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텀블러에 커피 담아 마셨더니 ‘납 중독’이라고?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해, 따뜻하거나 차가운 음료의 온도를 오랫동안 유지하기 위해 텀블러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대만의 신장내과 의사인 훙융샹(洪永祥)은 한 프로그램에서 건강과 환경을 위해 텀블러를 사용하는 습관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며 한 가지 사례를 공유했다.
대만의 50대 남성이 출근길에 음식점으로 부주의하게 돌진하는 사건이 있었다. 이 남성은 약을 먹은 상태도,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상태도 아니었다. 이후 병원에서 검사를 받은 결과, 남성은 대뇌피질의 수축 및 빈혈 상태였으며, 신장 기능의 손상도 발견되었다. 또한, 이전에는 짠 것을 싫어했지만 현재 많은 양의 소금과 간장을 넣어야 맛을 느낄 수 있다며 미각의 변화도 생겼다. 정밀 검사 결과 남성은 납 중독 증상이 있어 대뇌 퇴화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밝혀졌다.
납 중독을 일으킨 원인은 매일 들고 다니던 텀블러에 있었다. 실제로 남성은 20여 년간 회사에서 커피를 스테인리스 텀블러에 담아 마셨는데, 텀블러를 오랫동안 사용해 곳곳에 녹이 슬어 있고 긁힌 흔적이 가득했다. 부식된 텀블러 내부 표면에서 중금속이 나와 남성의 대뇌피질이 퇴화했고, 이후 치매 증상이 나타나며 1년 후에는 흡인성 폐렴으로 사망에 이르렀다.
훙융샹은 “두유나 우유 등의 단백질 음료를 텀블러에 담을 경우 2시간 이내에 마시지 않으면 세균이 번식하며, 텀블러를 깨끗이 씻지 않으면 단백질이 틈에 끼어 악취와 세균을 증식시킨다”고 경고했다. 또한 “레몬 워터나 탄산음료, 한약 등을 담을 때 재질이 좋지 않은 텀블러의 경우에는 납, 카드뮴, 크롬 등 중금속이 용출돼 간, 신장 손상, 대뇌 퇴화 또는 빈혈을 유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물 이외의 음료는 텀블러에 오랫동안 담아 휴대하지 않는 것이 좋으며, 6개월에 한 번씩 교체하는 것이 좋다.
윤새롬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ysr0112@mcircle.bi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