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개발의 선구자 한미약품 #1
Summary
- 우리나라 제약산업을 바이오로 이끈 회사가 바로 한미약품입니다. 2015년 연달아 발표된 신약개발 및 해외기술 수출은 신약개발의 붐을 일으킵니다. 수많은 바이오 벤처회사가 설립되었고, 기존 제약 회사들이 신약개발에 뛰어듭니다. 그러나 정작 한미약품은 2015년 이후 주가하락 등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2021년 한미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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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MO 흐름 속 신약 개발에 빠졌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8월 10일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임상 3상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전 세계가 코로나19 펜데믹에 휩싸인 지 2년이 훌쩍 넘어가는 시점입니다. 우리나라 제약∙바이오 산업의 화두 역시 진단기, 백신, 치료제로 집중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제약사인 셀트리온도 호주 식품의약품안전청(TGA)으로부터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 흡입제형’의 임상 1상 시험계획 승인을 받았습니다. 셀트리온은 미국 바이오 기업(인할론 바이오파마)과 계약을 맺고 진행 중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또한 모더나 mRNA 백신 생산을 앞두고 있습니다.
CMO로 재편 중인 K-바이오 최근 우리나라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대규모 생산시설 구축을 통한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CMO) 역량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SK바이오사언스가 대표적입니다. 신약 개발보다는 바이오 의약품 특허만료 시점에 맞춘 바이오시밀러 사업이 사업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최근 10년간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CMO)의 수출 증가로 바이오산업 서비스 분야의 매출 규모가 대폭 증가했습니다. 향후 우리나라의 미래 바이오산업 성장 방향을 CMO로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출처-한국바이오협회 : 국내 바이오산업 실태 조사>
한국바이오협회가 발행한 ‘국내 바이오산업 현황 및 전망 분석’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산업 매출은 2010년 5조 7,878억 원에서 2024년 20조 6,749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국내 바이오산업 매출은 2010년 5조 7,878억원에서 2019년 12조 3,235억원으로 6조 5,357억원(8.8%) 증가하였으며, 분야별 증가율 적용한 향후 바이오 매출 규모은 2020년 13조 5,806억원에서 2024년 20조 6,749억원으로 예측한다. 2020년에서 2024년까지 분야별 바이오 매출은 서비스(22.9%), 화학·에너지(17.1%), 의료기기(14.8%), 의약(7.4%), 식품/자원(5.2%)순으로 증가세 및 환경(△6.9%)은 감소세를 나타내며, 2020년 대비 2024년 서비스분야에서 1조 9,595억원의 추가 매출이 크게 발생하는 등 큰 폭으로 성장하지만 의약분야가 6조원대의 매출을 돌파하며 29.3%의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출처 - 국내 바이오산업 현황 및 전망 분석 중>
상위 제약 기업은 신약 개발 붐 국내 의약품 시장규모는 약 24조원 (한국제약바이오협회, 2020)으로, 최근 5년간(2015년-2019년) 연평균 4.8%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 제약산업은 세계 12위 시장 규모이며, 세계 의약품 시장의 3.1%를 차지합니다. 국내에선 모두 4만 1,852품목(전문약 27,677개+일반약 14,175개)이 의약품 허가를 받았고, 약품비 청구액은 전문약과 일반약이 각각 96.3%, 3.7%의 비중을 보이고 있습니다. 2019년말 기준 의약품 제조업체 수는 완제의약품(257곳)과 원료의약품(220곳)을 합쳐 477곳에 달합니다. 이 중 연구개발을 선도하는 혁신형 제약기업은 모두 48곳입니다. 2019년 국내 의약품 생산액은 16조 6,713억원이며, 이 중 상위 30개 기업이 전체 생산액의 63.7%를 차지하는 등 업체간 양극화 현상 및 매출 중하위 기업간의 과당경쟁 체제가 뚜렷해지는 양상입니다.
<출처 – DART 한미약품 FY2020 사업보고서>
모 언론사에서 100억 원 이상의 매출액을 내는 제품을 가진 제약회사를 조사한 기사를 보면 유한양행, 종근당, 대웅제약, 한미약품, 대원제약, 동화약품, 유나이티드, 부광양품, 삼천당제약 등입니다. 물론 빠진 회사 있습니다. 개별제품 매출실적 발표가 없는 회사는 제외되어 있는데 여하튼 대략 이 정도 회사들이 메이저 제약회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코스닥 제약〮바이오 벤처기업들까지 거론해 보면 그 수가 정말 많습니다.
