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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허기질 때마다 꺼내 보고 싶은…꿈 같은 서호주 3일

뿌리다와 탕탕의 지금은 여행 중

부모님과 호주 자유여행 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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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하늘 같고, 하늘이 바다 같은 날. 이것도 거짓인 듯한 날의 서호주 로트네스트 섬.

눈을 떴다. 본능적으로 ‘큰일 났다’는 신호가 감지된다. 방 안의 블라인드를 젖히자 해가 막 떠오르고 있었다. 시간을 확인하려 했지만 휴대폰이 꺼져 있다. 숙소 밖에는 에어비앤비 주인 빈스가 깨어 있었다. “지금 몇 시죠?” “6시30분.”


이 시각 내가 있어야 할 곳은 여기가 아니었다. 부모님이 퍼스공항에 오전 5시30분 도착하기로 되어 있었다. 이른 아침 부모님을 태우기 위해 전날 차를 빌렸고, 주차 지점과 주차 요금까지 확인을 마쳤다. 이렇게 준비성이 철저하다고 스스로 대견해하고 있던 터였다. 대충 옷을 걸치고 자동차 열쇠와 휴대폰, 충전 케이블만 들고 나왔다. 김이 서려 앞이 보이지 않는다. 전화라도 걸고 싶지만 충전은 애석하게 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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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서 360도 파노라마 뷰를 선사하는 로트네스트 섬.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얼굴도 만난다.

‘아직 괜찮을 거야, 호주는 짐 검사가 까다로우니까 지금 겨우 출국장으로 나오고 있을 거야.’ 휴대폰이 켜졌다. 40대인 나도 부모 앞에선 아이다. 전화로 거의 울먹이면서 지금 가고 있다고 안심시켰다. 사실은 출발조차 못한 상태였다. 그제서야 급하게 반팔 차림으로 나온 것을 알았고, 서리를 제거하기 위해 히터(엔진이 달아 오르지 않아 에어컨이나 다름없는)를 켜 놓고 오돌오돌 떨고 있었다. 빨리 가겠다고 했지만 난 그 어느 때보다 침착하게 운전했다. 늘 헷갈리는 회전교차로를 무사히 빠져나와 공항에 닿았다. 두 분은 혹독하기로 유명한 짐 검사 하나 없이 ‘쓱’ 나왔다고 한다. 오히려 사고가 나지 않았나 딸의 안위를 걱정하는 중이었다. ‘빨리 갈게’란 마지막 말에 불안이 한층 커진 상태였다. 참 오랜만이다. 수다로 어깨가 들썩거렸다. 비행기 탑승부터 기내식과 환승 과정 등 풍성한 이야깃거리에 두 분은 이미 어떤 ‘모험’을 하고 있는 듯했다.

첫 날 “오늘 저녁은 한국식으로 하는 게 어때?”

  1. 와너루마켓(Wanneroo Markets)–화이트맨파크(Whiteman Park)–뚝배기(Tookbaekee)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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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버샴 야생동물공원의 낯선 이정표. 한국과 확연히 다른, 그리고 먼 곳을 여행한다는 기분이 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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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버샴 야생동물공원의 양털 깎기 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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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동물은 인간을 적이 아닌 친구로 받아들인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동지쯤으로.

새벽에 도착한 부모님을 잠시 숙소에서 눈을 붙이게 하고 첫 날 일정은 하나만 잡았다. 화이트맨파크다. 퍼스 현지인이 추천한 무척 ‘호주다운’ 공원이다. 약 1,200만평 부지에, 여러 박물관과 동물원 및 산책로를 갖추고 있다. 어른들은 야외 바비큐 판에 지글지글 고기가 굽고, 아이들은 까르륵거리며 잔디밭을 뛰논다. ‘우리나라로 치면’ (부모님과 여행하면서 이 표현이 두 분을 이해시키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된다는 걸 알았다) 한강공원에 놀러 간 것이다. 강변에서 치맥을 시키고 낙조를 보는 것과 비슷한, 호주의 주말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호주의 자연 감성을 접한 뒤 공원 내 케이버샴 야생동물공원(Caversham Wildlife Park)으로 이동했다. 한마디로 체험형 동물원이다. 캥거루와 코알라, 웜뱃의 등을 직접 만지고 무료로 사진 촬영할 기회까지 제공한다. 호주의 시내에서 이들 동물을 우연히 마주칠 행운은 제로에 가깝다. 게다가 시드니나 멜버른이 자랑하는 동물원보다 이곳은 관람객과 동물 사이의 거리가 훨씬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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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순히 손길을 허락하지만 때론 그 호기심에 당황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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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행성 주머니 여우(포썸, Poss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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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배기’ 식당은 기본 반찬에 김치가 포함된, 매우 한국적이면서도 여러 국적의 손님이 찾는 국제적인 식당이다.

