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살하는 여성 기자 외모 품평도…단톡방 성희롱에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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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생한 정치권 남성 취재기자들의 ‘단톡방 성희롱 사건’의 피해자인 여성 기자들과 정치인이 직접 입을 열고 가해자에 대한 확실한 처벌과 재발 방지책 마련을 촉구했다.
2024년 제2회 한국기자협회 여성 회원 풋살 대회 참가 선수 340명(29개팀)은 1일 성명을 내고 “풋살 대회 참가자를 성희롱한 남성 기자 3명의 공개 사과와 사쪽의 강력 징계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미디어오늘 보도에 따르면 전 서울신문 소속 ㄱ기자는 풋살 대회를 두고 ‘여자 풋살은 00 축구’라며 여자 풋살 전체를 모욕하는가 하면, 신체적 특성과 경기력을 결부짓는 성희롱 발언을 하며 특정 기자를 언급하기도 했다”며 “이 채팅방에서는 경기 중인 참가자 사진을 두고 외모 품평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여성이 아닌 기자로 취재 현장을 뛰었고 필드 위에서도 한 명의 선수로서 운동장을 뛰었다”며 “원치 않는 상황에서 우리의 몸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성적 대상화되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가 필드에서 최선을 다해 땀 흘려 뛰는 동안 응원하리라 믿었던 동료 기자가 이런 저열한 생각을 갖고, 표현했다는 사실은 믿기 어려울 만큼 충격적”이라며 “340명의 여성 기자들은 이날 최선을 다해 뛴 한 명의 선수이자 기자 동료로서, 동료 여성 기자들에게 가해진 이 같은 모욕에 한마음으로 분노한다”고 밝혔다.
참가 선수들은 “문제의 단톡방 대화 내용은 명백한 성희롱일 뿐 아니라 모욕죄 성립이 가능한 심각한 사안으로 사적인 대화라는 변명으로 상황을 모면하려 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단톡방에 참여한 남성 기자 3명의 공개 사과, 사쪽의 강력한 징계 조처 등을 요구했다. 대회를 주최한 한국기자협회에도 재발을 막기 위한 예방 조처 마련을 촉구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1월15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정의당 탈당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
류호정 전 정의당 의원도 단톡방에서 자신이 언급됐다고 밝히며 분노했다. 류 전 의원은 지난달 2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나도 당첨됐단다”며 해당 사실을 밝혔다. 류 전 의원은 “기사 쓰신 기자님은 이런 소식을 전하게 되어 미안하다고 하고 나는 쓸데없는 일로 기자님이 고생하신다고 미안해했다”며 “미안해야 할 사람은 따로 있는데 우리끼리 황송해하다니 우스운 일”이라고 적었다. 이어 “화내는 것도 에너지가 필요한 일이라, 이런 일로 쓰려니 벌써 피곤하다. 징계위원회를 열겠다니 그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27일 미디어오늘은 ‘국회와 대통령실 등을 출입하는 서울신문과 뉴스핌, 이데일리 소속 기자 3명이 단톡방에서 언론인과 정치인을 성희롱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다음날 서울신문은 가해자로 지목된 ㄱ기자를 해임했다. 이날 한국여성기자협회(회장 하임숙)는 성명을 내고 “강한 분노와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여기자협회는 “취재현장에서 함께 뛰는 동료 기자와 취재원을 성희롱 대상으로 삼는 것은 마땅히 지켜야할 기자 윤리를 위반한 것”이라며 “여성 기자를 동료가 아닌 성적 대상으로 여기는 행위가 용인되지 않도록 소속 회사 차원에서 철저한 조사와 가해자들에 대한 확실한 처벌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정봉비 기자 bee@hani.co.kr