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도 간이역도 온통 ‘최남단’... 일본의 ‘땅끝마을’을 가다
일본 가고시마현에서 본토 최남단까지 기차여행! 관광열차 '이부스키노 타마테바코'와 사타미사키 등대의 파노라마 전망, 모래찜질과 가고시마 흑우까지 즐기는 특별한 여정.
[박준규의 기차여행, 버스여행]
일본 가고시마현 기차여행 ②관광열차타고 본토 최남단 여행
가고시마현 JR니시오야마역에 '일본최남단역' 팻말이 세워져 있다. ⓒ박준규 |
일본 규슈 가고시마는 본토에서 가장 남쪽에 위치한다. 최남단을 달리는 철도와 한국의 땅끝마을에 해당하는 사타미사키를 소개한다.
JR규슈 특급관광열차 ’이부스키노 타마테바코‘
‘이부스키노 타마테바코’는 JR규슈의 10대 D&S(디자인 & 스토리) 특급관광열차다. JR이부스키마쿠라자키선 가고시마츄오역에서 이부스키역까지 45.7km 구간을 운행한다. 열차는 일본 전래동화 ‘우라시마 타로’를 모티브로 운영한다. 주인공이 용궁에서 선물 받은 보물상자(타마테바코)를 여는 순간 하얀 안개가 피어오르고 머리가 하얘지며 노인이 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열차 외관은 산 쪽의 검은색과 바다 방향 흰색으로 장식돼 있다. 출입문이 열릴 때 분출되는 수증기는 보물상자의 흰 연기를 연상케 한다. 1호차는 고급스런 티크 목재로, 2호차는 남부 규슈 삼나무로 내부를 마감했다. 일반석, 소파, 어린이석, 휠체어 공간 등으로 구성되는데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카운터석이 단연 명당이다. 차창으로 사쿠라지마와 긴코만 풍경이 시원하게 스친다. 탑승 기념 스탬프를 찍고, 보물상자를 체험하는 등 이동 중 심심할 틈이 없다. 열차는 매일 3회 왕복하며 탑승료는 2,800엔이다.
JR규슈 이부스키노 타마테바코 특급열차. ⓒ박준규 |
이부스키노 타마테바코 특급관광열차 승객들이 카운터석에서 바다 풍광을 즐기고 있다. ⓒ박준규 |
이부스키역에 내려 루리카제 식당에서 스시정식(1,430엔)를 주문했다. 예쁜 모양만큼 맛도 훌륭하다. 든든히 배를 채운 후 사라쿠 모래찜질회관(砂むし会館砂楽)에서 천연 모래찜질을 체험했다. 맨몸에 유카타를 입은 채 50~55도로 달궈진 모래를 덮는다. 땀과 함께 몸 속 노폐물이 빠져나오는 느낌이다. 염증과 통증 및 피부미용에도 효과가 있다고 자랑한다. 모래를 씻어내고 온천욕까지 마치면 거짓말처럼 피로가 사라진다.
모래찜질 비용은 1,500엔, 수건 비용은 별도다. 이부스키역에서 걸어서 20분 거리에 있다. 걷는 게 부담스러우면 가고시마교통 및 이부스키 교통버스를 타고 스나무시카이칸메에서 하차하면 된다.
이부스키역 광장 건너편 루리카제 식당의 스시정식 나노하나. ⓒ박준규 |
사라쿠 모래찜질회관 주변 풍경.jpg ⓒ박준규 |
일본의 '땅끝마을' 사타미사키
JR 철도 이부스키마쿠라자키선 철도역 세 곳을 방문했다. 이부스키역에서 한 정거장을 이동하면 야마카와역이다. ‘JR 일본 최남단 유인역(JR最南端の有人駅)’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이름처럼 직원이 근무하는 역이다. 입장권을 구입해 승강장으로 나가면 드넓은 바다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야마카와역에 ‘JR 일본 최남단 유인역(JR最南端の有人駅)’ 팻말이 세워져 있다. 자동발매기에서 입장권(170엔)을 구입하고, 드넓은 바다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박준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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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열차를 타고 니시오야마역으로 향한다. 북위 31도 11분, 일본 최남단 철도역이었으나 2003년 오키나와 아카미네역에 자리를 내줬다. ‘JR 일본 최남단 역’이라는 수식도 ‘일본 본토 최남단역’으로 바뀌었다. 승강장과 단선 철길뿐이지만 철도 여행지로서의 위상은 여전하다. 많은 여행객이 안내 푯말과 열차, 규슈의 명산 카이몬다케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는다. 역 앞의 카이몬시장규타로는 지역 특산품과 기념품을 판매한다. ‘JR 일본 최남단역 도착증명서(110엔)’도 발급한다.
