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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회사 우발채무 이렇게 읽으면 된다

SUMMARY

- 90조 원을 넘어가는 국내 건설 회사들의 부동산 PF 우발채무

- PF 지급보증(연대보증, 채무인수, 자금보충)은 잔여 대출원리금 잔액에 대해 변제해야 해 위험도가 높은 편

- 책임준공은 약속된 기한까지 공사 계약을 이행하도록 강제하며 상대적으로 위험부담 낮음

- 사업 초기 단계에 제공하는 보증은 건설회사에 치명적인 우발채무로 작용할 수 있음

 

© istock

 

작년부터 시작된 부동산 경기의 하락 추세가 최근에 조금 진정되며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반등이 시작됐다. 하지만, 정점 부근에 도달한 기준 금리가 내년 초까지 급격한 하락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부동산 관련업을 영위하는 사업자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금융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금융환경이 1년 가까이 지속되다 보니 일부 건설회사를 시작으로 대형 건설회사의 도산 가능성도 뉴스를 통해 종종 보도된다. 그럼에도 여전히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은 진행되고 있고 투자자는 건설회사가 정상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을지 더 따져보게 된다.

외국에서는 아파트를 전부 개발하고 분양하지만, 한국에서는 아파트를 본격적으로 공사하기 전에 분양한다. 아파트를 개발하는 자금의 일부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통해 조달되고 남은 공사비는 분양을 통해 조달된다. 요즘같이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금융기관에 프로젝트 파이낸싱이 쉽지 않기 때문에, 건설회사는 해당 대출에 신용을 공여하게 된다.

건설회사가 직접적으로 대출을 받는 것이 아니라, 재무제표상에 차입금으로 잡히지는 않지만 신용을 공여하므로, 해당 대출의 부실이 선언되면 대출금을 상환해야 하는 등의 의무가 발생할 수 있다. 최근에 뉴스를 보게 되면, “건설회사의 PF 우발채무가 위협적인 수준이다”라는 맥락의 기사가 많은데, 이렇게 간접적으로 채무를 부담하는 것을 우발채무라고 한다. 그래서 금번 글에서는 건설회사를 볼 때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우발채무의 종류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1) 국내 건설회사의 부동산 PF 우발채무는 90조 원을 넘는 수준

2023년 나이스신용평가에서 발표한 건설회사 부동산 PF 우발채무 관련 글에 따르면, 2022년 9월 말 기준 건설회사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의 우발채무는 95조 원 수준이다. 물론, 1년 전 데이터이기 때문에 현재 수치와는 다소 상이하겠지만, 상식을 초월하는 금액임은 분명하다. 우발채무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이 다소 위협적이지만, 건설회사가 갖는 리스크는 같은 우발채무 안에서도 서로 상이할 수 있다.

 

22년 9월말 기준 주요 건설회사 PF 우발채무 규모 (단위: 억 원) © 나이스신용평가

 

예를 들어 건설회사 우발 채무 현황을 보면 책임준공 미이행 시 채무인수, 지급보증, 정비사업, 수분양자 중도금 대출 등으로 구분되어 있다. 우발채무란 미래에 어떤 조건이 충족되면 채무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현재 진행 중인 소송 사건 역시 포함될 수 있지만, 최근 쟁점이 되는 것은 부동산 개발사업과 관련된 우발 채무이므로 이는 배제토록 한다.

 

2) 우발채무의 유형에 따라 서로 상이한 위험도

건설회사의 우발채무는 종류와 사업 단계별로 위험도를 구분할 수 있다. 먼저 아래의 표를 통해 건설회사의 PF 신용 공여 유형을 살펴보고자 정리해 봤다.

 

종류

내용

연대보증

건설회사가 주채무자와 연대하여 채무를 보증함으로써 주채무의 이행을 담보하는 보증 채무를 의미함.

채무인수

채무 인수인이 채무자와 병존하여 같은 내용의 채무를 부담. 채무인수로 인하여 채무자가 채무를 면하지 되지 않으며, 이는 중첩적 채무인수를 의미함.

자금보충

채무자 또는 유동화회사(SPC)가 PF대출금이나 재원 마련을 위해 발행한 유동화증권의 상환 재원이 부족할 경우, 자금보충인이 위의 계약 관계에서 부족자금을 대여하기로 약정함.

