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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용어 정리 - 일드 커브 컨트롤 (YCC: Yield Curve Control)

 

일드 커브가 무엇인지 다뤘다.

여기서는 중앙은행의 정책 중 하나인 일드 커브 컨트롤(YCC: Yield Curve Control)에서 커버하고자 한다.

단어에서 느낌이 팍 오겠지만 YCC는 YC의 움직임을 중앙은행이 원하는 수준으로 제어하는 정책이다.

해당 정책이 정확히 어떻게 이뤄지고 그 의도가 무엇인지 파악해 보자.

| "YCC는 정확히 무엇인가?"

2016년 일본 중앙은행인 BOJ가 최초로 도입한 YCC(엄밀히 말해 최초는 세계 2차 대전 당시 미국에서 도입했다)는 10년 물 국채 금리를 0%에 고정시키는 것이 주목적이었다.

기존의 양적완화는 장기 금리를 내리기 위해 중앙은행의 장기물 채권을 매입하는 정책을 의미한다. 그리고 보통 여기에는 월 기준으로 매입하는 규모가 명시된다. 중앙은행 양적완화의 규모를 정하고 이에 맞춰 지속적으로 장기물 채권을 매입하는 구조다. 즉 기존의 양적완화는 장기 국채를 "이 만큼" 매수하겠다고 할 뿐이다. 중앙은행이 구체적으로 원하는 금리 수준은 명시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장기 금리는 양적완화에 의해 내려가지만 시장의 상황에 따라 변동성을 보인다.

반면 YCC는 QE에서 한 발 더 나아가는 정책이다. QE가 국채를 기계적으로 매입하는 반면 YCC는 QE의 목적이 되는 장기 금리 타깃을 정확히 명시한다. 간단히 말해 기존의 QE가 "우린 이만큼씩 국채를 매입할 거야" 반면 YCC는 "우린 이 수준의 금리를 유지하기 위해 물량과 상관없이 국채를 매입할 거야"이다. 즉 QE의 목표가 섬세하게 다듬어진 결과가 바로 YCC라고 보면 된다.

아래의 그래프는 2016년 YCC가 단행된 이후 일본 10년 물 국채 금리의 추이다. 2016년의 브렉시트와 같은 빅 이벤트 몇 개를 제외하면 대체적으로 10년 물 금리는 ~0% 수준에서 등락해 왔다.

결론적으로 YCC는 장기 금리가 어떤 경우에서든 ~0% 이상으로 올라오지 못하게 중앙은행이 장기 금리에 천장을 만드는 행위다. YCC의 타깃이 되는 금리의 만기와 레벨은 국가 별로 조금씩 다를 수 있다. 어쨌거나 현재 YCC를 실행하는 주요 중앙은행은 일본의 BOJ와 호주 중앙은행인 RBA(Royal Bank of Australia)이다. 그리고 미국의 연준과 영국의 BOE(Bank of England) 또한 YCC 카드를 완벽히 배제하지는 않고 있는 상황이다.

 

출처: MarketWatch

 

"YCC의 의도는 무엇인가?"

YCC의 도입 의도는 명확하다. 이는 바로 QE의 완성이다. QE의 기존 목표는 장기 금리를 내려 기업의 투자와 소비 활동을 촉진시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경제의 성장률을 촉진하고 인플레이션을 적정 수준을 끌어올리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하지만 08년도 금융위기 각국의 주요 중앙은행들이 QE를 단행했음에도 원하는 수준의 경제 성장률과 특히 인플레이션을 나타나지 않았다. 단순히 장기 금리가 조금 내린 것만으로는 경기 부양을 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국 BOJ와 RBA 실행한 YCC는 QE에서 한 발짝 더 나가는 행위다. 장기 금리가 0%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무한대의 국채를 매입하는 정책이 바로 YCC다. 그리고 제로 수준의 장기 금리를 통해 경기 회복을 더 공격적으로 촉진시키는 것이 YCC의 의도다. 

 

"BOJ의 YCC는 성공했는가?"

안타깝지만 BOJ가 2016년 YCC를 도입한 이후로 단 한 번도 일본의 인플레이션은 BOJ의 목표치인 2%을 찍은 적이 없다. 즉 양적완화 혹은 질적완화의 논란성만큼 YCC에도 큰 논란거리가 있다. 바로 기대했던 만큼의 인플레이션이 유발되지 않는 점이다.

 

출처: Trading Economics

 

이런 이유에서 미국의 연준과 영국의 BOE는 YCC 도입에 어느 정도 선을 긋고 있다. 왜냐면 YCC가 이론적으로는 대출 금리를 낮춰 금융 여건을 완화시킨다지만 중앙은행이 원하는 수준의 경기 회복 및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YCC에는 부작용을 야기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YCC의 잠재적인 부작용"

1. 시장 왜곡 YCC의 타깃이 되는 장기 금리는 단순한 금리가 아니다. 이는 인플레이션과 성장률 기대치 등이 반영된 금융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다. 장기 금리와 단기 금리의 역전이 경기 침체의 전조로 해석되는 데에는 이 장기 금리에 시장의 모든 정보가 반영되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QE 및 YCC와 같은 정책은 장기 금리를 인위적으로 낮춰 장기 금리가 가진 시그널링 기능을 앗아 간다. 즉 중앙은행이 개입하면 개입할수록 시장을 왜곡시킨다는 비난이 있다.

 

2. 좀비 기업 양산 회사의 파산은 마음 아프지만 큰 틀에서 보면 그리 나쁘지 않다. 왜냐면 경쟁력이 없는 기업이 사라지고 기존의 근로자들이 생산성이 더 높은 기업으로 옮겨가면 국가 전체의 성장성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쟁력이 없는 좀비 기업이 망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되면 국가 전체의 성장성을 갉아먹게 된다. 효율적인 자본의 배분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YCC는 중장기적으로 국가의 성장성에 부정적이다는 우려가 있다. 왜냐면 YCC로 인해 장기 금리가 제로 금리가 된다면 이자를 지급하지 못해 망해야 할 좀비 기업들이 지속적인 리파이낸싱을 통해 연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3. 자산 가치 상승 장기 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고정시킨다 한들 실물 경기로 돈이 얼마나 흘러갈지는 미지수다. 일본의 경우를 보더라도 YCC가 실물 경기를 유의미하게 촉진시킨다는 증거는 찾기 힘들다. 되려 저금리가 자산 가치 상승으로 이어지는 패턴은 과거 사례에서 충분히 찾아볼 수 있다. 즉 YCC를 통해 돈이 실물 경제로 가지 않고 금융 자산의 가격을 띄우는 데 일조할 가능성이 더 높다.

설왕설래 YCC에 대해선 말이 많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 경기 부양이 중앙은행들의 최대 화두가 된 이상 이제는 양적완화 및 질적완화든 YCC이든 물과 불을 가릴 때가 아니게 됐다. 비록 연준과 BOE가 최대한 YCC 도입을 망설이고 있으나 BOJ의 대열에 호주 중앙은행 RBA에 합류한 만큼 주요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이 시장에 개입하는 범위와 깊이는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좋으나 싫으나 YCC는 QE의 사례처럼 자산 가치의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 일드 커브 컨트롤(YCC: Yield Curve Control)에 대한 이해가 투자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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