동물의 왕국 호주에 와서 일단 대면식은 잘 치른 셈인데 배꼽시계가 울렸다. 부모님이 한국을 떠난 지 하루를 넘긴 시간이다. 아니나 다를까, 아빠의 강요와 권장이 섞인 목소리. “우리 한국식으로 밥 먹을까?”


호주가 부모님과 여행하기 참 좋은 나라라고 여기는 이유 중에는 한국 음식도 있다. 퍼스 시내엔 한인 마트나 한국 식당의 선택 폭이 넓은 편이다. 한국 라면은 콜스나 울워스 같은 대형 마트에서도 구입할 수 있다. ‘뚝배기’ 식당은 고생하는 유학생이 눈물을 흘리면서 먹을 것 같은 밥집이다. 엄마의 집밥이 일시 소환된다. 그만큼 맛있다. 반찬이 제법 깔리고 주문한 찌개와 볶음 음식이 차례로 나왔다. 나로선 5개월 만의 한국 맛이었다. 특히 마성의 된장찌개는 부모님과 은밀히 경쟁하며 싹싹 긁어먹었다. 애초에 야생화 축제가 벌어지는 킹스파크까지 둘러보는 일정이었으나 배부른 느낌 그대로 귀가했다. 먼 비행을 한 부모님도, 운전으로 바짝 긴장한 나도 잠이 필요했다.

둘째 날 “아이들 선물은 여기가 좋겠어”

  1. 킹스파크 앤드 보타닉 가든(Kings Park and Botanic Garden)–세인트 메리 성당(St Mary’s Cathedral)-퍼스민트(The Perth Mint)–코테슬로 해변(Cottesloe Beach)–프리맨틀마켓(Fremantle Marke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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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스파크의 전망. 서호주는 대부분 호수나 바다를 끼며 도시가 발달했다. 섬나라의 DNA를 잊지 않겠다는 듯.

킹스파크 앤드 보타닉 가든(이하 킹스파크)은 퍼스가 가장 자부심을 느끼는 명소다. 그럴 만하다. 규모도 자산도 남다르다. 세계에서 가장 큰 도심 공원 중 하나로, 3,000여 가지 야생화가 꽃 내음을 풍긴다. 시내가 바로 보이는 언덕에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야생화 축제가 벌어지는 9월은 킹스파크가 가장 예쁠 때다. 부모님은 여기서 자주 걸음을 놓쳤다. 아이처럼 손가락질하는 일도 잦았다. 서로 두 손을 꼭 잡고 씩씩하게 걷는 젊음도 보여줬다.


“우와, 가슴이 뻥 뚫린다. 호주에 오길 정말 잘한 것 같다.”


공원은 정답 같았다. 빡빡한 빌딩 숲 안에서 거의 평생을 살아온 부모님이 가장 보고, 듣고, 느끼고 싶어하는 평화를 집대성한 것 같은. 시내 풍광을 조망하기 위해 유려한 유리 다리를 거치며 강바람을 맞는다. 제법 긴 산책로임에도 자연은 지루하지 않다. 구름 한 점 없는 새파란 하늘도 오늘을 찬양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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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걷고 싶은 길. 계산이라도 한 듯 산책로에 햇볕과 그림자가 적절히 안배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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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그림자, 푸르름이 어우러진 꿈 같은 하루.

퍼스 시내에서 스완 강과 엘리자베스 퀘이를 지나 코테슬로 해변까지는 마음까지 웃음 짓게 하는 드라이브 코스로 연결된다. 강과 바다를 끼고 달리는 물 만난 도로다. 코테슬로 해변은 청춘의 덫이다. 당시 기온은 27도, 하지만 바람이 매서웠다. 현지인은 비키니, 우린 두터운 점퍼 차림이다. 각기 다른 계절을 살아간다. 수영복 차림의 청춘보다 그걸 보는 우리가 더 추워 커피를 호호 불며 마셨다. 이 드라이브 코스는 퍼스의 남쪽 프리맨틀까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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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민트 내에선 1899년부터 1990년까지의 금괴 주조 방식을 시연한다. 6kg짜리 금괴가 그림의 떡으로 보인다. 순도 9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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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에서 코테슬로 해변으로 길을 틀면, 바다내음이 먼저 마중을 나온다. 왠지 들뜬 기분을 선물 받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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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맨틀 시장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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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맨틀 시장은 임차인과 임대인 사이의 분쟁이 있는 곳이긴 하나 여행자 입장에선 여전히 ‘힙하다’.