이자지급 보증

대출을 받는 채무자가 보증인을 동원하여, 대출금의 이자 지급을 책임지도록 하는 것. 이 경우, 보증인은 이자가 지불되지 않을 경우에 대신 지불할 책임을 의미함.

책임준공 미이행 시

채무인수

건설회사가 천재지변, 내란 등을 제외한 여하의 사유에도 불구하고 예정된 기간 내 건축물의 준공 의무를 완료하여야 하며, 미이행 시 PF대출 원리금에 대해 채무인수를 하여 대위 변제함.

책임착공 미이행 시

채무인수

건설회사가 예정된 기한 내에 건축물의 공사를 위한 제반을 마련하고 착공을 완료하여야 하며, 미이행 시 PF대출 원리금에 대해 채무인수를 하여 대위 변제함.

공사 이행 보증

건설회사가 공사시행을 위하여 발주처 등에 공사 계약에 대한 이행을 보증하며, 미 이행시에는 이로 인해 발생한 손해액에 대해 변제함.

© 우발채무 유형과 주요 특징

 

우발 채무는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 채무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위에서 설명하고 있는 건설사가 연대보증, 채무인수, 자금보충 등을 제공하였을 때는 대출만기 시점까지 채무가 상환되지 않을 시, 해당 채무의 채무자를 대신해 변제해야 한다. 책임준공이나 책임착공의 경우, 대출만기와는 무관하게 건설회사가 약속한 기간까지 공사를 개시 또는 준공하지 못할 경우에만 현재 잔여 대출 원리금 잔액에 대하여 변제를 하므로 연대보증, 채무인수, 자금보충 등보다는 상대적으로 변제에 대한 부담은 덜 하다.

 

3) PF 지급보증은 잔여 대출원리금 잔액에 대하여 변제해야 하는 위험도가 높은 우발채무

신용평가보고서나 건설회사 사업보고서를 보면, 연대보증/채무인수/자금보충 등은 PF 지급보증으로 표기하고 있다. 물론 서로 간 채무를 부담하는 범위는 계약상 서로 상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연대보증이나 채무인수의 경우, 보증을 제공받은 자가 채무를 이행하지 않을 시 해당 채무에 대하여 즉각적으로, 중첩적으로 변제를 하여야 한다.

반면에 자금보충의 경우 건설회사가 보증을 제공받은 자에게 대출 원리금에 대하여 부족한 자금을 대여하기로 약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부족한 자금 보충만을 약정하는 경우,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 PF 대출에서의 자금보충은 별도의 미이행 시 채무인수를 조건으로 계약한다. 따라서 실무적으로는 PF 연대보증/채무인수/자금보충은 유사한 구조로 보증인이 대출 원리금을 변제하는 수단이며, 리스크가 높은 우발채무로 볼 수 있다.

 

년도

2017

2018

2019

2020

2021

2022

2023년 6월

PF지급보증

14.6조원

14.7조원

15.5조원

16.1조원

21.9조원

26조원

27.7조원

17년~’23년 6월말 건설회사 PF 지급보증 추이 © 한국기업평가

 

건설회사가 부담하는 전체 우발채무는 95조 원으로 추산되나,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PF 지급보증(연대보증, 채무인수, 자금보충) 금액은 27.7조 원 수준이다. 2017년 14.6조 원 수준이었으나, 2023년 6월 27.7조 원 수준으로 급격히 증가하며, 우발채무의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

 

4) 책임준공은 약속된 기한까지 공사 계약을 이행하도록 강제하는 상대적으로 위험부담이 적은 우발채무

책임준공은 천재지변, 전쟁, 내란 등을 제외한 여하의 사유(차주의 파산 등)에도 약속된 기한까지 건축물을 준공해야 하는 의무를 말한다. 프로젝트의 사업성이 훼손되거나, 현금흐름이 원활하지 않아 공사가 어려워 중단되는 경우를 막고자 건설회사에 의무를 부담하여, 계약을 이행하도록 강제하는 수단이다.

책임준공 조건은 사업성이 훼손되어서 분양이 어렵다고 판단되어도 건설회사는 공사를 진행해야 하므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약속된 기한까지 공사를 진행하면, 해당 의무에서 면탈되고 혹여나 프로젝트 중 공사대금을 수령하지 못하였다고 하여도 완공 후 매각을 통해 수령할 기회가 있으므로,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은 우발채무로 볼 수 있다.

