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하반기 집값 변동 요인 체크리스트 #1 – 공급 측면
Summary
- 세계적인 긴축정책 기조 속, 한국은 새 정부 영향으로 무조건적인 시행은 어려울 것
- 건설 비용 증가에 따라 신규 공급이 위축된 상황은 집값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
- 새 정부의 분양가 상한제 개정으로 신규 공급 여건이 개선될 경우 집값 하락 요인으로 작용 가능
© iStock
미국 연방준비제도를 필두로 전 세계가 물가 안정을 위한 긴축 정책에 들어섰다. 한국 또한 거듭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궤를 같이하고 있다.
한편,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 후 부동산 정책 방향성이 하나 둘 발표되고 있다. 정권 교체에 따라 이전 정부 정책은 유지하기 어려워졌다. 새 정부가 국민에게 약속한 부동산 정책은 불가항적으로 이행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측면에서 새 정부가 물가 안정이라는 전 세계의 방향성을 무조건적으로 따르기는 쉽지 않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유동성을 통제해’ 물가 안정을 꾀하지만, 정부는 대출 규제 완화 등 ‘유동성을 키우는’ 정책을 제시하는 미스매칭이 일어난 배경이다.
더불어 주택 건설에 영향을 끼치는 원자재, 운송 비용 등이 요동치고 있다. 전문가마다 집값 향방을 다르게 예측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하반기 새롭게 시행·개정되는 정책 및 대내외 환경이 공급과 수요 측면에서 집값에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이야기하고자 한다.
| 1. 공급 측면에서의 집값 변동 요인
① 건설 비용 증가에 따른 신규 공급 위축 최근 언론에서 ‘건축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사업 수지가 맞지 않아 시공사들이 공사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기사가 종종 나온다. 여기서 건설 비용은 건축비뿐만 아니라, 토지비, 금융 비용 등 다양한 항목으로 구성된다. 대부분 언론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자재 수급 불균형으로 건축비가 인상한 것에 초점을 두지만, 사실 건축 비용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토지비용이다.
구분 |
2017.12 |
2018.12 |
2019.12 |
2021.12 |
5개년 상승률 |
|
수도권 |
주거용도 |
4.0% |
5.5% |
4.8% |
4.9% |
23.7% |
상업용도 |
3.4% |
4.4% |
4.8% |
4.9% |
21.7% |
|
서울 |
주거용도 |
4.4% |
6.3% |
5.1% |
5.1% |
25.7% |
상업용도 |
3.7% |
4.8% |
5.4% |
5.5% |
24.1% |
|
강남구 |
주거용도 |
5.0% |
6.7% |
5.4% |
5.9% |
27.9% |
상업용도 |
4.6% |
4.6% |
7.6% |
6.4% |
29.6% |
|
용산구 |
주거용도 |
5.4% |
8.2% |
5.7% |
5.3% |
29.2% |
상업용도 |
4.1% |
8.6% |
5.7% |
5.8% |
29.2% |
수도권 및 서울 지가변동률 © 한국부동산원
한국부동산원에서 발표한 ‘수도권 및 서울의 용도별 지가 변동률 추이’를 살펴보면, 최근 5년간 주거용도 토지 가격은 수도권은 24%, 서울은 26%가량 증가했다. 또한, 최근 아파트 가격 상승 폭이 높았던 강남구와 용산구는 28%, 29%가량 토지 가격이 상승했다.
이는 해당 지역의 전체 통계 수치로, 실제 아파트 개발 사업성이 양호한 지역의 토지는 평균치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증가했을 것이다.
시행사 입장에서는 토지비가 증가함에 따라 분양가도 높게 책정해야 사업이익을 보전할 수 있다. 그러나 2020년 7월 기점으로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됨에 따라 사업이익은 10% 미만으로 감소 추세에 접어들었다.
