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총리설 급부상 ‘미스터 스마일’ 정세균은 누구
행정ㆍ입법 두루 거친 여권의 거물급 인사
청와대가 이낙연 국무총리의 후임으로 정세균(왼쪽) 전 국회의장을 지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11일 알려졌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혔던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이 진보진영의 반대에 부딪히면서 '뉴페이스'를 검토하는 쪽으로 기류 변화가 생긴 셈이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이어 최근 차기 국무총리 후보로 급부상한 정세균 의원은 여권의 대표적인 거물급 인사로 늘 잠재적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샐러리맨 출신으로 호남을 거쳐 서울 종로, 또 국회의장직까지 거머쥔 정 의원은 20년이 넘게 정치를 계속하며 ‘미스터 스마일’로 불릴 정도로 온화한 성품과 너그러운 리더십을 보여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 의원은 전북 진안 출신으로 쌍용그룹에서 17년간 일하며 상무이사 자리에까지 올랐다가 1995년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총재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경제전문가’로 발탁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엔 산업자원부 장관을 역임했고,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와 의장, 민주당 대표 등 당 대표만 세 번을 지냈다. 2012년에는 내리 4선을 했던 호남 지역구를 포기하고 서울 종로에 출마했다.
종로서 당선된 후 같은 해 당내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했으나 문재인 당시 후보에게 자리를 내줬고, 2015년 2ㆍ8전당대회 때도 사실상 친문(친문재인)계에 밀려 불출마를 선언한바 있다. 이어 20대 총선에서는 측근들이 줄줄이 공천에 탈락하거나 선거에서 패하는 수난을 겪었으나 ‘정치 1번지’ 종로에서 당시 새누리당 대선주자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꺾고 6선 고지를 밟았다.
정세균 잔 국회의장이 지난해 5월 28일 국회에서 열린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오대근 기자 |
이후 또 다시 ‘대권 도전설’이 흘러나왔으나 문 대통령 당선 후 고심 끝에 입법부 수장으로 방향을 틀어 2016년 6월 치러진 당내 국회의장 경선에서 압승을 거두고 의장직에 올랐다. 취임 직후부터 임기 내내 개헌 전도사를 자처했고, 당이 개헌 당론을 내놓은 데 이어 대통령 개헌안까지 나오는데 큰 역할을 했으나 야당의 반대로 무위에 돌아간 바 있다.
때문에 국가 의전서열 2위인 국회의장 출신의 정 의원이 5위인 총리직을 수행하는 것이 입법부의 위상에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법무부 장관 후보로 지명된 추미애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역시 의전서열을 낮춘 사례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