한미약품이 선구자였다 제 개인적인 견해일 수도 있지만 국내 상위 제약업체를 중심으로 기존 제네릭 위주의 영업에서 탈피해 R&D를 통한 신약개발에 매진하는 추세로 전환된 것은 2015년 한미약품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같은 변화에 힘입어 국내 상장 제약기업 113곳의 매출대비 R&D 투자 비중은 2015년 8.9%에서 2018년 9.1%로 증가했으며, 혁신형 제약기업의 R&D 비율은 11.5%에 달하고 있습니다. 회계분야에서 제약∙바이오 기업의 무형자산 ‘개발비’ 이슈가 나올 정도로 자체 신약개발 활동이 많아졌습니다. 또한 기업의 미래가치인 신약 후보물질을 내부에서뿐만 아니라 외부에서 확보하고자 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이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으며, 제약기업간 M&A 움직임도 활발해지는 추세입니다.
<출처 – 삼성바이오로직스 FY2020 사업보고서>
그러나 현실적으로 최근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CMO 바이오시밀러 업체의 매출액을 보면, 그동안 신약개발을 통해 얻는 기업들의 매출액이 작아 보이기 시작합니다. 신약개발은 그럴싸 해보이지만 실제로 이익이 되기까지 힘든 걸까요?
| 제약∙바이오 산업의 선구자 한미약품
우리나라 제약∙바이오 시장을 살펴볼 때 한미약품을 빼놓을 수는 없습니다. 한미약품의 신약개발 → 라이선스 아웃 전략은 ‘바이오’를 우리나라 국가 전체 육성 산업으로 확고하게 만듭니다. 쉽게 말해 제약∙바이오 산업의 대표기업, 대장주 뭐 이런 위상이었습니다. 그러나 2015년 발표된 신약개발 제품들이 5년 사이 순차적으로 기술반납이 이뤄졌고, 한미약품은 점점 세간의 관심에서 멀어진 상태입니다.
2015년에 무슨 일이 한미약품에게 2015년은 정말 환상적인 마일드스톤이 되는 해였습니다. 2015년 2월 미국 스펙트럼(Spectrum)사와 표적항암제 '포지오티닙' 기술수출 계약을, 3월 미국의 일라이 릴리(Eli Lilly)사와 면역질환치료제 'HM71224' 기술수출 계약을, 7월에는 독일의 베링거인겔하임(Boehringer Ingelheim)사와 내성표적 폐암신약 'HM61713’에 대한 기술수출 계약을, 11월 미국의 얀센(Janssen)사와 지속형 당뇨/비만 치료제 'HM12525A (LAPS-GLP/GCG)’ 기술수출 계약을, 프랑스의 사노피(Sanofi)사와는 지속형 당뇨/비만 치료제 '퀀텀 프로젝트’ 기술수출 계약을, 12월에는 중국 기업인 자이랩(ZaiLab)사와 표적항암제 'HM61713’의 중국 기술수출 계약을 잇달아 체결했습니다. 한미약품이 2015년에 글로벌 제약사들과 신약 후보물질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 금액은 8조 원 규모에 이른다고 합니다. 2015년 한미약품의 매출액 약 1.3조 원에 영업이익 2,117억 원을 기록합니다.
<출처- FY2016 한미약품 사업보고서>
▶회사개요: 한미약품주식회사(이하 "지배회사")는 2010년 7월 1일을 분할기일로 하여 분할회사인 한미사이언스주식회사로부터 인적분할되어 설립되었으며, 2010년 7월에 지배회사의 주식을 한국거래소가 개설한 유가증권시장에 재상장하였습니다. 지배회사는 의약품 제조 및 판매를 주 사업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대 주 주: 한미사이언스 41.4% ← 임성기 34.26%.
한미약품의 대주주는 한미사이언스이나 한미사이언스의 34.26% 지분을 가진 임성기 회장이 실질적인 최대 주주입니다. 임성기 회장의 의지 아래 한미약품이 선택한 전략이 바로 ‘라이선스 아웃’입니다. 신약을 개발하여도 글로벌 유통망을 얻기도 힘들고, 기존의 독점적인 위치를 가진 글로벌 제약사의 견제를 뚫기 힘들기에, 신약개발 후 라이선스를 판매하는 것입니다. 파이프라인이라는 용어가 이때부터 제약∙바이오 업계에 일반어가 되었습니다. 이후 수많은 한국의 제약회사들이 신약개발에 뛰어들고, 글로벌 판매를 위해 미국식약청(FDA) 통과(임상3상 등)가 성공의 공식으로 자리잡습니다.