프리맨틀은 약속의 땅이었다. 서호주에 이민자를 대거 수용해 미래를 꿈꾸게 하고, 수출입으로 경제 성장을 견인한 항구 도시다. 스완 강과 바다가 만나는 지리적 요인 덕이다. 도시에는 여전히 특유의 생기가 넘친다. 낡았지만 고집 있고, 마도로스 특유의 유머와 해학을 품었다. 프리맨틀마켓은 짧고 굵은 도시의 요약본이다. 1897년 빅토리아 시대의 빌딩 아래 21세기 에너지가 증폭한다. 한 사내가 기타를 튕기는 가운데 엄마의 쇼핑 레이더가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여행의 마무리가 아니라 시작이 쇼핑이 될 줄이야! 가족과 고마운 분들 얼굴이 먼저 밟히나 보다. 너무 이른 듯하나 머피의 법칙(사려고 맘 먹으면 보이지 않는다)을 신봉하는 나로선 짐꾼이자 운전사 역할을 성실히 수행할 뿐.


“첫째랑 둘째ㆍ셋째 집에 이거 하나씩, 그리고… 첫째 손녀는 까다로워서 뭘 사지?”


“두 분은 사고 싶은 거 없수? 그나저나 오늘 저녁은 뭘 드실라우?” 얼치기 가이드는 그게 더 고민이었다.

셋째 날 “그래, 어디 사진 한번 찍어 봐”

  1. 로트네스트 섬(Rottnest Island) : 파커포인트(Parker Point)–리틀살몬베이(Little Salmon Bay)-이글베이(Eagle Bay)–리틀암스트롱베이(Little Armstrong Bay)–톰슨베이(Thomson 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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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클링의 성지로도 알려진 로트네스트 섬의 파커포인트. 애정 표현에 약한 남편도 아내 손을 꼭 잡게 하는 마법의 성지다.

해외를 유랑하면 나라마다 예상치 못한 현실을 만나는데, 호주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24시간 돌아가는 서울에서 오래 살다 오면 더욱 처절히 다가온다. 이곳에선 무슨 가게든 일찍 문을 닫았다. 오후 5시면 카페도, 박물관도, 방문자 센터도 내일 보자고 한다. 부모님과 여행하기 좋은 나라라고 여기는 두 번째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 부모님, 아침형 인간이다. 저녁형 인간이 만든 여행 계획서엔 당연히 함정이 있었다. 프리맨틀 선착장에서 승선 준비를 완료한 시각은 오전 9시30분. 배가 출항하려면 2시간이나 남았다.


“마음마저 맑아지는 것 같아. 아휴, 어쩌면 저리 맑아. 그래, 사진 한번 찍자.”


로트네스트 섬에 페리가 당도하자마자 엄마의 환희가 시작됐다. 사진 기피증이 있는 아빠도 카메라 앞에 순순히 선다. 바다인가, 보석인가. 바람을 맞으며 스노클링하는 기분이다. 정서가 메말랐을 때 두고두고 생각하면 좋을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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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갯길이 제법 많아 자전거가 쉬운 도전은 아니었을 터. 버스를 이용하면 기사의 경쾌한 정보 안내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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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지금, 물개의 수중발레를 보고 계십니다. 카테드랄록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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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트네스트 섬의 마스코트인 쿼카(Quokka). 캥거루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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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력이 좋은 엄마는 쿼카가 마르지 않은 이파리를 찾아 헤맨다는 걸 간파해 잠시 지원 사격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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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끝, 케이프블라밍에서 흑등고래를 관전할 수 있는 계절은 7~10월이다.

로트네스트 섬을 여행하는 방법은 세 가지다. 걷기, 자전거 타기, 그리고 투어버스 타기. 길이 11km, 너비 4.5km에 불과한 이 섬의 가장 편한 안내자는 어디서든 타고 내릴 수 있는 ‘홉온홉오프(Hop on/Hop off)’ 버스다. 해안도로 곳곳에 있는 정거장을 15분마다 순환한다. 승객이 가장 많이 내리는 곳은 남쪽의 파커포인트와 서쪽 끝의 이글베이. 섬의 하이라이트다. 바다 동물의 왕국인 이글베이에서 제대로 행운을 잡았다. 카테드랄락스(Cathedral Rocks)에서 물개의 수중발레를 보았고, 케이프블라밍(Cape Vlamingh)에선 혹등고래의 분수 쇼를 목격했다. 자연은 그 누구의 소유도 아니지만 그 반대이기도 하다. 바람에 마모된 기암절벽의 조각과 밀려드는 파도, 점점이 흩어지는 구름이 모두 우리 것으로 보였다.


