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기에 수혜를 받는 미국 대형가치주에 ETF로 투자하기
Summary
- 금리 인상 한계점에 가까워진 경제 상황
- 금리 인하기 시작 전까지 가치주 비중을 줄이고 미국채 등을 매수하는 것이 좋음
- 미국의 대형 가치주에 투자할 수 있는 ETF VTV
- 변동성이 작은 VTV는 보수적으로 안정적인 투자를 원하는 투자자에게 최선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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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의 한계점에 가까워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는 2021년 상반기까지 “물가 상승은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스탠스를 고수해왔다. 2021년 하반기 전년대비 물가지수(CPI) 상승률이 근래 보기 힘들었던 수준으로 높아지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2021년 11월 청문회 자리에서 물가를 잡기 위한 연준의 매파적 스탠스를 처음으로 내비쳤다. 그리고 2021년 11월 FOMC에서 시장 예상보다 빠르게 테이퍼링(tapering, 연준이 양적완화 정책 규모를 점진적으로 축소해나가는 것)이 실시됐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가 자산 시장의 고점이었다. 나스닥 지수는 2021년 11월 19일 16,057.44 포인트로 고점을 기록한 이후, 2022년 3월 한 달간 반등한 후 6개월 이상 하락하며 본격적인 하락장에 들어섰다. 2022년 6월 17일에는 10,646.10 포인트에 그쳐 고점 대비 34% 하락했다.
지난 3월 FOMC에서 첫 번째 금리 인상을 시작한 이후 불과 한 달밖에 지나지 않은 4월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일어났다. 장단기 금리 역전은 경기 침체의 전조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현상으로, 지난 50년간 미국채 장단기 금리 역전 이후 평균 18개월 이내에 100% 경기 침체가 일어났다.
경제전망이 어두워지면서 채권시장에서 미국채 장기물의 금리는 정체됐고,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미국채 단기물 금리만 치솟는 상황이 오랫동안 지속됐다. 2022년 7월 현재 장단기 금리 역전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한 달 내내 일어나고 있고, 6개월 이내 경기 침체가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통상적인 연준의 기준금리 사이클 상 테이퍼링 이후 첫 번째 금리 인상까지는 시장이 불안하게 오르락내리락하지만, 첫 번째 금리 인상 이후부터는 금리 고점까지 미국 주식시장이 안정적으로 상승해왔다. 특히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미국 가치주와 배당주의 퍼포먼스가 좋은 시기다. 기업 실적과 물가, 실업률이 모두 양호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조금 달랐다. 물가 상승률의 고공행진으로 연준이 금리 인상을 과거보다 빠르게 추진하면서 저금리에 길들여져 있었던 자산 시장이 발작했고, 장단기 금리 역전 역시 너무 빨리 일어나버렸다.
가치주 ‘익절’ 성장주 ‘줍줍’ 장단기 금리 역전 이후에는 금리 인상기에 수혜를 보는 자산들을 이익실현하거나 비중을 점차 줄이고 경제 위기와 경기 침체를 대비한 자산들을 저가에 매입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언급하자면, 가치주와 배당주가 수익이 난 상태라면 ‘익절’ 하면서 앞으로 금리가 인하될 경우 혜택을 받는 미국채, 미국 성장주, 비트코인 등을 저가 매수하는 것이 좋다.
7월 FOMC로 인해 금리고 점에 더 가까이 다가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경제 상황에 따라 긴축 속도를 조정할 수 있다는 말을 했고 주식 시장은 크게 반등했다.