※ 파이프라인(Pipeline Products)
제품 특허는 되었으나 시험이 필요한 발명(주로 의약 특허)으로 제품화 과정이 오래 걸린 제품 [출처-네이버 지식백과 경제용어사전, 2010. 11., 산업통상자원부]
<출처 - 재무제표 읽는 남자 작성>
이후로도 계속되는 신약 개발 한미약품은 사업을 의약품, 원료의약품, 해외의약품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수익구분도 동일하게 되어 있습니다. 한미약품의 계열사 구분도 비슷한 구조입니다. 한미약품 본사가 의약품 신약개발의 주체입니다. 다만 2015년 연달아 발표된 신약개발 라이선스 매출이 빠지긴 했지만 2016년 이후 한미약품의 실적은 나쁘지는 않습니다. FY2020 기준 한미약품의 자산은 약 1.8조 원입니다. 최근 5년 사이 자산 증가는 매년 조금씩 견조하게 이뤄졌습니다.
대략 따지면 자산 증가폭이 가장 높은 것은 유형자산입니다. 2016년 약 6,000억 원 규모였던 유형자산이 약 1조 원까지 늘어납니다. 유형자산은 보통 토지, 건물만 생각하는데 기계장치, 공기구비품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약∙바이오 회사의 유형자산은 끊임없이 투자됩니다. 한미약품의 유형자산 9,866억 원입니다. 유형자산 중에 ‘건설중인자산’이 979억 원입니다. 아직도 뭘 많이 짓고 있네요. 무엇을 하는 걸까요?
<출처 – FY2020 한미약품 사업보고서 주석>
※ 건설중인자산 등 제약회사가 설비 투자가 지속적인 이유
GMP는 의약품의 안정성과 유효성을 품질면에서 보증하는 기본관리조건으로 우수의약품 제조ㆍ관리 기준을 말합니다.
GMP 선진화 방안은 기존에는 제형별로 GMP 지정을 받으면 그 제형에 속한 모든 품목의 제조가 가능했으나 앞으로는 개별 품목 허가시마다 국내외 의약품 제조 현장을 지도 및 점검하도록 하여 이를 위해 국내 제약업체들은 각 분류에 적합한 GMP 생산시설을 구비해야 합니다.
원료의약품 생산ㆍ판매를 위해서는 DMF라고 불리는 원료의약품신고제도(DMF: Drug Master File)의 등록 및 허가가 필요합니다. DMF는 원료 제조 공장의 시설내역, 불순물, 잔류유기용매, 공정관리, 포장재질, 안정성시험자료 등 원료의약품 제조와 품질관리 전반에 관한 자료의 적정성을 평가합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2년 7월 도입 이후 업계의 준비 기간을 고려해 국민 다소비 성분을 우선 선정해 단계적으로 신고 대상 성분을 확대하고 있으며, 해외 시장 수출을 위해서는 모든 품목에 대해 해당 국가 식약청의 DMF등록과 승인이 필수적입니다. 제네릭이라고 하는 복제약을 만드는 공장도 대형일 경우가 많습니다.
상기 나온 내용처럼 약을 만드는 공정은 이런저런 규정을 지켜야 합니다. 제약∙바이오 산업을 첨단산업이자, 장치산업으로 볼 필요도 있겠습니다. 한미약품의 유형자산(9,764억 원 2021년 1분기 기준)이 큰 이유를 알겠습니다.
유형자산과 더불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가장 큰 변화는 R&D 투자 비중을 늘리기 시작합니다. 한미약품의 신약개발에 관한 투자가 모범이 되었습니다. 2019년 말 박사급 65명, 석사급 321명 등 총 579명의 연구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2,097억 원의 연구개발비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매출액의 18.8%를 투자하고 있습니다. FY2020 손익계산서 상으로도 판매관리비가 3,195억 원이고, 거기에 또 경상연구개발비를 2,123억 원으로 구분해서 적고 있습니다.
성과가 적은 것은 한계 하지만 이런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더라도 신약개발이 성공에 이르는 확률은 0.01%가 넘지 않으며, 그 기간도 10년 이상이 소요됩니다. 그만큼 어려운 시도인데 한미는 오래 전부터 글로벌 제약회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도 있는 신약개발에 매진하고 있었습니다. 한미 역시도 제약 분야의 박세리, 박찬호, 김연아 같은 ‘별’이 되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러나…… 2015년에 급상승한 시가총액을 아직까지 매출액 등 뚜렷한 성과로 따라가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출처 – 딥서치(관련링크)>
※ 상기 내용은 FY21~16 연결감사보고서 첨부된 재무제표와 사업보고서를 참조해서 작성한 내용입니다. 짧은 시간 안에 검토한 내용이오니, 간혹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미리 밝혀둡니다.
* 다음 편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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