구분 |
2017.12 |
2018.12 |
2019.12 |
2020.12 |
2021.12 |
2022.03 |
수도권 |
103,172 |
85,746 |
100,701 |
123,206 |
106,944 |
28,811 |
서울 |
19,251 |
10,773 |
15,429 |
14,021 |
4,872 |
1,475 |
수도권 및 서울 분양물량(단위: 호) © 한국부동산원
상단의 ‘수도권 및 서울 분양물량’ 표를 살펴보면, 서울은 2017년부터 매년 1.1만~1.9만 호 분양이 이뤄져왔다. 그러나 2021년에는 4,872호, 2022년 3월까지는 1,475호 분양에 그쳤다. 결국 신규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구축 간 경쟁이 치열해졌다. 2017~2018년 분양했던 물량의 입주가 시작됐음에도 실거주 요건에 따라 매매 물량이 나오지 않아 신축 가격도 급등하고 말았다.
또한, 불안정한 대내외 환경 속 건축 자재비 급등, PF 대출 기관의 금리 인상 요구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 등은 건설 비용의 이례적인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 시행사 역시 섣부르게 개발사업을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전까지는 토지 비용 증가분과 소폭의 물가 상승률만 분양가에 반영하면 사업이익이 나는 구조였다. 앞으로는 전체 건설 비용 급등분이 일정 수준 분양가에 반영되지 않으면 개발사업 진행이 쉽지 않다. 더구나 과다하게 높은 분양가는 미분양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어 신규 공급 여건은 우호적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건설 비용의 이례적인 증가에 따른 척박한 공급 여건은 수요 정책에 따라 집값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② 분양가 상한제 개정으로 공급 여건 개선 분양가 상한제의 기본 취지는 투기수요를 억제하고 실수요자를 보호하기 위해 분양가격을 택지비와 건축비 이하로 제한하는 것이다. 아파트 청약 제도 자체가 실수요자들이 저렴한 가격에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주거 계층 사다리 역할이므로, 적정 수준으로 분양가를 통제하는 시스템은 필요하다.
하지만 분양가 상한제는 청약 경쟁 과열뿐 아니라, 신규 아파트 공급을 제한해 기공급 아파트 간 경쟁을 부추기면서 가격 상승효과 등 부작용을 일으켜왔다.
이에 따라, 새 정부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통해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폐지를 발표했고, 올해 6월 분양가 상한제 개정안 발표를 앞두고 있다. 금번 분양가 상한제 개정은 민간택지 부분에 제한하며, 공공택지의 경우 적정 수준에서 단계별 개선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구분 |
2017 |
2018 |
2019 |
2020 |
2021 |
수도권 |
261,759 |
214,437 |
198,939 |
188,806 |
219,846 |
서울 |
93,038 |
60,466 |
55,920 |
50,522 |
70,487 |
수도권 및 서울 아파트 주택건설 인허가 물량(단위: 호) © 한국부동산원
한국부동산원에서 발표한 ‘수도권 및 서울 지역의 주택 건설 인허가(아파트 사업 계획 승인 포함) 물량’을 살펴보면, 2017년부터 수도권은 지속적으로 20만 호 수준의 물량을 인허가 했다. 서울 역시 2017년 9.3만 호로 최고치를 기록한 후 소폭 감소했으나, 2021년 전년 대비 2만 호 가량 증가한 7만 호가 인허가를 마쳐 최근 5개년 중 2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앞서 살펴본 ‘서울 분양 물량’은 2021년 전년 대비 급감한 4,900호 수준이었으나, 위의 표에서 인허가 물량이 전년 대비 증가한 것을 볼 때 다량의 분양 대기 수요가 잔존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2020년~2021년 인허가를 마쳤으나 사업성 개선을 기대하며 분양하지 않은 사업장이 다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 사업장은 분양가 상한제 조정 수준에 따라 분양 시점을 당길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향후 새 정부의 분양가 상한제 개정이 급격히 증가한 개발비용을 충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조정된다면 다수의 사업장이 분양을 개시해 공급 여건이 개선될 여지가 있다. 이는 현재 한정된 공급 속에서 경쟁할 수밖에 없는 집값 상승 요인을 저지하고, 과도한 신축 쏠림 수요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추가적인 건설 비용 상승 등 통제 불가능한 대내외 상황이 발생하거나 분양가 상한제가 소폭 개편될 경우 공급 여건을 크게 개선하지 못할 가능성도 여전하다.
* 다음 편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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