하지만 다음 금리 인하기가 시작하기 전에 꼭 거쳐야 하는 관문이 있다. 바로 ‘경제 위기’다. 그리고 기준금리 사이클 상 1) 금리 인상기 2) 금리 고점 3) 경제 위기 4) 금리 저점 순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기준금리가 더 이상 오르지 못한다고 위험자산이 안정적으로 상승할 수 있는 환경이 바로 조성되는 것은 아니다. 경제 위기가 곧 다가오기 때문인데, 서브프라임 모기지 발 금융위기가 일어났던 당시 리먼브라더스 파산 같은 결정적 사건이 대표적이다. 이때는 달러와 미국채를 제외한 모든 자산이 크게 하락하므로 지금부터 안심하고 성장주나 가상 자산을 모을 필요는 없다. 현재 시기에서는 가치주를 익절 하면서 비중을 줄이고, 경제 위기를 헤징 하기 위한 보험으로 미국채를 조금씩 모아가는 것이 더 맞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기에는 미국 주식 중에서 성장주 대비 가치주의 주가 흐름이 상대적으로 양호하다. 물론 금리 인상기라고 해서 가치주가 성장주보다 무조건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은 아니다. 지난 금리 인하기에는 성장주에 훨씬 더 좋은 투자 기회가 있었지만, 앞으로 기준금리가 고점을 지날 때까지 가치주에도 좀 더 공평한 투자 기회가 있다고 생각하는 게 좋다.
금리 인상기 막바지에 오긴 했지만 높은 벨류에이션(Valuation)과 배당(dividend)에 포커스를 맞춰 가치주 성격을 띠는 ETF들을 먼저 소개하려고 한다. 이번 시간에는 미국의 대형 가치주에 투자할 수 있는 대표적인 ETF인 VTV에 대해 알아보겠다.
VTV ETF(Vanguard Value ETF) 소개 VTV는 여러 가치 요소를 기반으로 시가총액의 상위 85%에서 주식을 선택하는 ‘CRSP US Large Cap Value Index’를 추종하는 ETF다. 이 지수는 PBR(Price to Book Ratio), 선행 PER(Forward Earnings to Price), 과거 PER(Historic Earnings to Price), 배당수익률(price-dividend yield) 등의 지표를 활용해 기업 가치를 평가하고 구성 종목에 편입한다. VTV는 일부 중형주 주식도 포함하고 있지만 주로 대형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ETF다.
상장일은 2004년 1월 26일로 오랫동안 운용된 미국의 대표 ETF 중 하나다. 운용자산은 $96.99B로 전체 미국 상장 ETF 중에서 시가총액 6위에 해당될 만큼 규모가 크다. VTV보다 시가총액이 큰 ETF는 S&P 500 지수를 추종하는 SPY, IVV, VOO와 나스닥 100을 추종하는 QQQ, 전 세계 주식에 투자하는 VTI가 전부다. 운용 수수료는 0.04%으로 Vanguard 사의 ETF답게 가장 낮은 편에 속한다.
2022년 7월 29일 기준으로 과거 1년 평균 분배금은 2.45%이다. 분배금은 분기마다 지급한다. S&P 500을 추종하는 VOO의 분배금이 1.59%인 것에 비하면 높은 편이고 웬만한 배당 성장 ETF와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다.
VTV ETF의 섹터 구성 VTV ETF를 구성하는 섹터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2022년 7월 29일 기준 VTV ETF를 구성하는 top 10 섹터 © ETF.com
VTV는 S&P 500을 추종하는 VOO와 비교했을 때 정보기술 섹터의 비중이 낮고 금융과 헬스케어, 에너지와 소비재의 비중이 높다. 금융 섹터는 22.6%로 가장 많은 비중을 가지고 있고, VOO(13.2%)보다 훨씬 많다. 금융 섹터에 속하는 주식들은 대부분 배당금이 높고 대체로 금리 인상기에 좋은 실적을 내는 기업이 많다. 헬스케어 섹터도 15.71%로 VOO(11.44%)에 비해 높다. 헬스케어 섹터의 기업들은 안정적인 배당 성장과 함께 성장성도 동시에 갖추고 있는 기업들이 많아 성장성이 부족할 수 있는 대형 가치주 위주의 VTV의 단점을 보완해 주고 있다. 현재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는 비내구제(9.55%), 에너지(6.36%)의 비중이 높은 것도 특징적이다.
VTV ETF의 종목 구성 VTV의 TOP 10의 구성 종목을 보면 다음과 같다.
