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청년세대가 갖는 ‘내 집’의 의미와 부동산 인사이트
Summary
- '서울 청년에게 내 집이란?' 연구 보고서로 보는 부동산 시장의 현실
- 서울 청년들은 '내 집 마련' 욕구가 높으면서도 이를 포기한 비율도 높음
- 이는 부모 도움 없이는 현실적으로 내 집 마련이 불가능한 부동산 자산 격차 때문
- 부동산판 '오징어 게임'을 벌이고 있는 청년들을 위해 문제 해결에 힘쓸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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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에 대한 ‘서울 청년’ 리포트
‘결혼’보다 ‘집’이 먼저 최근 흥미로운 연구가 눈길을 끌었다. MZ세대의 ‘집’ 관련 자료였다. ‘서울 청년에게 내 집이란?’ 제목의 연구 보고서 인포그래픽스였다. 연구 보고서의 결론을 먼저 언급하면 이렇다. ‘서울 청년에게 ’내 집‘은 휴식의 공간이며 결혼보다 집이 우선한다. 집 소유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모 의존이 없다면 갖지 못할 것’이다. 이 조사 결과는 만 18~34세 서울 청년 676명을 대상으로 가구 방문조사를 취합한 결과다. 어느 정도 그럴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지만 의외인 부분도 있었다. 더불어 서울 청년들은 전국의 다른 청년들과 동일한 질문에 대해 다르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었다는 것도 흥미로웠다.
서울 청년들에게 ‘내 집’의 의미는 ‘휴식 공간(29.8%)’이었다. 반면에 전국 청년 평균*들에게는 ‘가족과 함께하는 공간(26.7%)’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조사에 응답한 서울 청년들의 경우 전국 청년 평균들에 비해 혼자 거주하는 1인 가구 비율이 높기 때문일 수 있다.
* 본 조사는 만 18세~39세 전국 3520명의 청년을 대상으로 이루어졌으며 이 가운데 서울 청년은 676명(19.2%) 이었다. 따라서 전국 청년 평균의 개념은 조사 대상에서 서울 청년을 제외한 개념이다.
자료: 서울연구원(2021.05.31). 서울 청년들이 느끼는 우리사회와 불평등 https://www.si.re.kr/node/64943
서울 청년 “내 집 마련은 필수” 언론에서는 작금의 청년세대들을 ‘포기’ 내용에 따라 이렇게 분류했다. ‘3포’(연애+결혼+출산), ‘5포’(연애+결혼+출산+집+인간관계), ‘7포’(연애+결혼+출산+집+인간관계+꿈+희망), ‘N포’ 세대(포기할 수 있는 모든 것)다. 집·결혼·출산에 대해 청년세대에게 묻자 서울 청년과 전국 청년 평균들의 생각이 비슷한 듯 또 다른 결과를 보였다. ‘내 집 마련을 꼭 해야 한다’에 대해 서울 청년들은 73.9%가 ‘그렇다’고 답했다. 반면 전국 청년 평균들은 ‘그렇다’는 긍정 비율이 68.6%로 서울 청년들에 비해 낮았다. 서울 청년들의 내 집 마련에 대한 욕구가 전국 평균 청년들에 비해 서울과 지방 간의 집값 격차만큼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내 집 마련이 필요한 이유’에 있어서도 서울 청년세대와 전국 평균 청년세대 간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청년세대의 경우 내 집 마련 이유는 ‘자산 증식/보전’(30.5%)이나 ‘임대료 상승 부담’(28.0%) 등의 ‘경제적 이유’가 큰 반면 전국 청년 평균은 ‘자산 증식/보전’(26.1%)이나 ‘임대료 상승 부담’(23.1%) 등의 ‘경제적 이유’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결국 서울 청년들이 전국 평균 청년들에 비해 내 집을 마련해야 하는 경제적 이유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을 재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반면 전국 평균 청년들의 내 집 마련 이유가 경제적 이유보다 높게 응답한 항목은 ‘이사 안 하고 살 수 있어서’(서울 청년 25.9% vs 전국 평균 청년 27.5%)였다. 서울의 경우 이사 빈도가 임대인과 임차인과의 계약 문제 또는 직장 이전 등 여러 상황 변화 등으로 서울 이외의 지방에 비해 많다는 것 때문인 것으로 이해된다.