 

5) 사업 초기 단계에 제공하는 보증은 건설회사에 치명적인 우발채무로 작용할 수 있음

 

사업 단계

내용

위험 요인

조달 유형

우발 채무 유형

위험 수준

공사 전

프로젝트의 착공 전 단계로, 토지매입 및 인허가 등의 절차가 남아 있는 상태

토지 매입 위험 /인허가 위험/ PF대출 조달 위험

브릿지론/

PF대출

PF지급보증

매우 높음

이자 지급 보증

높음

책임 착공

높음

책임 준공

높음

공사 개시 후

PF대출 모집이 완료되어 공사를 개시하기 위한 여건이 마련된 상태

분양 위험/

준공 위험

PF대출/

유동화 대출

PF지급보증

높음

공사 이행 보증

낮음

책임 준공

약간 낮음

중도금 연대보증

낮음

© 사업 단계별 우발채무 유형 및 위험 수준 평가표

 

동일한 우발채무라고 하더라도 보증을 제공하는 사업 단계별로 위험 수준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위의 표는 사업 단계별 건설회사에서 제공하는 보증 유형에 따라 위험 수준을 5점 척도로 측정한 표다. 부동산 프로젝트의 특성상 본격적으로 사업이 무르익기 전까지 제공하는 보증의 위험은 높은 수준으로 측정하고 있다. 왜냐하면, 부동산 사업에서 토지를 매입하거나 인허가 진행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어 난도가 높으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시장 환경의 변화도 뒤따르기 때문이다.

특히 과거에는 책임준공은 PF대출 단계에만 제공하였는데, 부동산 시장이 호황기로 접어들며, 건설회사가 토지가 전부 매입되지 않거나 인허가가 완료되지 않은 프로젝트에도 책임준공을 제공하는 사례가 늘어나, 동일한 책임준공이라도 공사 전에 제공하는 해당 보증은 위험도를 높게 판단하고 있다.

반면에 PF대출 조달에 성공하며 공사가 개시되는 단계에서 우발채무는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하다. 왜냐하면 공사 기간 중 분양 성과가 좋지 못하더라도, PF대출로 일정 사업비 재원을 확보하므로, 어느 정도 공사는 타인 자본으로 진행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PF 지급보증은 대출원리금에 대해 변제를 하여야 하므로, 높은 수준으로 평가했다. 반면에, 연대보증이더라도 중도금에 대해서는, 건물의 준공 후 잔금 대출을 통해 상환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위험도는 크지 않다.

따라서, 건설회사의 우발채무를 파악할 때, 보증의 유형도 중요하지만, 초기 사업에 보증을 제공하는지, 사업 후기에 보증을 제공하는지에 따라, 위험도의 변동 폭은 커질 수 있다.

 

6) INSIGHT

건설회사의 우발채무가 100조 원에 가까운 수준에 이르는 시대가 됐다. 하지만 우발채무가 무엇이고 세부적으로 어떤 위험 요인을 가졌는지는 잘 알기가 어렵다. 그래서 이번 글을 통해서, 건설회사를 살펴볼 때, 해당 회사가 갖고 있는 각 우발채무에 따라 현실화 가능성과 위험도를 설명해 보고자 했다. 한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우발채무가 10조 원이라고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회사의 재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우발채무는 제한적일 수 있다. 물론, 우호적이지 못한 조달 여건은 지속되고 있고 부동산 시장환경은 과거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어, 건설회사는 앞으로 더 어려운 시기를 겪을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온라인의 다양한 정보 속에서 보이지 않는 리스크가 조금이나마 보일 수 있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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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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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A캐피탈 대체 투자 심사역 前) 메리츠캐피탈 대체 투자 심사역 前) EY한영회계법인 Transaction Advisory 부동산팀 前) 한화그룹 공채 입사 대학에서 도시계획과 심리학을 전공했습니다. 한화그룹공채로 입사한 후 지금은 국내 금융사에서 대체 투자심사역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전통 투자시장이 지난 10년간 연평균 6% 성장한 반면, 동기간 대체투자 시장은 연평균 24% 씩 성장했습니다. 이렇게 폭발적 성장을 하고 있는 분야에 올바른 투자 결정을 하는 데 돕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