2022년 7월 29일 기준 VTV ETF를 구성하는 top 10 구성 종목 © ETF.com
1위 UnitedHealth Group Incorporated 의료 서비스 2.99%
2위 Berkshire Hathaway Inc. Class B 워렌 버핏의 투자목적 지주회사 2.93%
3위 Johnson & Johnson 제약 2.90%
4위 Exxon Mobil Corporation 에너지(석유) 2.24%
5위 Procter & Gamble Company 소비재 2.14%
6위 JPMorgan Chase & Co. 금융 2.06%
7위 Pfizer Inc. 제약 1.83%
8위 Eli Lilly and Company 제약 1.72%
9위 AbbVie, Inc. 제약, 바이오 1.68%
10위 Chevron Corporation 에너지(석유) 1.59%
TOP 10의 종목 비중은 22.10%로 비교적 분산이 잘 되어 있다. 종목 수는 343종목으로 넓은 커버리지를 자랑하며 VTV 하나만 투자해도 큰 변동성이 없게 잘 설계되어 있다. 워런 버핏의 지주회사인 Berkshire Hathaway가 2.93%로 비중 2위이다. UnitedHealth Group(2.99%), Johnson & Johnson(2.90%), Pfizer(183%), Eli Lilly and Company(1.72%), AbbVie(1.68%) 등 헬스케어 섹터 그룹이 상위 10종목 중에서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VTV와 VOO의 성적 비교 과거 지수를 백테스팅 해보면 대형 가치주 ETF인 VTV는 S&P 500 지수를 추종하는 VOO 보다 변동성과 MDD(최대 손실폭)가 작지만 CAGR은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무래도 기대수익률이 높은 성장주들이 구성 종목에 편입되지 않은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경제 사이클을 벗어나 좀 더 긴 흐름의 장기적인 투자 관점에서 보면 나스닥 100을 추종하는 QQQ나 VOO보다 VTV의 기대수익률이 낮다고 할 수 있다. 최근 6개월간의 하락을 포함해도 최근 10년간 VTV의 연평균 기대수익률은 11.98%로 VOO(13.42%)보다 약간 낮다.
▲ 최근 5년간 VTV(파란색)와 VOO(노란색)의 성적 비교. VTV의 최근 5년간 수익률은 39.6%로 S&P 500 지수를 추종하는 VOO의 64.27%보다 못 미쳤다. 하지만 변동성이 낮아서 작년 11월부터 이어지고 있는 하락장에도 상대적으로 하락 폭이 적은 게 특징이다. VTV도 2020년 3월 코로나 위기처럼 경제 위기 구간에는 큰 하락을 면치 못한다.
단기적으로 보면 최근의 하락장에서 VTV의 가격 방어력이 VOO보다 우수했던 것을 알 수 있다. 앞으로 본격적인 경기 침체로 금리 인상이 멈추고 긴축적 통화정책이 완화되기 전까지는 유사한 흐름을 보일 것이다. 이번 기준금리 사이클은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금리가 고점에 이르면 상대적으로 가격이 하락한 미국채의 비중을 늘려 경제 충격에 대비하고 경제 위기가 실제로 발생해서 자산 시장이 붕괴하면 다시 성장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
가치주는 지금부터 기준금리가 고점에 이르기까지 중단기적인 전망으로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면 유리하겠지만 결국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가치주보다 성장주가 주가 상승률이 높은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VTV는 S&P 500 지수에 투자하는 것보다 기대수익률이 약간 낮지만 변동성이 작으므로 가치주 투자를 중심으로 안정적으로 보수적으로 투자를 원하는 투자자에게 최선의 선택이 되는 ETF라고 할 수 있다.
▲ 최근 1년간 VTV(파란색)와 VOO(노란색)의 성적 비교. 2021년 11월부터 이어지고 있는 하락장이 7개월 동안 지속되고 있는 지금 최근 1년간 성적을 비교해 보면 VTV의 낮은 변동성과 가격 방어력이 눈에 띈다. 최근 1년으로 축소해서 보면 S&P 500 지수를 추종하는 VOO가 1년간 7.85% 하락한 것에 비해 대형 가치주 ETF VTV는 1.44% 하락에 그쳤다. 하락분을 거의 회복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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