| ‘부모 찬스’가 만드는 부동산 ‘자산 격차’
부모 도움 없이 내 집 마련 불가능 서울 청년들의 경우 ‘부모님 도움 없이 내 집 마련은 불가능하다’는 응답 비율이 조사대상자의 절반 넘는 53.0%로 나타난 반면 전국 평균 청년들의 경우 46.2%로 나타났다. 반면 ‘내 집’을 이미 소유한 비율은 서울 청년의 경우 4.5% 수준이었으나 전국 평균 청년은 7.8%로 서울 청년들에 비해 3.3%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결국 ‘부모 찬스’로서의 부모 도움이 내 집 마련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모들의 경제 여건이 자녀 세대들에게 대물림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부모 찬스가 만들어 내는 부동산 ‘자산 격차’라고 할 수 있다.
자료: 중앙일보(2021.10.18). 29세 이하 주택 구입액 35조 “부모 찬스로 집 마련 늘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15604
헌 집도 없고, 새 집도 없고 최근 MZ세대들의 내 집 마련을 위한 ‘영끌’, ‘패닉바잉’의 열풍 자체가 구입 자금의 일부를 도와줄 수 있는 ‘부모 찬스’가 있느냐 없느냐와 무관하지 않은 대목이기도 하다. 부모 찬스의 동원 능력과 거주하는 지역의 부동산 가격 차이는 결국 ‘내 집을 마련’ 할 수 ‘있다 또는 없다’를 규정짓는 중요한 배경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집값’이 상대적으로 높은 서울의 경우 ‘내 집 마련을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비율이 15.4%인 반면 전국 평균 청년들은 10.9%인 것으로 나타나 상대적으로 집값이 높은 서울의 내 집 마련 포기 비율이 4.5%p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반증이라도 하듯 최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회재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한국부동산원으로부터 받은 ‘연령대별 주택 구입 현황’(관련링크)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20대 이하의 주택 구입 건수는 14만 1851건, 거래금액은 35조 537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대 이하의 주택 구입은 2019년 3만 5270건에서 지난해 6만 1919건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10대 이하의 주택 구입은 지난 3년간 2006건으로 거래금액은 총 3541억 원에 이른다. 10대 이하의 주택 구입은 2019년 332건에서 지난해 728건으로 2.2배 증가한 데 이어 올해는 8월까지 946건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 거래량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주택 구매에서 20대 이하가 차지하는 비중도 최근 들어 크게 늘고 있다. 전국 기준으로 2019년 1분기(1~3월) 4.5%였고, 지난해 3분기(7~9월)까지 4.3~4.7%를 유지했다. 하지만 ‘패닉바잉(공황매수)’ 바람이 분 지난해 4분기 비중이 5.9%로 증가하더니 올해 7~8월에는 6.3%까지 높아졌다. 특히 지난 8월(6.5%)에는 부동산원이 해당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2019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 ‘서울 청년’ 절반 이상이 우리 사회에 대해 ‘부정적’... 자산 불평등 33%
집 두고 경쟁하는 오징어 게임 결국 ‘자산 격차’, ‘부동산 격차’였다. 현재 서울에 거주하는 만 20세~39세 1,000명 대상의 서울 청년 인식 조사 결과 청년들 자신의 삶에 대한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4.63점으로 ‘보통(5점)’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서울연구원, 2021).* ‘우리 사회는 다른 나라에 비해 청년세대가 살만한 나라인지’에 대해 ‘전혀 그렇지 않다’(32.1%) 또는 ‘별로 그렇지 않다’(33.4%)는 부정적 답변 비율을 합치면 65.5%다. ‘보통이다’라고 응답한 중립적인 답변 비율 24.5% 제외하면 ‘살만한 나라’라고 긍정(어느 정도 그렇다(8.5%), 매우 그렇다(1.5%))으로 답한 비율은 10.0% 밖에 안 된다.