일본 본토 최남단역인 니시오야마역. ⓒ박준규 |
다시 열차를 타고 ‘JR 일본 최남단 시발·종착역’ 마쿠라자키역으로 이동한다. 역전 관광안내소에서 도착증명서(200엔)를 발급받고 인근 관광지를 방문한다. 메이지 시대부터 이어진 사츠마주조(薩摩酒造花渡川蒸溜所明治蔵)를 방문했다. 양조장의 역사와 술 빚는 과정을 전시한 미니 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다. 고구마소주 사츠마시라나미를 시음했다. 달달하고 부드러운 맛이다. 마쿠라자키시 카츠오공사도 볼만하다. 가다랑어를 해체하고 가공하는 과정을 볼 수 있고, 회, 구이, 조림, 어포 등 다양한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JR 일본 최남단 시발·종착역인 마쿠라자키역. ⓒ박준규 |
마쿠라자키역 주변 사츠마주조의 미니 박물관. ⓒ박준규 |
다음 여행지는 사타미사키. 일본 본토 최남단으로 한국으로 치면 해남 땅끝마을이다.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동절기에는 관광버스가 운행하지 않아 택시(왕복 1만5,000엔)나 렌터카로 이동한다.
일본 본토 일반도로 최남단 휴게소(미치노에키 네지메)에서 해산물 회덮밥 토키미동(1,600엔)으로 식사를 하고, 타지리항으로 이동해 반잠수형 수중 유람선(2,000엔)을 탔다. 에메랄드빛 바다에서 산호와 열대어, 바다거북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비로지마섬과 사타미사키도 조망할 수 있다.
일본 본토 일반도로 최남단 휴게소 미치노에키 네지메 풍경. ⓒ박준규 |
반잠수형 수중 유람선 ‘사타데이호' 창밖으로 바다거북이 헤엄치고 있다. ⓒ박준규 |
일본 본토 최남단의 사타미사키등대. ⓒ박준규 |
가노야시(鹿屋市)의 신무라축산본점(新村畜産 生肉販売·焼肉本舗)에서 3,850엔짜리 A세트를 주문하면 1시간 반 동안 무제한으로 가고시마 흑우 와규를 비롯해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박준규 |
기리시마시(霧島市)의 산수이 가족온천. 객실 규모에 따라 1시간 이용료는 2,000~4,700엔, 최대 6시간까지 이용할 수 있다. ⓒ박준규 |
다시 도로를 달려 ‘기리시마긴코만 국립공원 사타미사키’로 접어든다. 북위 31도선 전망광장을 지나 사타미사키 전망공원에 도착한다. 관광안내소에서 ‘본토 최남단 도달증명서(200엔)’를 발급받았다. 미사키신사와 등대지기광장을 지나면 전망대에 닿는다. 바닷바람이 격하게 맞는다.
1871년 세운 사타미사키등대를 비롯해 카이몬다케, 다네가시마, 야쿠시마 등 본토와 주변 섬이 바다와 함께 360도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돌아오는 길에 가노야시 신무라축산본점에 들렀다. 3,850엔으로 가고시마 흑우 구이를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다. 기리시마시의 가족 온천 ‘산수이’에서 온천욕으로 여행을 마무리한다.
박준규 대중교통여행 전문가 blog.naver.com/saka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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