케이프블라밍의 산책로는 서쪽 끝으로 연결된다. 노란 야생화가 마중하는 길이다. 가던 걸음을 멈추고, 점점 작아지는 부모님의 뒷모습을 오래 지켜보았다. 당신, 아직 팔팔하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월든’에서 말했다. “하루하루를 진실로 충만하게 사는 행위, 그것이 최고의 예술이다.” 자식을 키우는 부모의 삶은 언제나 그 예술에 닿았을 것이다. 우리 셋이 대자연을 여행하는 오늘도 예술이다.

서호주(퍼스ㆍ프리맨틀ㆍ로트네스트 섬) 여행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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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호주(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 주) 퍼스 위치. 구글맵 캡처.

퍼스의 화이트맨파크는 안내서만 읽어도 공부라 여길 만큼 복합적인 공간이다. 케이버샴 야생동물공원의 다양한 쇼를 제대로 즐기려면 늦어도 오후 1시까지 입장하는 것이 좋다. 코알라나 웜뱃 등과 기념사진 촬영이 모두 공짜인 데다 요원들이 정성을 다해 찍어준다. 2~3시간은 배려해야 한다.


퍼스민트는 어머니의 취향을 저격한다. 1899년 서호주에서 파기만 하면 금이 나왔다는 골드러시에 맞춰 설립된 호주 최초의 조폐국이다. 가이드 투어를 통하면 박물관을 관람하고 금광 개발 역사를 담은 비디오를 시청한다. 순금을 정제해 금괴로 척하니 내놓는 시연까지 눈앞에서 지켜볼 수 있다. 입구의 1톤짜리 황금 동전을 한없이 바라보게 된다.


코테슬로 해변은 서호주의 서쪽 끝에 있는 까닭에 특히 낙조가 가슴을 뒤흔든다. 바닷가 치고 가격이 착한 레스토랑에서 저녁 식사를 즐기기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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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민트의 1톤짜리 황금 동전.

숙소에서 가깝다면 퍼스의 와너루마켓은 가볼 만하다. 대형 마트가 있고 중국인들이 운영하는 좌판에서 헐값에 싱싱한 야채와 과일을 판다. 좀 더 활기찬 분위기를 원한다면 프리맨틀마켓을 적극 추천한다.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만 연다. 프리맨틀마켓은 가급적 속을 비우고 갈 것. 이것저것 군것질로 배를 채우는 잔재미가 있다. 시장이 있는 카푸치노 스트립(Cappuccino Strip) 지대는 서호주의 축복받은 햇살을 즐기는 테라스 천국이다.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만 운영한다.


‘뚝배기’ 식당은 퍼스 중심부에 있는 인심 좋은 밥집이다. 된장찌개와 비빔밥, 볶음류 하나씩을 주문해 나눠 먹는 앙상블을 만끽해볼 것. 결코 주관적인 맛 평가가 아니다. 식사 시간대에 방문한다면 줄서기를 각오해야 한다. 오후 3시 혹은 8시쯤이 좋은 시간이다. 매일 열고 오후 9시에 문을 닫는다. 가격은 여느 한국 식당과 비교해도 저렴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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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끝, 로트네스트 섬의 케이프블라밍.

로트네스트 섬에 가는 배는 퍼스나 프리맨틀 선착장에서 탈 수 있다. 프리맨틀에서 입도하는 게 가깝고 승선권도 반값이다. 승선권 가격은 22.5호주달러(약 2만원). 섬 입장료 19호주달러(약 1만5,000원)도 함께 결재해야 한다. 섬을 순환하는 홉온홉오프 버스의 공식 명칭은 ‘아일랜드 익스플로러 버스’다. 19개 정류장을 1시간 동안 뱅뱅 돈다. 사람이 몰리는 주말엔 오후 4시30분까지 연장 운행한다(출발 지점 기준). 생각보다 정류장에 체류하는 시간이 길어 가능한 일찍 입도하는 게 유리하다. 요금은 인당 20호주달러(1만6,000원).


파커포인트는 투어 버스의 5번째 정류장. 섬에서 가장 처음 심장을 멎게 하는 지점이다. 다음 정류장인 리틀살몬 베이까지는 걷는 게 좋다. 내려가는 길이어서 몸도 마음도 신난다. 이 부근은 스노클링 명소이기도 하다. 이글베이에서는 버스에서 내려 케이프블라밍으로 진격해 시간을 보낸 후 카테드랄락스에서 물개를 구경하는 순으로 동선을 짜는 것이 좋다. 케이프블라밍에는 망망대해를 바라보며 간식을 먹기 좋은 명당이 있다.


강미승 여행 칼럼니스트 frideameetssomeon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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