* 서울연구원(2021.05.31.). 서울 청년들이 느끼는 우리 사회와 불평등. https://www.si.re.kr/node/64943
자료: 서울연구원(2021.05.31). 서울 청년들이 느끼는 우리사회와 불평등 https://www.si.re.kr/node/64943
상기 조사에 응답한 102030세대들은 부모 세대들인 4050세대들에 비해 63.3%가 ‘사회·경제적으로 기회가 많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우리 사회는 노력에 따른 공정한 대가가 제공되고 있지 않다’는 부정적 답변 비율 또한 60.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세대 내에서 느끼는 불평등은 ‘자산’(33.0%) 불평등에 대한 답변 비율이 가장 높았고 그다음으로는 소득(26.6%), 고용(16.2%) 순이었다. 이상의 결과들을 통해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결과이지만 ‘본인의 계층 상승 이동 가능성’에 대해 조사대상자의 69.5%는 계층 상승 이동이 낮다고 응답했다. 이것은 10명의 청년 가운데 3명 가까운 사람들이 자력으로 계층 상승을 할 수 없다는 부정적 의견을 갖고 있다는 측면에서 단순히 청년 세대들의 인식이라고 치부해서는 안 된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회 구성원들의 관심이 요구되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시청하게 된 흥미 요소 가운데 하나가 바로 “상금 456억 원을 누가 가져갈 것인가? 가져갈 사람이 있을까?”였지 않나 싶다. 누군가는 이기고 누군가는 게임에서 질 수밖에 없는 목숨을 건 ‘승패’의 결과에 주목한 것처럼 지금 우리 사회의 청년 대다수는 ‘내 집’이라는 상금을 누가 먼저 확보할 것인가를 두고 한 판의 전쟁 같은 ‘게임’을 하고 있다는 동병상련의 감정이 들었다. 각자 그런 심정으로 ‘오징어 게임’에 몰입하지 않았을까 싶다. ‘나만 아니면 돼’가 아니라 결국 내 집을 마련하는 사람은 ‘나여야 돼’라는 심정으로 ‘영끌’과 ‘패닉바잉’ 거기에 덧붙여 ‘부모 찬스’까지 기대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거기에 연일 터지는 ‘대장동’과 관련된 언론의 ‘50억 퇴직금’ 등의 헤드라인은 청년세대에게 더욱 큰 상실감과 패배감 나아가 자존감을 잃게 만들고 있지 않나 싶다. 그리고 이러한 감정들이 우리 사회에 대한 부정적 견해로 나타난 것이라는 생각이다.
청년의 행복추구권을 위하여 ‘집’, ‘집값’을 두고 MZ세대인 청년세대는 ‘너무 비싸다’고 최근 너무 많이 올랐다고 말한다. 반면에 1955년부터 1963년생들인 이들의 부모 세대 즉, 베이비부머(Baby Boomer)들은 ‘내 집값은 떨어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베이비부머들에게 ‘집’이란 모시고 있는 자신들의 부모 세대를 봉양하기 위해 그리고 자녀 세대인 MZ세대들에게 손 벌리지 않기 위한 ‘마지막 보루’쯤 되기 때문이다. 쓰다 남으면 당연히 자녀 세대에게 물려주어야 할 유산인 셈이다. ‘집’을 두고 벌어진 세대 간 인식의 차이가 지금의 ‘세대 차이’다. 결국 이 문제는 정부의 몫이기도 하다. 국민들의 ‘행복추구권’이 헌법에 보장되어 있듯 ‘집’으로 인해 대다수 청년세대와 많은 국민들이 불행하다고 느낀다면 당연히 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어쩌면 작금의 청년 문제는 청년세대 스스로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국가적 책임이라는 것을 공감할 때 비로소 풀리지 않을까 싶다.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 청년세대는 우리 모두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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