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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옷깃 파고드는 찬바람…당신의 심장을 노린다

겨울철 심근경색·뇌출혈 등 빈발

찬공기에 노출되면 심장 부담 가중

고혈압·고지혈증 환자 돌연사 고위험군

“증상 없어도 아침 운동·산책 자제를”

이른 아침 옷깃 파고드는 찬바람…당신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과 같은 심장병이나, 뇌출혈 등이 빈발한다.

# 유난히 추웠던 어느 겨울 아침 50대 중반의 직장인 조 모씨는 평소와 다름없이 아침 출근을 하고 업무전 직장에서 커피한잔을 마시다 갑작스럽게 양다리가 경직되고 미세한 경련을 일으키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때마침 옆에 있던 동료가 119에 도움을 요청해 1시간 만에 가장 가까운 대학병원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로 옮겨졌다.


응급실에서 뇌출혈 여부 확인을 위해 CT와 MRI를 찍은 결과, 연수부분 뇌경색 진단을 받았다. 혈관을 뚫어야 하는데, 혈관이 건강하지 못해 혈전을 70%정도만 뚫었고, 중환자실로 옮겨져 상태를 지켜보며 치료가 계속되었다. 상태는 차츰 호전되어 다리 강직이 풀리고, 의식도 점점 명확해지고 어눌했던 말도 평상시를 되찾아갔다. 입원 8일 후, 물리치료 및 작업치료가 시작되었고, 쓰러진지 16일 만에 걸어서 집으로 무사히 퇴원을 했다.

이른 아침 옷깃 파고드는 찬바람…당신

밤새 뚝 떨어진 겨울아침 ‘심근경색·뇌출혈’ 위험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과 같은 심장병이나, 뇌출혈 등이 빈발한다. 특히 따뜻한 잠자리에서 일어나 갑자기 찬 아침 공기에 노출되면 더욱 위험하다. 유난히 추운 겨울 아침에 심장병, 뇌출혈 등이 빈발하는 이유는, 첫째, 찬 공기에 노출된다는 것과, 둘째, 하루 중의 아침이라는 요인을 들 수 있다.


첫번째 위험인자는 ‘찬 공기에 노출’

갑자기 찬 공기에 노출되면, 인체의 교감신경이 항진되어 말초동맥이 수축하게 되며 이로 인해 혈압이 상승해 심장에 대한 부담이 늘어난다. 여기에 교감신경의 항진에 의해 심박동수까지 상승하기 때문에 총체적으로 심장의 부담이 증가하게 된다. 특히 고혈압 환자라면 혈압이 급상승하기 때문에 뇌출혈 위험이 최고조에 달하게 된다.


두번째 위험인자는 ‘아침’

인체의 바이오리듬에서 잠들어 있을 때에는 교감신경이 밑바닥 상태에 들어가서, 심신이 이완상태가 된다. 그러다 잠에서 깨면 교감신경이 항진되면서 심신이 긴장상태에 들어간다. 따라서 잠에서 깬 직후인 아침에 심장에 대한 부담이 최고조를 이루며, 대개 심장돌연사 등이 하루 중 아침에 발생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두가지 위험인자가 겹치는 초겨울 추운 아침공기에 갑자기 노출되면, 갑자기 심근경색증이나 뇌출혈 등이 발생하게된다.

이른 아침 옷깃 파고드는 찬바람…당신

평소 고혈압·고지혈증 갖고 있다면 ‘돌연사 고위험군’

심근경색증, 심장돌연사망, 뇌경색증은 고지혈증, 죽상경화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서 발생하는 반면, 뇌출혈은 고혈압환자에게 흔히 일어난다.


즉 심장의 관동맥 죽상경화증이 있는 환자가, 아침에 찬 공기에 노출되면 교감신경이 항진되면서, 혈관 수축, 혈압 상승, 심박동수 증가 등의 현상이 일어나는데, 이런 변화가 기존의 관동맥경화병변에 스트레스를 미쳐 경화병변을 파열시키고 갑자기 혈전을 발생시켜 관동맥이 막히게 된다. 그 결과, 심근경색증이 발생하면서 일부 환자에서는 악성 부정맥이 병발하여 급사하는 것이다.


고혈압환자도 아침에 찬 공기에 노출되면 갑자기 혈압이 상승하기 때문에 뇌출혈이 생길 위험성이 증가한다.


그러나 한가지 중요한 사실은, 이미 허혈성 심질환이나 고혈압을 앓고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증상이 없어서 건강하게 여겨지던 사람들도 관동맥에 경화병변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으며 고혈압도 본인이 모른 채 가지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사실이다.


서울대병원 심혈관센터 내과 김효수 교수는 “따라서 증상이 없다 하더라도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을 가진 사람이라든지, 노인, 흡연자 등은 죽상동맥경화병변이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추운 아침에 갑자기 찬 공기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태열 기자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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