시장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준비 새로운 금융시장 혹은 자산군으로서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 우선 미국에서 ETF가 승인될 경우, 다른 나라들 역시 ETF 신청을 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금융상품이 생기는 셈이다. 그리고 현물 ETF가 승인되고, 투자자들의 ETF 매수가 나타날 경우 자산운용사는 ETF에 담을 비트코인을 매수해야 한다. 운용사들은 증권사를 통해 펀드나 ETF를 매수하는데 비트코인 ETF를 매수하기 위해서도 위탁사를 활용할 확률이 높다. 기존의 증권사, 혹은 그에 준하는 금융기관이 그 역할을 하며 새로운 비즈니스가 창출될 것이다. 그리고 현재의 거래소가 지금 당장은 기관투자자들이 이용할 수 없는 국가도 많기에 장외거래(OTC)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 또한 새롭게 성장할 것이다.
그리고 장외거래 브로커를 위해 가장 많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보유하고 있는 거래소들은 주고객층이 될 것이다. 코인베이스의 비트코인 보유수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우리나라 국민연금이 코인베이스 주식을 매수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된 것도 이와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ETF를 활용한 새로운 구조의 금융상품 출시, 연기금과 자산운용사들의 상품군으로의 편입 등의 효과도 기대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관심이 있었지만, 취급할 수 없었던 기업들의 시장 참여도 예상해 볼 수 있다. 어쩌면 ESG를 강조해 온 블랙록의 정책에 촉각을 곤두세웠고, 그 누구보다 비트코인에 관심을 기울여 온 일론 머스크는 이번 결정을 그 누구보다 예의주시하고 있지 않을까? 더구나 그는 트위터를 인수하고 X로 리브랜딩하면서 페이먼트 시스템 출시를 공공연하게 암시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어쨌든 블랙록의 비트코인 ETF신청에 이어 이더리움 ETF 신청으로 가상자산 시장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음에 분명해 보인다. 더더욱 SEC의 결정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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