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원 화재 희생자父의 눈물 “내가 돈 있었다면…”
9일 오전 화재가 발생한 서울 종로구 관수동의 한 고시원에서 소방 관계자들이 감식을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수줍음을 많이 타지만 거짓말도 할 줄 모르는 너무 착실한 애였어요…. 돈이 많았으면 아파트를 한 채 사주든지 (했을 텐데) 애가 발버둥을 치느라….”
9일 새벽 서울 종로구 국일고시원에서 화마에 휩싸여 숨진 희생자 중 한 명인 조모(35) 씨의 부친은 10일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말을 제대로 잇지못하며 연신 눈물을 삼켰다.
그는 전날 오후 3시께 돼서야 ‘애가 전화도 안 받고 출근도 안 했다고 한다’는 처남의 전화를 받고 경찰에 전화를 걸어 사고 소식을 들었다.
고인이 세 아들 중에 맏이였다는 그는 “(아들이) 서울 올라온 지는 한 8년 정도됐다. 처음에는 공사장 막일을 하다가 (최근에는) 우체국 비정규직으로 일했다. 그러면서 고시원에서 생활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은 생활이 넉넉지 않아서, 가급적 돈덜 들이면서 있겠다고 (고시원에서) 생활했다”면서 “돈을 모으려고, 참 착실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부친은 ‘아들이 평소 고시원에 대해 말했느냐’는 질문에 “좁은 방에서 생활하려다 보니 좀 불편하다고 얘기를 했다”면서 “돈이 많다고 하면 어디 아파트를 한 채 사주든지 어디 전세를 한다든지 (해줘야 했는데) 나 먹고살기도 힘들어서…. 우리 아들이 열심히 노력했다, 발버둥을 친 애다”라며 끝내 눈물을 쏟았다.
그는 참사 하루 전에도 아들과 통화를 했다면서 “(이렇게 될 줄) 몰랐다. 자식을 가슴 속에 묻는다는 것이…”라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그는 “(아들이)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이 많이 컸다. 부모를 잘못 만난 탓으로 고생만 하다가 이렇게 갔다”고 비통해했다.
그는 아들을 마지막으로 본 것은 지난 추석 때라면서 “냉면이랑 물 국수를 먹었다. ‘네가 아빠를 사줘야지’ 했더니 ‘예, 아빠, 사줄게요’했다. 그게 마지막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부디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며 “어느 고시원이든지 방화시설이 잘 돼서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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